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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데리고 나가겠다"..대형화재서 시각장애인 구출한 영웅
나사랑 | 2019-01-09 09:17:37 | 조회 243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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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사진=2017년 그렌펠타워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시각장애인 보니파시오


사진=2017년 그렌펠타워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시각장애인 보니파시(붉은 동그라미)


사진=2017년 그렌펠타워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시각장애인 보니파시오


2017년 6월 14일 새벽 0시 54분, 영국 웨스트런던 켄싱턴 북부에 있는 24층 높이의 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무려 70여 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이 화재사고는 당시 경보기도 울리지 않고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아 예고된 인재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다행히 생존한 후에도 각종 후유증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당시 현장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구조된 것으로 알려진 시각장애인의 후일담이 알려졌다.

영국 더 타임스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시각장애인인 엘피디오 보니파시오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그는 아내와 36년 동안이나 그렌펠 타워 11층에 거주했다.

사고 당일, 아내가 일을 하러 나간 뒤 보니파시오는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다. 늦은 밤 아내가 건 몇 번의 전화를 받지 못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뒤늦게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직감적으로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미 불길이 그의 집 앞까지 다가왔고, 앞을 보지 못하는 그는 홀로 나갈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수건을 들고 창밖을 향해 구해달라고 소리쳤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화마와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그는 “아내는 내게 전화를 걸어 욕실에 있는 수건을 적셔 코에 대고 구조를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거실의 거울이 깨지고 집안 공기가 뜨거워질 만큼 불길이 다가온 후였다”면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곧 불길이 나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불에 타 죽는 것이 너무 끔찍할 것 같아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했지만, 자살은 나의 신념과 맞지 않았다. 나는 그저 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를 포기하지 않고 찾아온 것은 바로 소방대원들이었다. 소방대원들이 벽을 부수고 그의 집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고,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앞에 선 소방대원들은 “진정하세요. 우리가 당신을 데리고 나갈 겁니다”라고 말했다.

보니파시오는 72명의 사망자를 낸 그랜펠 타워 화재 사고에서 12시간 만에 구조된 마지막 생존자다. 그는 자신을 구조하러 온 소방대원들을 두고 “신이 나의 기도에 응답했다”면서 “건장한 몸을 가진 4~5명의 소방대원들이 나를 붙잡고 순식간에 밖으로 나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애썼던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그때의 일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면서 “나는 소방대원들에게 내 삶을 빚졌다. 나를 구해준 그들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2017년 그렌펠타워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요청하던 시각장애인 보니파시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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