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총선의 정치쟁점을 주제로 하는 MBC 백분토론에서 유시민, 이용섭, 남경필, 박선규가 토론을 벌였다.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MB심판론과 공천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였지만 새누리당 쪽 패널들의 자성적 태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물론 박선규와 다르게 남경필 의원은 MB의 국정실패를 자인하기도 했지만 새누리당 공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의 강행이나 그 문제점에 대해 전혀 자각하지 못해 총선을 의식한 형식적 차별화에 불과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천막 당사 당시에 입으로만 고개를 낮추고 선거가 지나면 나몰라라 오만을 부렸던 한나라당 패턴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FTA 위원장으로 국제조약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것에 대한 반성 없는 남경필의 토론 태도는 새누리당내 소장파라 불리는 사람들의 실체를 확인할 뿐이었다. 한 때는 사형제도 폐지론에 앞장서고 MB에 대한 쓴소리도 하긴 했지만 MB정부 국정 실패로 총선 위기가 다가오자 혼자 튀어볼려는 것에 불과,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 현재진행형의 문제점에 대해선 전혀 쓴소리를 할 수 없는 남경필의 한계였다.
설령 한미FTA에 대한 남경필의 소신으로 백번 양보해 인정해준다해도 미국 금융위기에서 확인된 신자유주의의 부작용 및 양극화로 치닫는 서민경제 파탄의 시대 상황을 보고서도 FTA 문제점에 나몰라라 모르쇠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무능이자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유시민 대표는 한미FTA 문제점을 보고도 침묵할 수 없어 '말바꾸기' 비난을 무릎쓰고서라도 반대론으로 돌아서기까지 그 고민을 털어놓으며 ISD 관련 한미간의 불평등한 내용을 그 당시에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점을 인정, 솔직한 자성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당장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FTA 심각성을 무시하고 '말바꾸기' 비난을 피하면 그만이겠지만 '말 바꾸기' 비난을 무릎쓰고서라도 태도를 바꾸게 된 FTA의 문제점을 시청자들에게 역설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구성원들처럼 FTA하면 나라 경제가 확 좋아진다며 과대선전하거나 그거 안하면 큰 일 날 것처럼 부산을 떤 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시민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미국의 이익에만 앞장선 FTA 김헌종 - 김종훈 협상 담당자들과 갈등을 빚을 정도로 MB처럼 막무가내로 퍼주는 협상태도와 달리 했다.
FTA라는 것은 주고 받는 실리적 문제이고 국익의 문제이지 목에 힘주고 국격을 운운하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다. 국익에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재협상할 수 있고, 수 틀리면 폐기라도 해야한다. 나라의 국익과 실리 앞에 한미FTA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으로 고집을 피우는 것이야말로 비실용적 자세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정권은 실상 민주통합당 이용섭 의원의 주장처럼 자동차를 그만큼 양보한 대신 독소조항이라도 고쳐가는 협상의 노력 조차 하지 않았다. 독소조항에도 불구 자동차 이익을 크게 취했던 참여정부보다 못했다는 이용섭 의원의 주장이었다. 물론 이익의 균형과 상관없이 ISD 관련 한미간의 불평등한 내용 등 독소조항의 문제가 불거진 만큼 유시민의 주장대로 한미FTA 폐기론으로 가야 전면 재협상이라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분토론의 친이계 박선규는 국가간의 약속을 뒤집는 것은 국격이 아니라며 답답한 소리만 했다. 마치 국가의 사명을 혼자서 짊어진 것인양 목에 힘주고 상대 패널들을 훈계하는 투다. 진정 국격이 걱정된다면 애초부터 충분한 논의를 통해 FTA를 고쳐야 했고 날치기를 하지 말아야 했다.
상대국 미국이 처음에 비준을 미루며 서두르지 않았다면 우리도 국익에 따라 '줄당기기' 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MB정부는 왜 날치기를 해서라도 퍼주어만 했는지, 도대체 새누리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지 알 수가 없다. 제 나라의 국익도 못 챙기면서 국격을 운운하다니 말장난도 정도껏 해야한다.
그는 또한 노 전 대통령도 7퍼센트 성장률을 약속했다며 747 약속의 허구성을 비판하지 말라고 흥분했다. 그러나 MB정부의 747론은 자신들의 탐욕적 정체성과 맞게 재벌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및 부자감세와 대기업 수출 위주 기조를 통한 것이었으며, 참여정부의 7퍼센트 성장론은 중소기업과 정보산업을 살려 성장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기득권적 저항과 국회의 게으름으로 인해 뜻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를 볼때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의 국회 대거 진출과 국정 참여의 필요성을 알 수 있게 한다.
TVN 끝장토론에서 벌인 토론 메뉴얼들과 다를 바 없던 박선규의 말장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재협상을 주장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장과 FTA 내용의 구체적 문제점을 유시민 대표가 묻게 되자 엉뚱한 예시로 답변했던 박선규, 그러나 논거 제시를 분명히 하라는 유시민의 지적에는 얼버무리기도 했다.
틈만나면 5년 전의 자료를 보라며 MB 심판론을 회피하려는 박선규는 시간과 공간을 뒤섞어 말바꾸기로 제단하려는 정치적 계산에만 급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주 해군기지 관련 토론에서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내용의 차이와. 유시민 대표가 토론에서 확인한 발언 진의가 확인되듯 '말 바꾸기' 프레임 공세가 얼마나 허망하고 무책임한 태도인지 알게된다.
오히려 제주 해군기지 추진에 주민의 의견을 묻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던 박근혜가 지금에선 무조건적 찬성론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박근혜의 말바꾸기야말로 진정성 없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여지고 있다.
실상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에게 원하는 것은 진정한 과거 반성이다. 비록 박근혜일지라도 과거의 줄푸세를 반성하고 경제민주화를 말한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문제는 대충 보여주는 식으로 하나마나한 것을 내놓고 마치 과거단절의 변화인양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할려면 제대로 해서 정권심판론을 극복한다면 모를까,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은 엉뚱하게 야당에 대한 부당한 공세로 정권심판론을 회피하려는 잔머리에만 급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