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문학광장 날적이에서 함께 입력된 라싸의별님의 글입니다. |
[고 노무현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 헌정시집 편집 후기]
- 과연 우리는 누구를 위하여 시집 편집에 한 달을 투자했나?
3월 6일, 문학광장 안에서 편집위원이 선정되었고 조이풀 조덕섭, 좋은하루 엄덕열, 간이역 강승환, 라싸의별 김경란이 가문의 영광으로 삼아도 부족할 만큼 위대한 일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막중한 사명감을 느꼈고 드디어 부족하지만 나의 편집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 노통 덕분에. 좋은하루님은 작가도 아니고, 글쟁이도 아닌데 왜 어떻게 편집위원에 넣었냐고 조이풀님한테 물었더니 그쪽 광장에서 그래야 시집을 많이 팔아줄 거라고 했다. 우리는 모두 톡 회의실에서 낄낄 웃었다. 상당히 저렴한 발상이긴 하지만 참 재미있는 말 아닌가. 좋은하루님은 편집 능력이 있어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람들을 잘 몰고 다닌다는 장점(?) 덕분에 편집위원이 된 것이다. 좋은하루님은 자신이 편집위원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스스로도 상당히 뻘쭘했겠지만 편집회의를 할 때마다 말이 졸라 많았는데 올라간 톡 숫자에 비해서 제대로 건질 말이, 도움이 될 만한 의견이, 실속있는 청탁이... 되지는 못 했다. 참고로 나는 좋은하루님이 얼마나 뚝심 있고 잔대가리 굴릴 줄 모르는 순수한 갱상도 남자인지 알고 있다. 나는 그런 남자가 좋다. 내가 왜 초반부터 좋은하루님을 마치 까는 거처럼 시작하는 건지는 저 뒤에 나올 것이니 잠시 대기.
나는 조이풀님한테 지하실손승휘님을 추천했다. 우리 넷 머리 다 합쳐도 편집이나 출판의 흐름을 가장 잘 짚어내실 현역 베스트셀러 작가 지하실님을 따라가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편집위원은 다섯 명이 되었다. 나는 조이풀님이 왜 지하실님을 편집위원에서 뺐을까를 퍼뜩 생각했다. 왤까...깜빡했던 걸까? 혹시 의도적? 독자의 개인적 경험에 맡길테니 조용히 생각들 해보시길... 조이풀님은 스스로 자처해서 문학광장 대표가 되었고 노통 서거 4주기 추모행사의 일환 중에 추모 헌정시집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제법이군!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발상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는 신이 나서 적극적으로 편집 의지들을 드러냈다. 조이풀님의 그 두툼한 어깨에 날개가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렇게 크게 생각하지 못 했겠지만 글의 수준은 따지지도 묻지도 말고 다만 조촐한 문집 수준으로 만드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의 시집을 만들어냈다. 얼마 후 자연스럽게 좋은하루님은 편집위원에서 밀려났다.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끼리 따로 톡편집실을 만들어서 의논했고 좋은하루님은 문학광장 톡 채팅방을 여전히 열심히 지켜나갔다. 자신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섭섭함을 나타내지 않는 걸 보면 역시 쿨하긴 한 남자이긴 하다. 그래도 애는 많이 썼으니까 편집위원 이름은 올려줘야지. 그는 지금 이렇게 내가 자기를 씹는 글을 읽으면서도 낄낄 너털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3월 5일, 노무현재단이 광흥창역으로 이사하던 날 조이풀님은 이병완이사장을 만나고 왔다. 정서적으로 시문학이 의미가 있을 거라고 했다나...아예 재단에서 책 목차까지 받아가지고 돌아왔다. 조이풀님은 1부는 시인들, 2부는 시민광장 및 사사세, 노사모 회원들, 3부는 일반 시민들 순서로 시집을 엮겠다고 말씀드렸고 그 자리에서 '추모사업 기획위원' 으로 재단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좋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재단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고, 지지를 받고, 인정을 받고 조이풀님은 어깨에 날개를 또 하나 달았다. 날아갈 지경이었겠지.
