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딸 아이가 개를 무척 키우고 싶어했습니다.
말도 안 된다고 했죠.
저는 개를 키워본 적이 없습니다.
개를 키웠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귀찮은 일들이 떠오르더군요.
똥은 어떻게 치울 것이며, 외출하거나 여행갈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집 안의 전선이나 가구를 물어뜯으면 또 어떻게 하나. 얼마 전 EBS에서 방송했던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됩니다’라는 다큐멘터리도 제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다 유기견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1년에도 수 만 마리의 개들이 버려진답니다.
보호소에서 마냥 보호할 수 없어서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킨다더군요. 그래서 이왕 개를 키우려면 사지 말고 입양하라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결국 지난 토요일 유기견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닥스훈트라는 개인데 나이도 좀 들었고 이빨도 많이 빠져서 없더라고요.
겨우내 찬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있어서 엉덩이 털도 다 빠졌더군요.
관계자 말로는 새끼 낳아서 파는 그런 곳에 있던 개라고 하는 것 같아요.
이 녀석의 남은 삶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고 살았을 텐데
앞으로는 좀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개를 기르기로 결심한데는 광연님의 이야기가 큰 힘이 됐습니다.
개를 데리고 출퇴근 하는데 약속이 있으면 개를 집에 데려다 놓고 가고 그럴 형편이 안 되면 대리운전사에게 맡겨 개를 집에 보낸다고요. 그래도 그 놈 때문에 산다고 하는 이야기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키울만한 가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 녀석, 주말 내내 밥 먹을 때만 잠시 일어났다가 내내 잠만 자네요.
별로 돌아다니지도 않고요.
배변패드를 사놓긴 했는데 어떻게 습관을 들여야 하는지도 고민스럽고.
내가 제발로 고생의 문에 들어섰나 싶은 생각도 들고..
경험 많으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참, 아직 우리 아이 이름을 짓지 못했어요.
좋은 이름 좀 지어주세요.
채택되는 분께 제가 저녁 or 선물 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