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도종환
당신은 이곳에 오시어 꽃 피는 시절만을 보고 가십니다
복숭아빛 노을 속에 뜬 새 한마리 기억만을 담아 가십니다
발끝 잔물에 저기며 나누던 아름다운 이야기들의
추억만으로 오늘도 또 이곳에 오십니다
그러나 당신은 비명과 총소리
이 갯가에 가득하던 때의
저녁 비린내를 알지 못하십니다
먹구름에 쫓겨 황급히 달아난 사람들 생각에
산그늘진 마음 한쪽을 모르십니다
당신은 언 발을 구르며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기다리던
우리들 피묻은 추억을 생각지 못하십니다
불덩이로 솟았다 지금은 가슴 곳곳 구멍이 뚫린 채 식어 있는 돌멩이들처럼
아직 우리의 가슴은 메워지지 않은 채 이 바닷가에 쓰러져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무엇이 썩어서
이곳에 꽃 한 송이를 키우는가 생각합니다
무엇이 살아 저렇게 이파리들
몸서리치게 흔들고 있는지 생각합니다
오늘도 밤새가 울어머니 내 나잇적 똑같은 소리로 우는지 생각합니다
4월 3일 제주4.3사건 70주기를 보냈습니다.
제주도에 10번 넘게 다녀왔는데도 부끄럽게도 저는 제주 4.3사건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알.쓸.신.잡.2 제주편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동희선생님께서 단체 카톡방에 올려주신 역사특강 유튜브 동영상도 잘 보았습니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오늘은 퇴근길에 서점에 들려서 순이삼촌을 사와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몰랐지만 이제는 기억하겠습니다.
문대통령님 추념사처럼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두손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