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1 야당이 수도인 서울의 후보를 못 내는 결과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야당의 대표가 사퇴했다.
그리고, 아직도 갑론을박 중이다.
2.
민주당은 부랴부랴 반성문을 올리고, 다른 당들은 (말은 못하지만) 충격을 꽤나 받은 상태다. 시민사회진영은 정치제도권 안에 순풍으로 안착했고, 정당정치제는 파산을 맞이했다. 조직투표의 힘을 60프로의 투표율로 '작살' 내버렸다. 버스동원은 처참하게 '깨져'버렸고, 정당정치는 폭격을 맞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제 1야당의 '조직'은 극복 대상이 되었으며, 정당정치제를 탄생시킨 87체제를 '시민들이 세력이 되어', '직접정치제'의 서막을 올려 '버렸다'
민주당 중진 입에서 '정당정치 X 된거야' 라는 말이 나왔고, 조직의 힘에 대항하는 비조직의 힘은 30프로를 넘지 못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깨졌다. 비조직 바람으로도 40프로의 신화를 넘어 박빙으로 승부가 가능하다는 '역사'를 써 버린거다.
민주당이 아니라서 안 된 거라는 '족쇄론'은 또 한번 역으로 민주당에게 족쇄가 되었고, 제 1야당은 단일화 경선에서 보기좋게 세번 연속으로 케이오패를 당했으며, 숨어있던 조직표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더 큰 파도가 덮어버렸다. 여기까지만 보면 민주당의 패배다. 크흑. 아니 참패다.
세력정치의 신화가 아주 '완벽하게' '세번씩이나' 깨져 버린거다.
그것도, 매우, 처참하게.
3.
안팎으로 내홍을 겪게 되어 있는 민주당에서 반 민주당 정서를 '이제야'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라는 자백과 함께 '불쏘시개'를 구하려 했던 민주당은 스스로가 '불쏘시개'가 되어버렸다. 현장의 5프로 리드는 "이젠 정말, 삐끗하면 간다"라는 정서를 심어줬다. 그게, '조직'에서 진게 아니라, '조직'에 대해 이해 못 했을 것이라 '자신'했던 세력에 졌다.
와,
이렇게 써 놓고 나니, 정말 이번 선거 대단하다.
'무소속'이 '조직'을 보내버렸다. 바람이 외투를 벗겨버렸다.
4.
이걸 '단순히' 정당정치 염증 "뿐", 이라고 읽으면 안 된다. 이건 신구도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라는 거지. 근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이걸 '직접 만들어버린' Paradime Shift 세력이, 그 답은 "다시 정당에" 내라고 "명령" 해버렸다는 거다. 정당정치? 그따위로 하려면 아웃. 근데, 뭘 할지는 다시, 너희들이 결정해, 그게 너희에게 주어진 의무야. 그게, 정치야. 일단 한번은 더 지켜볼께. 라고.
수도 서울의 -대통령 선거의 바로미터인- 선거에서 사상 최초 비정당 '유력' 후보의 출현. 정당? 일단 닥치고, 열받으면 부대 출동한다? 라는 경고, 그리고 니들 자꾸 세력으로 까불면 숨겨진 진짜 세력이 뭔지 확 보여준다? 라는 무력시위.
쉽게 말하자. 니들 판 인정 안 하니, 기존 판, 다시 짜자는 소리다.
5.
분명한 것은, 이제 시민이 '좋은 말'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다. 소속? 일단 전선부터 짜고 말하자 응? 하고 좋게 보디 블로우 한번 때렸다는 거지. 어쭈? 이것들이 내 말 안듣네? 너 아웃? 하고 경고 두번 보냈는데, 어? 그래도 또 난리야? 니네 당 파산. 그따위로 하려면 나가서 놀아!
지난 무상급식 선거가 가진 신호는 아주 심플했다. 장난칠 꺼 아닌 거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진도나가자! 라는 거였고, 이번 선거, "그런 게 정당 정치면 하지 마라!" 라는 거지. 이젠, 어떻게 하든 진도 빼자는 거다. 뭘 할지 이제 다시 컨텐츠를 말해! 라는 점이다. 잠깐, 그 이전에 딴나라 저것들 좀 패야겠네? 혼내주는건 혼내주는거고, 일단 닥치고 내 밑으로 다 집합! 일렬종대 사수 앞으로. 라는 거고.
6.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가 민주당엔 '매우 큰'짐이 되어 버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 선수교체, 이제 내가 직접 나가서 총 쏠게. 니들 앞으로 제대로 줄 못 서면 죽는다? 앞으로 장난치면 죽는다? 라는 메시지는 전달되었고, 이젠 민주당이 '받을' 일만 남았다. 이건 정당정치제로 해결날게 아니다. 이제 민주당이 시민사회세력 속으로 들어와야 일이 풀리는 거지. 지금처럼 진 딱 쳐놓고, 야야야, 우리 고기 좀 더줘. 난 쪽수가 많잖아. 응? 하다간, "이쉐키가!" 하면서 식판 뒤 엎어버리는 수가 있다는 거다.
이번 선거는 현장 박빙으로 인해(민주당이 가장 충격을 받은 건 분명히 현장투표다. 언제나 비조직 세력은 30프로가 맥시멈이라는 오랜 관행이 깨져버렸다) 분명한 시그널이 전달되었다. 전투부대, 니들말고 이쪽에도 있다. 니들만 있는거 아니다. 일단 나와서 떠들어라, 니들끼리 리그 하지 말고. 라는 소리로 "확실하게" 전달됐다. 이제 진도 나갈때다. 민주당과 정당정치제에 덮쳐온 체제 파산의 위협은 시민에서 시작되어, 정당에 전달됐다. 진짜 본대가 어디인지, 본대가 한번 제대로 움직이면 어떻게 되는지. 이래저래, 이번 선거는 정말 정당정치제에 '국어공부' 제대로 시켜주는 선거가 되어버린 거다. 패러다임의 이동과 함께.
이제 이 태풍으로 인해 엎어진 판을 수습해야 할 곳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에게 기회가 있다. 라고 내가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거다. "판을 수습하는 정돈된 모습" 민주당이 솟아날 구멍이 있다면, 그 출발은 바로 그 모습에서 시작된다. 민주당에게 시민이 다시 기대를 할 수 있는 건, 바로 거기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