3월 6일부터 추천시인들 섭외에 들어갔다. 우리 모두는 일사천리로...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나는 무슨 독립운동의 사명을 띤 여장부 마냥 여기저기를 쑤시면서 청탁을 했다. 씹새들...건방진 것들...시 좀 쓴다고...가 아니라 좀 유명해졌다고 몸 사리는 썩은 자본의 시인 몇 명 발굴했다. 두 번 설득하지 않았다. 설득으로 될 일이 아니라 노통에 대한 그리움만이 가능한 작업이었으니까. 급기야 나는 프랑스로 가신다는 문정희시인과 김정란시인한테까지 전화를 넣었고 전화를 통해 박근혜가 대통령인 이 땅에서 이제 어떻게 살아가냐고 하시며 노통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는 김정란선생님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흐, 이 몹쓸 유약함. 그런 그리움을 가진 시인이 우리의 헌정시집을 채워줘야했다. 글밥 처먹으면서 마치 정의의 글쟁이 인듯 포장하지만 비린내 풍기는 생선 봉지 같은 시인들도 많은 것을.
30명의 추천시인은 금세 채웠다. 지하실님은 역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셨다. 편집의 감각과 출판 시류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는 상태라 나와 간이역님은 옆에서 추임새만 넣어도 일은 잘 풀려갔다.
3월 6일, 급기야 서울시청광장에서의 추모문화제 계획 건이 도마 위에 올랐고 시민광장은 그 때까지 가장 최상위의 품질이었다. 그 아래 노무현재단이, 국민의 명령이....기타등등이 있었지. 시민광장 대표로 라싸의별님이 시청광장에서 추모시 낭송을 하는 걸로 하자고 조이풀님은 아주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제안을 해왔고 나는 당연히 영광의 기쁨을 감추지 않고 가문의 영광이라고 넙죽 받아들였다. 간이역님과 지하실님은 당연히 그래야지, 하는 입장이어서 이제 나는 낭송할 시만 달달 외우면 되는 거였다. 그래, 이번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추모시를 낭송하는 게야! 머리는 틀어올리고... 암!! 살 좀 조금만 더 빼고 턱선 좀 자주 끌어올려서 날렵하게 보여야겠군! 노통의 고뇌와는 상반되게 디룩디룩하면 사람들이 궁시렁대겠지....그래, 공교롭게 날짜가 겹친 광주예술제 축시 낭송 포기하고 사회 보는 것도 포기하고 오로지 시집 출판과 시낭송에만 집중하자. 그래야 노통이 기뻐하실 게야... 했다!
3월 30일, 2차 편집 회의를 위해 다시 오프에서 모였다. 징그러운 길이다. 경기도 광주에서 상경하는 것은. 짜증도 제대로 나지만 그래선 안 되는 일이지. 회의 결과 청탁시인들 원고료도 책정되었고 출판사도 결정되었고 시집 정가도, 실을 시 편수도 80편으로 결정되었고, 시집 출간을 15일로 하고 서울시청과 봉하에서 배포하자는 아주 순조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었다. 카프카의연인님이 발문을 쓰고 지하실님이 밤새서 원고 1차 교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럼 우리의 조이풀님은 과연 어디서 뭘 하고 있었을까.
