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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의 길 아니지만 가고자 하는 곳 같다"> 노근/ 박봉팔닷컴/ 기사입력 2011년 9월 23일 오전/ 날씨 맑음
국민참여당이 민주노동당과의 진보통합 여부를 묻는 10월 1일 전국 당원대회를 앞두고 22일 중앙당사에서 당원 토론회를 열었다. 홍용표 서울시당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유시민 대표와 조상훈, 성수환, 전영환 주권당원이 참여했고 국민참여당 방송국 참TV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유 대표는 토론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과 관련해 당원들이 가지시는 의문과 걱정, 기대와 희망 등을 이해한다"면서 "오늘 모든 것들이 허심탄회하게 얘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무현 정신이 대체 뭐냐... 개념이 명확할수록 분열은 필연적" "각자 다른 불일치 속에도 공통된 것 있다면 바로 그것이 진보"
유 대표는 조상훈 주권당원의 "노무현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어도 끝까지 한 길을 가셨다. 너무 쉽게 독자노선을 포기하는 것은 노무현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란 질문에 "노 대통령께서는 꼬마 민주당에 계시다가 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이 만든 새정치 국민회의에 합류하셨다. 그 때 하신 말씀이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달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다른 작은 것들은 포기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유 대표는 "노 대통령께서는 작은 정당을 하시다 큰 세력에 합류하셨고 그 결과로 대통령에 당선되셨다. 그 분의 당시 고민과 우리의 현재 고민이 비슷하다"고 지적한 후 "그러나 현 시대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길을 그대로 갈 수는 없다. 주어진 시대적 과제가 다르기 때문"이라 전했다. 지난 10년의 집권 동안 자유주의 민주정부와 진보주의 정치세력간에 깊어진 갈등의 골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천천히 통합을 추진할 순 없었냐는 질문에는 "시기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당지형을 개편해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이번 통합 논의는 민주노동당 등 여러 파트너가 존재한다. 우리 마음대로 시기를 선택할수는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노무현 정신에 대해 유 대표는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개념 정의를 할 수 있느냐"고 되물은 후 "모두가 조금씩 다르게 정의한다.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지 우리 각자가 생각하는게 다르지만 우리는 모여서 당을 함께 하고 있다. 만약 노무현 정신을 명확히 규정해버리면 그것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없을 것이다"고 얘기했다.
유 대표는 또 "노무현 정신이 정의하기 어렵듯 진보 역시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라며 "저는 이것을 명확히 정의할수록 분열은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진보의 개념이 각자에게 조금씩 다르지만, 불일치 속에서도 대체로 공통적인 어떤 것이 있다. 저는 그 공통점을 보면 민주노동당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가 고정된 개념이라면 진보정당을 함께할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혁신과 통합에서 활동하는 문재인, 한명숙, 이해찬 등 친노 인사들이 합류할 수 있는 (참여당이라는) 진지를 쉽게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분들이 우리 당에 오면 좋겠지만 오시지 않는다"면서 "안희정, 이광재씨도 마찬가지다. 그 분들은 민주당 당원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 진보통합은 이뤄져야"
유 대표는 전영환 주권당원이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으로 인해 갖게 된 여러 가지 불안과 우려를 지적하자 "저도 말씀하신 그런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독자파와) 저와의 차이점을 들자면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유 대표는 그 이유로 "국민의 소망과 민주노동당의 변하고자 하는 의지"를 들었다.
유 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의지에 대해 "그들은 지난 15년의 경험으로 독자노선으로는 진보의 외연확대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민주노총, 전교조, 전농 등의 막강한 조직이 있으나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참여당과 비슷한 지지를 받는 형편이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 평가했다.
"지역주의 허물 수 있다면 모든 것 다 줄 수 있어"
유 대표는 민주노동당과의 진보통합이 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로 "지역주의 대결구도를 종식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세력이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좋은 취지로 참여당을 만들어 지난 2년 간 우리끼리 열심히 했다. 그러나 현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아성 근처에도 못갔다. 지역주의 극복이 노무현 정신의 하나라 할 수 있는데, 우리보다 좀 더 왼 쪽이고, 조직문화가 다소 틀려도 공존의 범위 안이라면 우리 당이 실질적 이득을 얻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지역 기득권 정당의 아성에 도전해 그것을 흔들 수 있는 힘 있는 제 3세력이 생길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 대표는 안철수, 박원순씨에 대해 "두 분은 지지자들의 외연이 상당히 넓다"고 평한 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기존 구도로 설명할 수 없다. 이는 어느 정당도 이 분들에게 투사되는 국민의 지지를 담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당도 이 분들을 담지 못하는 그릇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현상으로 표출된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참여당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은 계급주의로 들어가는 것 아냐"
이어서 진보통합이 될 경우 2년 만에 참여당의 간판을 내리게 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이를 아쉬워하는데, 민주노동당은 15년 된 간판을 내리는 것이다. 우리보다 깃발을 내리는 아쉬움이 훨씬 클 수 있다"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주문했다. 또 "큰 아쉬움 속에서도 함께하려는 것은 우리 당이 계급주의 정당으로 가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더 이상 계급주의 정당을 해서는 안 됨을 깨닫고 새로 변화하려는 것"이라며 오해를 풀 것을 제안했다.
