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봄밤
우리 동네 철야하는 고물상
어느 길에서 가져온 장물인지
아직은 쓸만한 수은등 빛이 서설처럼 내리고...
그 빛에 젖은 목련꽃
파지 헌책을 밍그작거리며 하얀 시 한줄 꺼내 놓는다
고물상 옆 칠공팔공 주점
언젠가 마이크 잡고 넘어졌던
쭈글쭈글 과일 안주가 특징인 주점에는
라디오 전파상 옛 시절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나오고
주점 옆 원조손칼국수
김인식 야구감독 누이가 주인이라는 칼국수 집은
지날 때마다 잠실구장 함성이 들리고
다시 돌아와
철야하는 고물상 맞은편 통골뱅이 집에는
소주 두병째
골목길 봄밤을 보초서는
내가 있었다
2017. 3
새봄
개운산 개나리 녀석
몽글몽글 솜털 고개 내미려고 하길래
아직 아니야 임마 했더니
따듯한 햇살이 자꾸 보챈단다
하긴 어제 들렀던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하행선 정안 휴게소
뒷마당 꽃나무들
피어날 순서 가위바위보 하고 있던데
그냥 눈 감아 줄까
그런데 개운산 개나리야 언제 피든 피는 건 좋은데
기왕이면 눈 따가울정도로 아주 노랗게 와
오래 머물러있다가
갈 때는 간다고 꼭 인사라도 하고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