4월 6일부터 나는 도저히 광주를 뜰 수가 없었다. 한 달 만에 코흘리개들 연습 시켜서 공연을 해야했다. 나는 온라인에서만 함께 하기로 했다. 나는 늘 새벽 5시는 되야 잘 수 있을 만큼 정신없이 바빴지만 시집은 점점 완성체를 형성해가고 있었다. 지하실님은 들어온 시들 중에 1차적으로 실을 시를 선정해내는 일로 쎄가 빠지고 계셨다. 우리의 갈등은 서서히 시작되었다. 4월 14일, 시 선정을 마치고 모두의 의견을 들은 지하실님은 저녁에 출판사로 시를 넘기신다고 했고 표지에 '안도현 외' 몇 명 이라는 문구가 맘에 들지 않아 나는 태클을 걸었다. 시집 제목 '새들마저 떠나버린 들녁에 앉아 / 안도현 외'
나는 유명한 시인 앞세워서 한 권이라도 시집 더 팔겠다는 심사냐고, 이게 서민 정신 내세운 노통정신이냐고 따졌고 이 시집은 시민광장 문학광장에서 만드는 것이니까 당연히 시민광장을 앞세워야한다고 조급하고 치졸한 아낙네의 소견을 주장했다. 차라리 '새들마저 떠나버린 들녁에 앉아 / 조덕섭 외' 로 하면 노통한테 덜 쪽팔릴 거 같다고. 시집제목도 첨맘님 시 내용 속 문구니까 더더욱 자랑스럽기까지도 하지! 첨맘님 이름을 표지 앞장에 내세우지 않았으면 얼마나 더 퀄리티 있었을까. 시민들이 아무 생각없이 들춰보니 시들 사이에 껴있는 유시민의 시를 발견했을 때의 그 놀라움이란....유시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민광장에서 주관해서 시집 만들었는데도 유시민을 앞세우지 않고 백성들과 동등하게 처리했다고 겸손한 사람들이라고 칭찬해주지 않았을까? 그게 오히려 첨맘님의 가치를 높여드리는 방법이 아니었을까...허지만, 서서히 '시민광장'은 시집 출판을 앞두면서 사라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조이풀이 아닌 '조덕섭'은 날개를 계속 덧달면서 공중을 날 준비를 마쳤다. '조덕섭 외' 지하실님도 찬성했고 제목은 또 한 번 바꼈지만 저 제목이 좋다는 의견들이었다.
드디어 4월 16일, 나와 지하실님은 훤하게 동이 터오는 새벽까지 마지막 시 선정을 해서 올렸다. 선정된 시 보다는 탈락할 시들을 적어올리기로 했다. 다 똑 같은 마음인데 글 조금 더 잘 쓴 거랑 조금 못 쓴 거랑 뭐가 그렇게 차이가 나냐고 다 싣자고 조이풀님은 매우 휴머니즘적인 발언을 계속 하면서 우리의 헌정시집을 고등학교 문집 수준으로 끌어내렸지만 결코 그의 의미는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도 알고 있었다. 조이풀님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마지막으로 내린 결론은 탈락된 시들은 본인에게 돌려보내서 손 좀 다시 보게 하든지, 아니면 지하실님이 오랜 경륜이 있으니 출판사에서 수시로 하는 퇴고를 임의로 하시든지 하자는 거였는데 이 대목에서 또 기분나쁘다고 자기 글 고치라고 한다고 자기 시 빼라고 소리 치는 여인도 있었다. (이 분은 시민광장 회원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여인이 누군지는 사실 저는 모릅니다. 한두 명이 글을 제출하신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것이 글 쓴 사람의 자존심이라는 거 알기 때문에 편집위원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간 사항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좀더 길게 쓸 걸 그랬나요? 역시 글이란 표정과 몸짓이 없다보니 곡해의 소지를 많이 남기는군요.) 그리고 또 몇 개의 에피소드들...아흐! 지하실님은 명** , 이** 외 걸죽한 시인들 시를 다 골라냈고 나는 신춘출신 박** 시인이나 김** 시들을 과감히 떨궈냈다. 물론 일반인들의 시도 많이 덜어냈다. 아주 공정하게. 정말 부족한 선정능력이지만 내 실력껏. 이 때부터 조이풀님은 나와 적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떨어뜨린 탈락시 중에 어느 여인의 시도 있는데 그녀가 어떤 여인인지 내가 알 게 뭐람 - 이 글 뒷부분에 아주 기분나쁜 뉘앙스의 한 줄은 삭제합니다. 라싸의별 진짜 못 됐다...정말 나는 그 여인을 모르긴 합니다. )
4월 16일, 갑자기 조이풀님은 '표제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라는 글을 올려서 자기 멋대로 시집 제목을 수정하자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앞표지에 '꽃, 비틀거리는 날이면 / 박미림 외' 가 조이풀님 머리에서 나왔다. 조이풀님의 장난질이 시작된 것이다. 지하실님은 댓글로 이미 정해졌으니 그냥 가자고 반대의견을 냈고 나도 반대했다.( 이 부분 두 줄 삭제합니다.박시인님께는 실명을 거론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시민광장 그 누구도 박시인님과 조이풀님이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 글 전체를 읽으시고 제 진정성을 아셨다면 제가 지금 드리는 말씀도 믿어주십시오. 저는 박시인님이 30대 올드 미스인 줄 알았습니다. 제가 아는 시인이 제게 " 아, 박미림 시인 시가 시제가 됐네요. 하고 물어서 박시인님 나는 잘 모른다고 했더니 미스래요...아마 아직 결혼을 안 했나봐요. 