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문
단기 4346년 계사년 3월 마지막 날,
오늘, 저희 시민광장 산악회 [산벗] 회원 일동은
이곳 수락산에 올라, 이 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명들을 지켜주시는 천지신명과 수락산의 신령님께 삼가 고하나이다.
그 동안,
서로를 위한 발걸음에 기뻐하고, 하나 된 꿈으로 행복하길 소망하며 걸어온
저희들의 발걸음과 길목을 더없는 사랑으로 지켜주시고,
크고 작은 사고도 없이 무사 안전하게 보살펴 주신
음덕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바라오니,
계사년 올 한해에도 하늘 아래 고운 자연을 즐겨하는 저희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건강하게 해 주시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열정이 식지 않게 해 주시고
어떤 사고도 없이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오는 길, 가는 길 구비마다 보살펴 주시고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
또한 바라오니,
산야의 모든 생명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라도 함부로 다루지 않고
삼라만상 모든 것들 제 생김대로 존중받고, 스스로의 가치에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생각함이 다르다 하여
냉대 받거나 차별받지 않는 진일보한 세상에서 춤추게 하시고,
내게 주어진 아름다운 삶의 뜻을 더럽히거나 무시하지 않게 하시고,
사람 사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 아직도 다다르지 못하고 가보지 못해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는 아름다운 세상 우리가 만들 수 있도록
부지깽이의 힘이라도 보태어 주시기를 바라고 또 바라옵니다.
저희가 모인 이곳이 어디입니까?
빗방울 하나하나가 샘을 이루고 내로 흘러 마침내 수다삼매경에
저마다 웃음 짓는 수락이 아니더이까.
수 천 수 만 옥구슬로 부서져 골골이 수다로 가득한
물이 즐거운 수락의 산자락입니다.
산야에 흩뿌려져 내를 이루는 빗방울 하나에도 행복이 있습니다.
소망하고 기원함이 있다면 즐거움도 있습니다.
그저 흘러감이 아니고 가고자 하는 길이 있다면
거기에는 행복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실망도 좌절도 포기도 우리는 모르는 말입니다.
빗방울 하나가 바다에 이르는 길은 두 손 맞잡아 하나 되는 또 다른
빗방울이 있어서입니다. 끌어주고 밀어주는 벗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여기에 모여 수락의 물소리에 귀기우리는 우리도
서로 어깨동무하고 바다에 이르길 소망합니다.
이왕이면 깔깔깔 소리 내어 행복한, 수락의 물줄기이고 싶습니다.
황량한 들판과 썩은 내 진동하는 하수구를 지날 지라도
웃음 잃지 않는 물방울 되어 푸른 저 바다에 닿고 싶습니다.
홀로가 아닌 함께 닿고 싶은 바다입니다.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
우리도 사람 사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하여,
여기 모인 많은 사람들, 우정과 결속 그리고 건강을 다지는
산행이 되게 하시고, 자연의 겸손과 포용을 배우고 본받아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는 사람으로 보람을 느끼게 하시고,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어 그 지나간 자리에 영원히 기억될
향기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
그리고 올해에도
저희들 회원과 그 가족이 더욱 화목하고 건강한 가운데
소망하는 일이 모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굽어 보살펴 주시옵소서.
오늘, 우리 회원들이 한 마음으로, 곱고 맑은 뜻을 모아
조촐한 술과 음식으로 제상을 마련하고 엎드려 비오니
강림하시어 흠향하시옵소서 !
단기 4346년 계사년 3월 마지막 날
시민광장 산악회 산벗 대장
다정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