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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행동하는 양심의 표본 국제여단(카프카의 연인님 글)
조이풀 | 2013-01-24 11:05:53 | 조회 19143 인쇄하기
http://cafe.m.usimin.co.kr/69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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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문학광장 날적이에서 함께 입력된 조이풀님의 글입니다.


이제 여름이네요~

오늘 출석부는 안타깝게도 대부분 잊혀졌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행동하는 양심의 표본"이라할 역사를 돌아보며

다시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1936년 각지의 유럽 젊은이들이 스페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자비로 스페인으로 건너간 것이 이맘때 쯤이네요.

 

 

1936년 여름 스페인의 파시스트 프랑코가 공화국 정부에 반기를 들고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유럽의 젊은 지식인들은 이것을 단순히 다른 나라의 내전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것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아나가던 민주주의가 프랑코의 반란으로 좌절할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평화를 위협하던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파시즘이나 히틀러의 나치즘에 이어 스페인마저 파시스트 손에 넘어간다면 유럽은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역사는 후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프랑코의 반란군이 승리한 후 스페인은 그가 집권한 36년간 철저히 유럽의 후진국으로 머무르게 된다.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행진하는 국제여단원들

 

각국의 젊은이들은 공화국 정부를 지원하기 위하여 속속 스페인으로 몰려들었다. 남의 나라의 전쟁에 죽음을 무릅쓰고 아무런 보상도 없이 자비로 그것도 자발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자기 이데올로기에 대한 믿음 하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건 전쟁에 참여한다는 것은 지금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이들은 노동자, 학생, 부랑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실천적 지식인들도 적지 않았다. 세계적 문호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참전의 경험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고 조지 오웰은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역시 스페인 내전의 참전 체험을 묘사하고 있다. 후에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앙드레 말로는 참전했을 뿐 아니라 프랑스의 젊은이들에게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할 것' 을 독려하러 다닐 정도였다.



이들 뿐만 아니라 파블로 피카소,베르톨트 브레히트,네루,네루다 등의 세계적인 명사들이 참전을 강조하거나 아니면 그림을 통해서 혹은 강연이나 저술을 통해서 "왜 스페인 내전에서 공화국 정부를 지원해야 하는가?"하는 것을 역설하고 다녔다. 스페인 내전을 두고 '세계양심의 시험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단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소련을 위시한 거의 전 세계의 양심적 지식인들 혹은 정열적 젊은이들이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 용감히 싸우다가 장열하게 전사해갔다. 역사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국제여단'이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국제 공산당 조직인 코민테른에서 이들을 지휘 통제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성격은 공산당과 무관하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진보주의자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56개국에서 연인원 6만여명이 참전한 국제여단원들의 면면을 보면 공산주의자,무정부주의자,사회주의자,급진개혁파,진보적 민주주의자 등 스펙트럼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다양성으로 말미암아 내분이 일어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참전한 만큼 열심히 싸웠다. 그러나 전쟁은 정열만으로는 치를 수 없는 법. 철저히 아마추어였던 국제여단원들은 직업적인 훈련을 받은 반란군을 맞아 싸우기에는 여러 가지로 역부족이었다.  내전 초기를 제외하곤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전장에 투입되었고 그중에선 생전 처음 총을 만져보는 단원들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보급이라곤 거의 없었다. 멋진 군복에 계급장, 반짝이는 군화 이런 것은 없이 오직 맨몸에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과 달랑 총 한 자루로 직업군인들과 맞서 싸웠다.


단원들 간의 의사불통도 문제였다. 어떤 부대에서는 9개국에서 참전한 단원들이 9개 국어로 소통해야 하는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이러니 국제여단원 대부분이 전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세계적인 종군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는 '어느 공화국병사의 죽음'이란 제목으로

  민병대원 레데레코 갈시아의 전사장면을 찍었고 이 사진은 스페인 내전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유명해졌으나 후일 조작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곤란한 일은 외부에도 있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적극적으로 프랑코 군을 지원한 반면에 공화국을 지원해야 할 영국은 미온적이었고 프랑스도 초기 이후에는 히틀러를 두려워하여 개입하기를 꺼렸다. 또 공화국 정부에서도 민병대에 무기지급을 반대하는 등 게릴라전을 채택하지 않았으며 소련이 개입하긴 했지만 혁명의 때가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히려 내분을 일으켰다. 도처에 나치의 게쉬타포나 트로키주의자들을 색출하려는 소련의 비밀경찰들이 이들에겐 또 다른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국제여단이 해체된 내전말기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단원들에겐 돌아갈 터전이 없었다.



미국에서는 FBI가 이들을 백안시했고 소련에서는 KGB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파시즘 치하인 독일이나 이탈리아 출신의 여단원들은 아예 귀국 자체가 불가능했다. 영국출신의 여단원들도 따돌림 당하기는 마찬가지였고 프랑스 출신들도 사정은 다를 바 없었다. 악전고투 끝에 죽은 사람이나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이나 기다리는 것은 조국의 멸시나 따돌림이었던 것이다. 한쪽에서는 국제여단의 활약을 아예 폄하하기도 했다. 이기지도 못할 전쟁에 영웅심으로 뛰어들어 공연히 전쟁만 길어졌다는 것이다.


자기 이념에 대한 헌신적인 실천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뜨거운 믿음, 철저한 자발적 성격 등을 보상해줄 것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고발한 피카소의 <게르니카> 

그러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생각한다면 국제여단원들의 맹활약은 충분히 감동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개인의 이해와 무관하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혹은 역사의 후퇴를 막기 위하여 희생하는 정신은 시대를 초월하여 고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순수함을 넘어서 낭만적인 성격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국제여단의 존재는 우리 시대에 가장 결핍된 정신인지도 모른다. 악명 높은 프랑코의 장기 독재를 기억한다면, 그리고 21세기에도 반복되는 세계도처의 변종 파시즘을 우려한다면 수십 년 전 스페인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이들의 투쟁은 충분한 역사적 의의가 있을 것이다.

 

오늘 올린 음악은 파리코뮌 당시에 만들어진 '인터내셔널가(歌)'인데요, 파리코뮌 이후 전 세계적인 언어로 옮겨지고 한국어로도 있습니다만 원곡의 분위기를 생각해서 프랑스어 버전으로 골랐습니다. 국제여단원들이 스페인 내전 당시에 가장 즐겨 부른 노래이고 스페인 내전 당시 민병대원들의 활약을 다룬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에서도 동료를 땅에 묻고 부르는 노래가 인터내셔널가입니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의 국제여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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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풀  

이 글은 2011년 6월 22일 문학광장 출석부에 올려진 <행동하는 양심의 표본-국제여단>이라는 카프카의 연인님의 글입니다. 리뷰 하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13-01-24

조이풀  

세계 진보운동사 시리즈, 국제여단편입니다.시대는 달라도 그 맑은 정신과 영혼들이 있기에~~
13-01-24

푸른호호  

힘든 시기입니다. 모두들 힘내시고 내일을 향해 꿈을가지고 또다른 시작의 출발을 해야겠지요. 추워지내요. 감기조심 하시구요.
13-01-24

전투적휴머니스트  

목숨 하나 내걸고 당당하게 살기를...
13-01-24

조이풀  

지난번 <리뷰,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린다> 기억 하시는지요?
거기에 '우린 승리하리라' 노래하던 가수 빅토르 하라
칠레 법원이 최근 빅토르하라를 죽인 8명을 기소 하기로 했다는군요.
13-01-24

복희씨  

잘 읽었습니다^^
1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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