미인이라는데요..." 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시인도 멀리서 들은 소문인 듯했습니다. 물론 미인 옆엔 늘 껄떡거리는 수컷들이 귀찮게 많은 법이죠. 정중하게 사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지하실님은 제목 안 바꾼다고 한 개인의 명확한 시 제목을 전체 시집 제목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새들마저 떠나버린 들녁에 앉아' 보다 더 좋은 시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명계남과 안도현 같은 사람들과 급 교류가 많아진 조이풀님은 자신이 마치 그 사람들 급인양 어깨에 또 날개를 겹쳐 달았다. 그는 이제 위태롭긴 하지만 곧 날아갈 것이다. 그는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안도현을 내세우는 이유를 말해서 우리를 설득해보라고. 타당하면 난 찬성하겠다고. 시민들 위주의 시집이라면 더더욱 안도현을 내세우면 안 되는 거라고...' 소리 질렀다. 지하실님은 역시 여유가 있었다. 낮은 소리로 ' 제목은 이미 다수결로 정해졌으니 그냥 갑시다 카피는 출판사 디자이너의 의견을 듣고 참고하면서 조정합시다. ' 라고 하면서 제목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고 분명한 자기 의견을 말씀하셨다.
조이풀님은 우리가 모르는 새에 너무도 많은 작업을 홀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그의 손에 딸려온 시들까지 금세 170여편이 되었다. 놀라워라~ 이건 즐거운 감동이 아니라 경악 비슷한 놀라움이었다. 막강한 권력(?) 의 힘으로 시를 쓸어온 것이다. 많은 에피소드와 주판알이 튕겨졌겠지. 머리속에서는. 결국은 80편으로 만들려고 했던 시집에 170편의 시들이 실리게 될 판이었고 조이풀님은 다 싣자고 우겼다. 그건 인정도, 의리도 아니다. 그가 그 시들을 가감없이 다 싣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뭐였을까...시를 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 의리? 감사? 그래서 나는 의견을 냈다. 시인 이름 다 지우고 시만 달랑 평론가에게 맡겨서 80편이든, 100편이든 선정해달라고 하자고. 가장 공정한 방법 아니냐고... 헌정시집에 실어주지 못한 시들은 우리가 문광에서 문집으로 엮자고. 이번 일을 문광의 백일장 겸해서 받은 시들이니까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니냐고... 본인들도 본인들이 써서 낸 시에 대해 알텐데 섭섭해할 일이 무에 있간? 그러자,
이미 시 탈락 때부터 나한테 빈정이 상해있던 조이풀님이 드디어 나랑 한 판 붙게 되고 만 것이지... 60편, 80편, 싣자고 했던 조이풀님이 '120편 정도의 시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아요....편집위원으로서 별님 태도 옳지 않아요... 과민반응 안 좋아요... 들어온 시들이 다 휼륭하다고...그대로 게재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게시판 편집실 댓글로 한참을 싸웠고 나는 조이풀을 잃었으며 이번 작업에 시민광장은 없고 날개 몇 개씩 겹쳐 달고 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내가 알던 조이풀 아닌 조덕섭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 지금 편집회의 계속 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들이 해결 안 되서 여태 딜레이되고 지금도 논의 중이고 간이역님, 지하실님, 그리고 나의 의견과 사람들 시에 대한 생각이 조이풀님만 달라서 결정 못 하고 이렇게 시간만 지체하고 있다는 걸 지금 모르고 있는 거냐고... 모르는게 아니라 모르는 척하고 있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제 조이풀님은 혼자 헌정시집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모르는 새에 뭔가가 결정되고 애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그의 치졸한 장난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간이역님은 씨팔조팔하면서 톡창에서 지금 뭐하는 거냐고. 이렇게 할 거면 다 집어치우라고... 소리 지르고 지하실님은 계속해서 표지 문제로 조이풀님과 갈등관계를 지속하게 되었다. 나는 공연 막바지라 거의 편집일에는 손을 떼고 있었고 며칠 동안 공연연습에만 매달렸다. 다 끝났으니 너무 걱정말라며 지하실님과 간이역님은 나를 다독였지만 죄송한 건 죄송한 거지. 나는 5월 2일 새벽까지 마지막 교정을 마치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는 공연에 매진하기로 했다. 그 날 조이풀님은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집 원고 최종 수정본을 출판사로 보냈고 시집은 무사히 산고를 겪고 탄생하게 되었다.
