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탈퇴가 유행이라, 시민광장 탈퇴하러 들어왔는데, 황량하네요.
모두 톡방에서 이야기 하시느라 게시판에 들어올 시간이 없나 봅니다.
저는 이제 시민광장을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문득, 이제 하산하여도 좋다는 종소리가 머리 속에 들려오네요.
유시민에 이끌려서 정당에 가입하고, 시민광장도 만들고, 10년을 넘게
생활정치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오마이뉴스 유시민 인터뷰를 읽게 된 것이 시작이었죠.
이 생활정치 과정 중에 국민참여당 합류가 가장 제가 후회하는 점 입니다.
당시 저는 또 다시 조직운영원리 중심의 당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옛 인연들과 만나게 되면서 다시 참여당에 몸을 담게 되었지요.
그리고 정의당까지 왔군요. 그리고, 알게 되었죠. 조직운영원리도 중요하지만,
그것 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정치적 리더로, 때로는 동지로 저는 유시민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자랑스러웠지요. 시민광장 일개 회원이었지만, 자부심도 컸지요.
저는 유시민을 넘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감히? 그럴 생각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못 느꼈습니다.
얼마 전에 개혁당 성폭력 사태에 대해 유시민 작가가 한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무 괴롭더군요. 유시민이 그렇게 말했을 리 없다. 그런 부정 속에서 그래 유시민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람은 변화하는 거다. 그렇게 마음을 진정 시켰습니다.
그러다, 이번 정의당 사태를 맞고 보니, 유시민 작가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진보정당에게 사표라고 발언했던 것들,...
그리고, 지난번 썰전에서 심상정에게 왜 노동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노동자에게
외면받고 있느냐고 질문 했던 것들이 떠올랐지요.
그때 그 질문은 심상정에게 정말 아픈 질문이었을 겁니다.
심상정후보가 제대로 된 답변을 못했기에,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그것은 심상정이 대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대통령도 대통령 출마 초기에 1% 대
지지율로 시작했습니다. 그가 대세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대중은 그에게 폭팔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입니다.
대세가 아닌 것에 대한 외면. Tk, 남성, 서울대 출신의 한계를 유시민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다 보니, 이제 더 이상 시민광장에 있을 이유가 없어지더군요.
유시민에게 실망해서 시민광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그것을 알게 되었는데 더 이상
시민광장 회원일 필요가 없을 뿐입니다.
저는 신념형 인간인데, 유시민은 다른 유형의 사람인거고,
그걸 알게되었으니 시민광장을 떠날 때가 된거죠.
저는 지금도, 앞으로도 유시민을 알게 되었고, 함께 했던 것이 즐거울 것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유시민을 아는 것을 자랑 하기도 할 것 입니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존경이 떠난 것은 어찌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를 사랑하지만, 더 이상 스승은 아닙니다. 이제 하산해야 합니다.
지방이라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 하다 보니,
추억도 새록 새록 합니다.
개혁당 때 광주 mbc에서 토론회 한다고 개혁당사무실에 들렀을 때 처음 뵈었는데,
그때가 지금까지 제가 본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멋졌습니다.
대통령 후보 경선 할 때, 제주도에 지원 갔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 복도 창가에서 바깥을 보고 있는데, 유후보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더니 창밖을 보고 제게 그러시더군요. 비가 와서 힘들 것 같다고.
그날 경선 포기 선언을 하셨죠.
그날 밤 저 제주에서 광주까지 가는 비행기에서 내내 울면서 갔습니다.
언젠가 시민광장 총회에 갔을 때, 뒷짐 지고 있는 제 손을 꽉 쥐어주고 간 적도 있습니다.
그때 참 기뻣습니다. 와....유시민이 나를 기억하나봐. 이러면서. 목포에 와서 이상한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제가 유작가님 흑장미 해드리겠다고 손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날 일을 기억하고 제 손을 잡아 주신 것 같았죠. 기특해서? ㅎㅎㅎ
전남대에서 강연할 때도 생각나네요. 첫 강연을 용봉홀인가 거기서 했는데, 그 당시 다른데서
엄청 홀대받고, 서울대에서 강의실에서 하는 강연도 못하고 취소 되고 하던 때였는데,
비서관이 좋은 데서 강연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지요. 전남대 총장이 화분도 보내주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아무것도 아닌 일도 다 떠오르고 그러네요.
인생을 돌아볼 때 추억이 많은 것도 자산이지요.
시민광장과 유시민과 함께 했던 지난 세월이 제게는 행복한 일이었고,
앞으로도 행복한 기억이 될 것입니다.
덧, 김반장이 오래 전에 시민광장을 떠났습니다. 전 유시민을 떠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직도 유시민이더군요. 처음 참정연 사무실에서 김반장을 만났을 때
유시민대통령을 이야기 하길래 깜짝 놀랐어요. 그의 정치적 식견?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네요.
권갑장 듣다가 요즘은 안 듣습니다.
저는 김반장이 유시민을 극복하고 성장하기 바랍니다.
부디 자기의 정치를 하시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