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정계은퇴 소식에 대해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기득권과 기성정치에 끊임없이 도전한 그의 비주류 정신은 높이 살 만 하지만 그가 서있던 곳에는 분열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라고 말했다. 정계를 떠나는 유시민 소식에도 민주당 특유의 꼬장적 행태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음을 본다.
유시민이 가는 곳마다 분열이 있다는 말은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세력들의 몽니적 행태와 대비된 것에 대한 일각의 정치적 질시일 수도 있지만, 유시민의 끊임없는 정당개혁 및 정상적인 정치에 대한 의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유시민이 기대했던 정당들마저도 기대 이상으로 선진적 정당다운 정당 문화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 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듯이, 그러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이정희 전 대표의 실망스러운 행보만을 보더라도 이 나라에서의 이상적인 정당 모델들이 그리 쉽지 않음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해 냉철하게 관찰하지 못하고 섣불리 통합논의에 들어간 유시민의 책임도 없지 않고 지지자 입장에서 찬성했던 필자 또한 반성한다. 당에 대한 관리 소홀로 비례대표직과 당대표를 내려놓고 대선출마도 포기한 유시민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돈 안드는 정치'를 위하고 당내의 권위주의적 소통 구조를 혁파하기 위해 약속한 당원중심의 정당문화를 헌신짝처럼 내던진 민주당은 유시민에게 그런 평가를 내릴 자격이 없다.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모바일 경선' 폐지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외부의 정치적 문제나 논란을 향해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당내의 경선 방법론의 연속성을 쓰레기에 버리고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는 작업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당원체제의 혁신을 위한 개혁 작업을 하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단지 지난 대선의 민주당 경선 결과를 부정하는 '경선불복'의 연장선이었거나 김영환 손학규 등의 억지 트집에 끌려다니는 문희상 비대위 체제로 봐야할 일이다.
민주당은 요즈음 어찌된 것인지 48프로 득표율을 얻고도 패배한 '문재인 및 친노 책임론'이나 '모바일 경선 무용론'만이 드세다. 이는 500만표 차이로 패배한 정동영 후보와 박스떼기 경선 잡음에도 침묵했던 지난 대선의 민주당 모습과 천지차이로 비교되기도 한다. 친노에 대한 계파적 꼬장 행태가 아니고서야 더 무슨 해석을 할 수 있겠나
정동영 전 의원이 요즈음 자숙하고 변하는 듯해서 왠만하면 5년 전의 경선 문제를 언급안할려고 했지만 '모바일 경선'에 대한 트집이 지나칠수록 그 당시의 문제점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당시의 경선은 지역을 순회하는 현장 투표 중심이었다. 선거인단 모집과 대의원을 통한 경선이었지만 동원선거 및 박스떼기, 인구비례 원칙을 무시한 전북 지역 투표자 비율 높이기 등 여러가지 잡음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과연 2012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을 했더라면 동원선거 행태가 없었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민주당 당원 체제 또한 정책과 이념의 기준이나 생활당원형이 아닌 지역유지를 중심으로하는 당원이거나 특정정치인 따라 모여드는 대의원들이어서 5프로 지지율도 안되는 '손학규 김두관' 등이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다수 국민들을 어이없게 하는 결과와 평가들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들 후보들이 명분상에서 뚜렷한 인물도 아니었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로의 단일화가 이루어져 진정한 '정권교체'인지 아닌지, 민주당은 하늘만 쳐다보는 애매모호한 대선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이인제 대세론을 누그러뜨린 노무현 후보의 승리 결과를 봤을때 현재진행형의 여론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당시 노무현의 경선승리는 이미 이인제 지지도와 맞먹을 만큼의 상승세의 지지도였고 '노사모 바람'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었을 뿐, 순수하게 바라볼 당원체제의 민주당이 아니었다.
원론상으로 볼때 한 정당내의 경선이 당원을 통한 현장 투표 중심으로 가는 것이 맞지만, 그럼에도 모바일 방식 중심으로 가야 했던 것은 민주당의 당원 체제가 정책과 이념으로 구성된 것이거나 생활당원형 모델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 정치인에 따라 모여드는 당원 체제의 경선이라면 국민적 여론과 대의에 배치되는 결과가 될 수 밖에 없게 하는 우려가 있기에 모바일 경선을 채택하는 것이지 모바일 경선이 절대적 방법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 투표에 참여하는데 여유롭지 않는 지지자들도 있는 바,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나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모바일 경선에 꼬투리 잡고 문제 삼는 것은 경선 불복 행태의 연장선으로 볼 수 밖에 없게 한다. 당락을 뒤집을만한 것도 아닌 작은 문제인데도, 이를 부각하는 민주당 비노계 주장을 받아들여 종편 방송에서 우려먹는 패턴을 보게되면 우습게만 보였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정녕코 오픈프라이머리의 모바일 경선을 폐지하고 대의원 투표제 및 선거인단 현장투표만의 경선으로 간다면 민주당은 미국식 양당제를 포기해야 한다. 미국식 양당제를 선호하는 민주당이 오픈프라이머리 경선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달리 말해 오픈프라이머리 경선 요구를 거부했던 박근혜와 흡사하게 갈려는 민주당이라면 프랑스식의 다당제 등 유럽식 정당으로 가야한다. 국민 유권자들의 분화된 정치철학적 가치를 대변하는 다수 정당들이 서로 경쟁하는 위에서 '결선투표제'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것이 맞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금 다당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양당제만을 운운하면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아닌 '대의원 선거'및 선거인단들의 현장투표로만 결정하자는 자기 입맛대로의 욕심만 부리고 있다.
군사독재 정권으로부터의 뿌리가 되는 수구보수세력들이 정치권에서 물러나고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경쟁하는 '양당제'야 물론 좋지만, 그러지 못할 바에야 '새누리당 진영의 분화'를 촉진하는 개혁 작업을 통해 여야 모두가 다당제로 가는 것이 정답이다. 국민의 다양한 생각들을 새누리당과 민주당만이 대변할 수 없는 일이다.
분명한 것은 유시민의 정당개혁 가치를 부정했던 민주당이 오픈프라이머리 '모바일 선거'를 폐지하고 대의원 선거 및 선거인단 현자투표만으로 경선하겠다는 모순점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모바일 선거 방식을 폐지한다면서 민주당 당원체제의 개혁이나 당내의 소통구조를 혁신한다는 개혁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