며칠 동안 달라진 게 있다면 그건 내 시 마지막 세 행이 헌정시집 띠지에 들어가있었다는 것이다. 내게 위로와 감동을 주기 위한 배려였다면 편집위원들이 다소 무리를 하신 게다. 조이풀님이 극구 반대해서 '김경란 시 중에서' 를 ' 본문 중에서' 로 바꾸기로 했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조이풀님이나 그림자촌님이 올리는 시집 홍보나 출판기념회 홍보 사진은 하나 같이 띠지를 두르지 않은 시집 사진이라는 것을 나는 오늘 새벽에 확인했다. 그는 내세우고 싶었겠지. 안도현, 도종환, 김정란, 이창동, 유시민, 명계남 등...이라는 아주 찬란한 이름들을... 나는 시민광장과 조이풀님의 불통 전선을 감지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우리는 시민광장이 앞장 서서 하고 편집위원들은 일개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위에 여왕개미는 조이풀님이었고 시민광장이 조이풀님한테 일을 시키는게 아니라 조이풀님이 시민광장에 일을 지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연 시민광장 돌다리 대표님은 뭘 얼마나 알고 있고 관여하고 신경 쓰면서 시집 발간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까...혹시 이건 조이풀의 일거리지 시민광장의 일거리는 아닌 거 아닐까...( 이 부분 한 줄 삭제합니다. 생각이 달라져서 삭제한게 아니라 자칫하면 재단에 누가 될 수도 있을 거 같은 기우입니다. )
며칠 후, 조이풀님은 노무현재단에서 내가 유명한 시인이 아니니 유명한 시인 *** 시인에게 시낭송을 하게 하자고 했다는 말을 전해왔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라싸의별이 시낭송을 못 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자꾸 어물어물 이유를 말하려고 하면서도 말을 못 하길래 내가 물었다. 왜요? 제가 유명하지 않은 시인이라서요? 그러자 그런 거 같아요...라고 조이풀님이 대답했다.) 노통 정신이 한 방에 박살 나는 순간이었고 나는 운전 중이었으므로 귀가를 하자마자 썩어가는 시민광장을 아예 탈퇴해버리겠다고 작심했는데 12시 넘도록 술 푸느라고 깜빡 한 김에, 지하실님과 간이역님 말리는 것에 못 이기는 척 여태 눌러앉아있다. 그 뿐이 아니라 시집 출판기념회에 처음부터 초대하기로한 진보가수 김은영을 캔슬시키고 그 돈으로 다과회를 열자고 제의하는 걸 보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노통이 좋아하시던 노래 몇 곡 듣는 거 보다 입 안에 넣고 우물거리며 돼지처럼 씹어삼킬 과자나 빵이나 술이나 청량음료라니...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김은영은 서울시청광장 문화제에도 강허달림과 함께 초반에 초대가수로 선정되었었다. 그런데 추모영상을 트니 마니 하면서 시간이 빠듯하대나 모래나...그래서 가수 노래는 못 한다고 조이풀님이 통보했다. 라싸의별님 시낭송만 하나 하게 될 거 같다고. 그런데 다 캔슬된 거지. 나는 유난히 노통 사랑해서 혼자도 봉하 다녀오는 김은영의 팬카페에도 홍보하고 다들 시청광장 오시라고 해서 카페 사람들 다 업 되어 있었는데 이리 저리 실없는 사람 만들어서 기분은 드럽게 나빴지만, 애 쓰는 조이풀님 안 쓰러워서 이해했다. 하지만 이번엔 참을 수 없었다. 나는 ' 정신 똑바로 차리고 똑바로 하라고. 이런 게 진보냐고. 지금 유명한 시인 내세워야한다고 시낭송에 나 짜르고 오늘 또 급기야는 다과 준비한다고 가수 김은영 짜르고...이게 무슨 짓꺼리냐고. 제발 정의롭게 일 하자고. 나는 한번도 이런 식으로 일을 안 해봐서 그런지 도저히 이제는 못 참겠다고.... ' 소리 치고 톡 편집방을 나와버렸다. 아까 새벽에 보니 ㅎㅎㅎ 서울시청광장 추모문화제에도 유명한 가수들 도배를 하더군..김은영과 강허달림도 유명하지 않아서 짤린거지.... 그래, 그런거지. 별 수 있겠어! 힘 있고 유명한 게 짱인게야! 다들 빌붙잖어. 며칠 후, 5월 4일 나는 아이들 공연을 올렸고 인천에서 지하실님과 포천에서 간이역님이 이 척박한 동네 광주까지 납시셔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대박난 공연에 대해 축하해주셨다. 그러면서 그들은 내게 무슨 말을 했을까...
