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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희망일기' 쓴 루게릭병 거부, 6명에 생명주고 떠나다
나사랑 | 2019-03-29 09:10:22 | 조회 14021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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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경기화성광장 에서 함께 입력된 나사랑님의 글입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최근 중국에서 루게릭병을 앓던 한 백만장자가 장기 기증을 통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무엇보다 사지가 마비된 가운데 간신히 눈동자와 눈꺼풀만 움직여 써 내려간 ‘투병일기’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던 ‘철인’의 숭고한 죽음이었다.

신안만보, 안휘망 등 중국 언론은 지난 21일 허페이(合肥)에서 생을 마감한 우젠핑(武建平)의 사연을 전했다.

17년 전 우씨는 아내와 함께 학교 앞 노점상에서 아침 식사를 팔며 돈을 모았다. 이후 금속섬유 공장에 취업해 ‘세일즈 왕’으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창업의 꿈을 안고 친구와 함께 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창기에는 숱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성실과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은 위기를 넘긴 뒤 승승장구했고, 그는 거부가 되었다.

하지만 2012년 위기가 왔다. 한 부동산 건설 책임자가 공사비 6000만 위안(101억원)을 갖고 사라졌다. 사업 위기로 그는 불면증에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왼팔이 들어 올려지지 않았고, 신체 여기저기에 이상 신호가 왔다. 2013년 말 그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서서히 근육이 굳어져 사지가 마비되는 병으로 남은 삶의 기간이 3~5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인생의 최고 절정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의 병세는 점차 악화하여 전신 마비에 호흡조차 기계에 의존해야 했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체 부위는 ‘눈’이었다.

그는 재산을 팔아 사업을 정리하고, 눈꺼풀과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자판을 쓸 수 있는 기계를 마련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나의 글은 비참함을 알리려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과 좌절을 겪는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그의 글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인생이 어찌 다 뜻대로 되겠는가, 절반의 족함만을 구할 뿐이다(人生哪能多如意,万事只求半称心)’ 이 글귀는 그의 삶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전했다. 80년대 말 대만의 한 절에서 처음으로 이 글귀를 마주했고, 20년 뒤 마흔의 나이에 다시 이 글귀를 다시 마주할 때도 그저 웃고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 와서 이 글귀는 “가장 사실적인 인생의 진실”을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의식을 잃은 그는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21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그의 남은 유일한 소원은 장기 기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 간, 신장, 각막, 췌장을 6명에게 ‘생명의 선물’로 전하고 하늘로 떠났다.

“생명은 사랑의 방식으로 이어진다. ‘종착점’ 없이 ‘시작점’만이 있을 뿐”이라던 생전 그의 글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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