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인터뷰-이석기 사태와 진보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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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인터뷰-이석기 사태와 진보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지난 16일 오후 늦게 인터뷰를 위해 성공회대 연구실을 찾았을 때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종북 프레임을 만든
조승수 전 의원은 운동사적 범죄자다"라고 쓴소리부터 쏟아냈다.
"종북 프레임은 공안의 논리가
진보공동체 내부의 프레임으로 이입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범죄라고 생각한다."
과거 민주노동당의 분당을 강하게 반대했던
조 교수에게 "친북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며 선도탈당했던 조 전 의원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특히 민주노동당이 분당한 이후 진보정당이 더욱
고립되었다는 판단때문에 조 전 의원을 향한 비판에는 시퍼런 날이 서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한국사회운동을 연구해온 학자답게 이석기 사태를
거시적이면서 냉철하게 짚어나갔다.
. . . 2002년 "이회창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권영길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의 효과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정희 후보의 효과가 상당했다고
평가했지만, 그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권영길 후보의 효과가 90% 플러스, 10% 마이너스였다면, 이정희 후보의 효과는 50%
플러스, 50% 마이너스일 것이다. 왜 이렇게 두 후보의 말이 주는 효과가 달라졌을까? 왜 두 후보의 말을 바라보는 도덕적 인식이 달라졌을까?
이것을 성찰적으로 보면서 대안적인 경로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 .
| [인터뷰 어록] "종북 프레임은 운동사적 범죄, 일심사건은 운동적
일탈" |
"저는 일심회 사건을 성찰하면서 분당을 막았어야 했다고 본다. 조승수
전 의원 등 선도탈당파는 노회찬·심상정 등과 달리 탈당하고 싶어했다. 노회찬·심상정 등은 경기동부연합이 성찰적 반성을 통해 일심회 사건 관련자를
제명하면 한당에서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당시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그것을 공안탄압의 논리라며 거부했다. 여기에서 1차 고립이
생겼다. 2차 고립은 2008년 9월 진보신당과 대통합을 논의할 때 생겼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주도한 것은 이정희 의원을 비롯한 현재의
통합진보당 당권파였다. 그것이 2차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다. 3차 고립은 2012년 4월 부정경선 파동 때 생겼다. 이때도 이것을 공안기관의
원격사주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 지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경기동부연합이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전원 사퇴를 거부함으로써 피박을 썼다. 여기에
전략적 오류가 있었다. 4차 고립은 강기갑 대표가 최종적으로 이석기 의원 사퇴를 요구했지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생겼다. 그렇게 되니까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나중에는 이석기 하방론이 나왔다. 중앙 의회활동은 자중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라는 것이다."
"국정원이
한국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가 엄청난 후퇴다. 이것을 중간층 대중들이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문제점이 우연한 계기를
통해 표출될 때 이것이 거대한 대중적 분노가 될 수 있다. 과거 보수세력은 반복지세력이었는데 이제는 현실주의적 복지세력으로 변화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인혁당 사건, 장준하 사건, 긴급조치, 유신헌법 등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치적 변모를 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함으로써
반북보다는 남북대화세력으로 이미지를 변신했다. 박근혜 정부가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견지해 나가길 바란다. 그런데 대화록 누출시키고,
내란음모사건을 발표하는 고강도 안보정치 전략을 쓰고 있다. 이것은 한국정치의 후퇴다. 보수가 진화하면 진보도 더 진화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의 이러한 후퇴는 지난 대선 시기 박근혜 대통령의 변신이 쇼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이석기 사건은 정치적 의견을 양극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양극화가 중단기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에 플러스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다. 왜냐하면 중간지대 대중의 이반을 낳고, 진보적 대중은 적대적 분노를
마음에 품기 때문이다."
"친북세력은 박정희 시대부터 혹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보수가 진보에게 가하는 프레임이었다. 그런데 (종북
논란으로 인해) 이것이 진보 내부의 프레임이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진보도 보수 프레임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것은 일종의
의사국민적 프레임이 된다. 노태우 대통령이 6.29 선언을 통해 민주화와 직선제를 수용함으로써 보수도 반독재민주화운동 논리를 수용했고, 그로
인해 그것이 국민적 논리가 됐다. 그런 것처럼 보수가 진보의 논리를 수용하면 국민적 프레임이 되고, 보수의 프레임이지만 진보가 수용하면
의사국민적 프레임이 되는 효과가 있다. 종북 프레임은 반미 자주파 세력 일반을 지칭하는 프레임이 될 수 있다. (종북 논란으로 인해) 보수나
공안기관에 의한 외재적 프레임이 내재적 프레임이 되는 변화가 있었다. 패권주의는 당연히 비판해야 하고 일부의 종북적 경향도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보진영의 일반 프레임이 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운동사적 범죄다.
민주노동당 당권파의 주체적 오류와
선도탈당파의 종북 프레임이 결합되면서 우리도 헤어나지 못하는 종북 프레임이 나온 것 아닌가? 2008년 2월 3일 종북프레임이 등장하고
선도탈당파가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의 분당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통합진보당이 고립되는 출발점이었다. 반대파가 종북 프레임을 국민적
프레임으로 만들면서 (진보공동체에서) 분리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너무 안타깝다. 2월 3일, 날짜도 기억한다. 진보정치 1기 세력화 파탄의
시기이고 통합진보당 세력이 게토화되고 고립된 집단으로 매도되는 상황까지 오는 출발점이었다. 종북 프레임이 운동사적 범죄라면 일심회 사건은 운동적
일탈이다. 기본적으로 남한 현실에 뿌리박지 못한 운동사적 일탈이다. 당권파는 그 일탈행위를 자폐적 인식으로 옹호하면서 분당이 촉진되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런 점에서 당권파에 오류가 있었다. 그 반대쪽에서는 종북 프레임에 동조하고, 그것을 국민 프레임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오류가
있었다."
"통합진보당 세력이 국가보안법 질서, 친미질서, 분단질서에 선도적으로 투쟁해오고 많은 희생을 치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집단이 국보법 질서와 친미질서, 분단질서에 더 투쟁하면 할수록 그 국보법 질서와 친미질서, 분단질서가 공고화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통합진보당 등이 '약자론'이나 '피해자론', '희생자론'으로 반박하는 것과 관련) 제 스스로 이런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 '나는 이미 가진 자다.' 사실 저도 70년대 박정희 시대로부터 빼앗겼다는 의식만 있었다. 긴급조치나 민청학련 사건으로 보상금을
받았다. 이렇게 민주화세력도 돈과 권력과 명예를 가진 집단이 됐다. 이것을 보수에서 비판하지만 30% 정도는 진실이다. 그런 식으로 접근해야
우리가 더 강한 헤게모니를 가질 수 있다. 물론 지금은 탄압받고 있으니 단결해서 돌파하자는 인식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운동정당이 진보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운동정당은 제도정치와 운동의 경계를 부단히 허물면서 활동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어렵다. 제도정치의 행위규칙 때문에 언제든지 잘못하면 비판받는 이중적 조건에서 활동해야 하는 정당이다. 그런데 그것이 진보정당의
운명이다. 제도정치와 운동정치의 경계를 확연히 하려는 순간 진보정치는 멈춘다. 정의당에서 '헌법 안의 진보여야 한다'고 했다. 제도정치의
행동윤리나 규칙들을 준수하면서 활동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겠지만 표현 자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보정당은 헌법을 재구성하고 바꿔가는
정당이어야 한다. 기존 헌법에 포획되는 것은 주류 정당이다. 헌법 안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헌법을 재구성하고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진보정당의
운명이다."
|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7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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