(이 부분도 삭제합니다. 오버나 거짓된 내용은 없었지만 너무 사실적이라 ... 누군가 예민하신 분은 복사를 해놓으셨겠지요. )
나는 출판기념회에 갈 수가 없다. 나는 서울시청광장에 갈 수가 없다. 나는 봉하에 갈 수가 없다. 문학광장 회원 3명쯤 봉하에서 시낭송을 하겠다고 조이풀님은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모든 건 시민광장이 하는 것이 아니라 조이풀님이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광장이 시민광장을 앞서던가? 문학광장 대표가 시민광장을 제치고 문학광장을 내세우는 것도 아니면서 스스로 자꾸만 거듭 날개를 달고 곧 날 것이라고 홀로 시민광장, 문학광장을 딛고 비상을 꿈꾸는 조이풀대표. 봉하에서의 시낭송마저 무산되어서가 아니라 나는 이제 당분간 노통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다. 이런 못된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외롭게 늙어가는 나는 결국 부러지고 말 것이지만 이건 아니다! 시민광장은 없고 조이풀만 있는 시민광장. 노무현재단의 눈치나 보고 (저속한 표현, 한 줄 삭제합니다.) 시민광장 위에 군림하는 ('듯한' 낱말 추가---'군림하는 듯한'으로 수정 ) 조이풀이 있는 이곳은 아주 저렴하게 썩어가고 있는 고인 물이다. 첨맘님의 책이나 홍보해서 팔아주는, 강연이나 쫒아다니면서 큰 일 한듯이 뿌듯해하는 유아적 행위나 반복하는 그런 시민광장이 아니라 당당하게 세상과 어깨를 견주고 하나가 되어 함께 가는 시민광장의 모습이 보고싶다. 과연 유시민은 우리에게 뭘 원하고 있을까... 그가 진심으로 바라는 건 뭘까...생각해봐야하지 않겠는지.
이런! 그런데 대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괜히 글을 시작해서 아침을 보고 말았네. 에혀...할 일 다 밀쳐놓고 뭐하는 짓인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았다. 어디에도 시집 홍보는 없었다. 한참을 들추니 저 뒤에 특별기획이라는 데서 웹툰과 같이 섞여있는 몇 편의 시화를 보았다. 그것도 유명한 시인들 꺼만 몇 편 올렸더군. 구석구석에서 냄새가 나는데 당신들이 진보라고? 노통 이름 팔아 정치판에나 기웃거리려고 하고, 줄이나 한 번 잘 서볼까 어정대기나 하고, 그것도 권력이라고 그걸 이용해 천박하게 여자나 후리려고 하고, 자신의 이로움을 위해 누가 상처를 받고 분노하게 되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이건 뭐 진보도 정의도 아닌 것이 대체 어떤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정의로운 척 냄새를 풍기는 건지... 이제 부랴부랴 뭐라도 만들어서 재단에서는 팝업창이라도 띄워주겠지... 우리는 을이고 재단은 갑인가? ㅎㅎㅎ 이번 시집은 반은 가짜다. 인정과 의리는 정의를 앞서지 못 한다. 모든 것은 사심과 사욕을 버리고 '정'으로 갔어야했다. 나는 노통께 죄를 지은 기분이다. 시집은 한 권도 안 팔려서 전부 다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으면 좋겠다. 우리가 유시민을, 안도현을, 도종환을, 명계남을 인터넷 신문 지상에 띄우려고 이 시집을 만들었던가... 왜 시집 안에 실린 시민들의 시는 거론 한 마디 안 하고 개나 소나 모든 뉴스에서 첨맘님 시만 부각해서 의미 부여하고 시민광장 중게에는 또 그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퍼 올려서 지랄을 하는거지? 부끄러워야하는 거 아닌가? 첨맘님을 위해서 우리가 시집을 만든 거 같잖아. 그런 오해는 하지 않게 막아야지. 그게 목적이었어?
