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문학광장 제2회 온라인백일장 응모실에서 함께 입력된 언로개방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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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부의 자살충동
아내는 남편에게 보건소에서 막내아들 소아마비 2차 접종을 하여야 된다면서 시간을 구했다. 그냥 택시를 타고 가면 될 일이지만, 조금의 금전을 아끼려는 맘에 그리고 동네 병원에서 2~3만원에 주사를 맞히면 될 것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주부는 두부 1모 값 50원, 100원의 차액에 목숨을 거는 것이 몸에 배여서 그런가보다.
남편은 시간이 안 된다고 했다. 아내는 새벽 같이 나간 남편이 못내 섭섭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들이 혼자서 학교에 가는 것을 대견히 여기며, 둘째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나서 10시에 집을 나섰다.
당연히 버스를 탔다. 여자는 사실 문 밖에 잘 나가지 않는다. 남편의 차가 다 알아서 해주길 늘 바라는 그런 여자다. 전에 아이 셋을 데리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 기사의 채근과 버스 안에 손님들이 주는 눈총 앞에, 감히 다시는 아이 셋 데리고 버스를 타겠다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그런 여자다.
전에 보건소를 남편이 데려다 주었는데 거기가 지하철역 근처라 그쪽 가는 버스를 타기는 탔다. 문제는 그 때 부터다. '분명 역 뒤 쪽 어디로 가면 되는데,' 지하도 안의 번잡함과 상가의 혼란스러움은 어디로 나가야 되는지 더듬이 잘린 개미처럼 , 허둥거리게 했다.
이쪽으로 , 저쪽으로 , 다시 또 이쪽으로, 아니! 처음 보는 곳!
버스를 타야하니 유모차를 가지고 오지 못했고, 등에 업힌 아이의 무게가 오늘 따라 어깨를 누른다. 지하상가를 빠져 나오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 보건소에서 12시 전에 오라 그랬는데 '
‘ 예방 접종은 오후에 맞히지 못한다! ’ 고 한 보건소 간호사의 말에 등에 진땀이 흐른다.
' 여기서 다시 택시를 타야하나? '
괜히, 아니, 그냥 좀 서럽다. 도로 옆 보도에 걸터앉아 별의별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 큰 놈이 집에 올 시간인데! '
아직 초등학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12시 전에 집에 온다.
여자는 일어나서 다시 등에 업은 포대기를 다시 부여매고, 보건소를 물어 찾아 간다.
건널목을 두어 개 건너고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남편에게 전화해 물어 보려다가
' 그냥 택시 타고 가지 ! ' 하며 면박을 당할 일이 싫어 그냥 찾아 갔다.
12시가 다돼서야~!
동네 병원에 가면 의사들도 놀랠 정도로 겁이 없는 막내는 보건소에 가면 입구부터 운다.
12시가 넘었다며 퉁명스런 보건소 의사와 간호사의 냉정함에 죄송, 미안, 부탁을 연발하며, 소아마비 주사를 맞혔다
하늘은 온통 찌푸리다…….
남편이 출근한 뒤 가끔 땅 바닥에 버려진 꼬깃꼬깃한 카드 영수증엔 혼자말로,
‘ 참! 여기 저기 많이도 다니네! ’ 하며 혀를 차는데,
아내는 택시를 탔다. 택시 안 달리는 미터기의 말은 왜 그리도 내 심장 소리 같은지, 기본요금이 올랐다는 것은 나중에 안 일이다.
집에 온 여자는 큰아들이 혼자서 문을 열고 들어와 컴퓨터를 하고 있는 것이 대견하다.
택시에서 나올 때 5000원을 건네며 후회스러웠는데,,,,
여자는 큰 아들에게 안아 달라고 응석을 부린다.
언제 부터인가 큰 놈을 내가 안는 게 아니라 이놈이 나를 안아 주는 것이 느껴진다.
그냥 눈물이 돈다!
어깨부터 허리, 종아리, 안 아픈 데가 없다.
그리고 막내의 땡강은 시작되고,,,,,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공연장의 배우에게 찾아 온 단 한명의 손님이 공연이 끝난 후
' 당신! 그런 연기 집어 치워라! ' 라고 말할 때의 주저앉음이랄까!
아내는 아파트가 높다는 걸 느끼며 뛰어 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여자는 술이 생각
난다.
이 여자에게 이곳은 늘 직장의 연속일 뿐이었다. 남편은 쉴 공간으로 이곳을 찾는데
‘ 난, 직장의 연속일 뿐이다~! ’
귀가한 남편은 평소와 다르게 반갑게 맞아 주지 않는 아내가 이상했다. 혼자 옷을 주섬주섬
정리하고, 머뭇머뭇거리며 아내 주위를 맴도는데,,,,
말하지 않으려는 아내의 오늘 일과를 남자는 다 들어 준다.
그렇게 그 가족은 살아간다…….
나의 가족은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