"반대투표는 문제 없으나 투표 자체에 대한 거부는 심각한 문제"
유 대표는 조상훈 주권당원과의 질의 응답에서 참여당 내부에 논란이 되고 있는 투표거부 운동과 관련, 반대투표와 투표거부의 구분을 분명히 했다. 유 대표에 의하면 반대투표는 주권자인 당원 고유의 권리이고 유의미한 의사표시가 될 수 있지만,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참여당의 이름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것.
조상훈 당원이 진보통합을 주장하는 지도부의 일방통행에 일각에서 투표거부 운동을 진행한다고 하자 유 대표는 "투표거부로 개함조차 못하게 되면 국민들께 상황 설명을 드리기가 곤란해진다"면서 "당원 고유의 권리로 안건에 반대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투표 자체를 거부하면 국민들이 참여당은 참여민주주의 한다더니 참여가 없어서 의사 결정도 못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 우려했다. 부결이 되더라도 50% 이상의 투표율에 3분의 1 이상의 반대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투표 거부의 문제점을 지적한 유 대표는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이 모두 가결되면 10월 2일부터 협상에 들어가 당명, 당헌, 강령 등을 합의하게 된다. 관심을 가지고 의사를 표명해 주시면 반드시 좋은 합의를 끌어내어 양 당의 당원들 마음에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또 일방통행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16개 시도당을 일일이 다니며 1,500명 이상의 당원들을 만났고, 지역 별로 최소 2, 3차례 오프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4개월 이상 온라인 토론도 벌였다. 이 정도면 부족한 점도 있었겠지만 당원들이 의사결정을 하시는데 있어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본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절차상 하자로 인한 원점 재검토는 수용하기 힘들다"며 "다수도 소수를 무시해서는 안되고, 소수도 다수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참여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통합 반대 움직임을 염려하며 "국민들은 시원시원하게 마음을 모으는 것을 바라는데 계속 여러가지 논란 속에 통합이 늦어지면 결국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질질 끄는 것이 우리의 한계인 것 같아 아프다. 국민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아 슬프다"는 통렬한 비판을 남기기도 했다.
"노심조와도 함께 해야"
유 대표는 현재 확실한 것으로 "첫째, 야권연대는 반드시 해야 한다. 둘째, 지금 상태로는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에 야권연대가 불가능하다. 셋째, 진보통합을 하게 되면 야권연대의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는 것을 들며 "국가권력의 향배가 우리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느낌이다. 내년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책임을 우리가 질 역량도 없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결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현실적 방안만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겠냐는 온라인 질문에 대해서는 "진보신당 통합파와 민주노동당 전 대표들이 참여당과의 합당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는데 저는 그것이 진보신당과 먼저 통합을 하고 참여당을 고려해야 한다는 정도로 이해한다"면서 "참여당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닐 것으로 믿기에 일단 존중하며, 저희가 겸손하게 잘 대처하면 그 분들도 공존의 길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새 통합진보당에는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세 분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보며 기왕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이니 진보의 모든 분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진로 다 걸고 진보통합 완수할 것"
유 대표는 마지막 마무리 발언에서 오랜 시간 토론을 지켜봐 준 당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통합파와 독자파가 각자의 주장에서 수긍할만한 점들이 있었다면 오늘 토론은 꽤 괜찮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당대표로서 지난 4월 원내에 진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과 진보통합 추진의 과정에서 저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발생했다는 것에 무척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사과한 후 "저도 당의 깃발을 내리는 결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저의 정치적 진로를 다 걸고 하고 있는 것이다"고 얘기했다.
"노무현의 길과 다르지만 가고자 하는 곳은 같아"
한편 문재인 이사장 등에 대해 "참여당 창당을 반대하셨던 문재인, 한명숙 등의 원로께서는 저에게 민주당과 합쳐서 대선에 나가라 하시며 (대통합이 아닌) 진보통합에 매진하는 것이 제 역할을 방기하는 것 아니냐 걱정을 하신다"면서 "분명 (진보통합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걸었던 길과는 다르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곳은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에 반드시 해야할 일이 대통령 되는 것이 아니라 제 3의 정치세력화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유 대표는 "이것을 해야지만 단기적으로 정권교체, 장기적으로 정치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길을 손 잡고 함께 갈 수 있다면 누구와도 함께하겠다. 저에 대한 오해와 멸시, 냉대가 아프지만 견딜 수 있다. 참여당 스스로 대안 세력이 됐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진보정당과 함께 하려는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야권 전체의 튼튼한 연대, 중장기적인 정치지형의 변화, 노무현 대통령의 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노무현의 길처럼 보이는 민주당과의 혁신과 통합이 아니라 진보통합의 완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끝으로 유 대표는 "저의 이 생각이 아주 강해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급한 면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부족함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우여곡절 속에서 저의 확신이 당원들께 전달됐을거라 생각한다"면서 "정 판단이 다르시다면 투표를 거부하시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로서 반대의 한 표를 행사해달라. 각자의 판단이 지금은 맞는 것 같아도 100%라고는 말을 못하기 때문에 집단 지성이 필요한 것이다"고 참여를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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