유명한 그들 앞세워 한 권이라도 더 팔아보자고? (추가 - 사실은 시집 한 권이라도 더 팔아보자고....는 아닌 거 같고 그들을 앞세우면 시집의 퀄리티가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 것이 맞을 듯하다.그건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일이니까.말을 너무 비틀면서 썼네! 라싸의별, 욕 먹어도 싸다!! ) 그래서 어쩔건데? 부자인 재단에서는 700만원이나 드는 출판비 중 100만원을 지원했다. 700만원을 다 내줘도 시원찮을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랬겠지. 어차피 모든 수익금은 재단에 기부할 판인데. 다른 서너곳에서는 겨우 50만원씩을 지원했다. 그래도 이 시집이 팔리면 모든 수익금은 노무현재단에 기증하고 거기서 수고했다고 떼주는 몇 푼 문학광장에서 먹겠단다...왜? 왜 그렇게 노무현재단에 후한 거지? 노통 헌정 시집이니까? 그런데 이렇게 재단에서 자기네 홈피에 홍보도, 감사의 글도, 한 줄 없고 5월 행사 목록에도 시집발간은 언급도 없고, 33편의 시화 현수막을 봉하로 보냈건만 단 한 마디 현수막 시화전 따위는 어디에도 홍보가 없다. 시화 만들기는 내 담당이어서 가까운 광주인쇄소에 주문하고 확인하러 갔더니 사장이 황당한 표정으로 말한다. " 봉하에 전화해서 현수막시화 보내려고 하니 보낼 주소 좀 알려주세요." 라고 했더니 우린 그런 계획 없는대요! " 라고 했단다...이게 무슨 일인가...조이풀님이 혼자 자작극을 벌인 것인가? 재단에서나 봉하에서는 우리의 지금 이 짓꺼리(?)가 그리 고맙지도, 대단하지도 않을 수 있다. 인쇄소 사장한테 어린이날 행사가 대행사라 준비하느라 지금은 정신이 없다고 했다니까. 그런데, 우린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지금 개지랄 떨면서 시집 한 권이라도 더 팔아서 노무현재단에 바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수익금 전부를 거기에 준다고 한다. 물론 조이풀님의 결정이다. 시민광장은 얼마나 부잔가?
유명하지 않고 노통 그리워 쓰긴 썼지만 졸라 시 못 쓴 우리 옆집 무식한 시민은 유명하신 유시민과 안도현과 도종환과 명계남 뒤에 밀려난 채 자기들이 주인공인지도 모르고 허벌쩍 웃는다. 유명하신 그분들과 같이 해서 영광이라고... 갑자기 푼수 같은 좋은하루님의 착한 표정이 떠오른다. 좋은하루님은 참 좋은 남자다.
나는 이제 문광씨를 떠난다. 나는 내 자신의 모난 부분을 알기 때문에 왠만하면 사람한테 등을 대지 않겠다는 게 내 삶의 철학 중 하나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년쯤 지나면 다시 조이풀님이 좋아질지도 모르지...난 뒤끝이 없고 잘 까먹는 습성을 갖고 있으니... 하지만 당분간은 문학광장에서 조이풀님을 대표로 모시고 문학활동을 한다는 것이 그리 자랑스럽거나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서 잠시 자리를 비울 것이다. 문광씨가 무더운 여름 내내 그리울 것이다.
5/ 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