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리안들은 지난 2010년 10월 17일(한국시각)을 잊지 못한다. 이날은 정부가 포기했던 한 여성을 트위터리안이 힘을 합쳐 구한 날이기 때문이다.
한지수씨는 지난 2008년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온두라스로 갔다. 하지만 2009년 8월 네덜란드 여성 사망 사건에 휘말린 한씨는 살인범으로 몰렸고 구속이 됐다.
억울하게 수감 중인 사실을 알게된 한씨의 언니와 아버지는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한씨의 아버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이명박 정부에 신원보증을 해줄 것을 요구하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국가가 개인을 위해 보증을 서준 경우가 없다”며 그 손을 잡지 않았다.
억울한 한 씨의 사정은 인터넷으로 퍼졌다. 트위터리안들은 격분했고 자발적인 석방 운동을 벌였다. 트위터리안들은 ‘한지수요일’을 만들어 한씨를 응원하는 글들을 남겼다.
결국 현지에 파견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의 사체 부검 끝에 한씨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지난 1월 꿈에 그리던 조국으로 귀국했다.
이 사건은 트위터의 힘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트위터가 단지 정보 소통.전달 창구를 넘어 현실을 바꾸는 운동(movement)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정보 소통.전달을 넘어 현실을 바꾼 트위터그동안 싸이월드나 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크는 많았다. 하지만 트위터 만큼 네티즌들의 사회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트위터는 어떻게 현실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일까.
트위터의 속성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는 기존의 블로그, 메신저, 커뮤니티 등의 장점이 잘 흡수된 변형된 소셜네트워크로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 및 정보에 대한 수용자의 선택성이 한층 강화된 미디어다.
27일 오전 충청북도 영동군 환간면 남성리 도로에서 휴식을 취하던 '한진 희망 자전거' 참가자들에게 트위터에 올린 '희망 자전거'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 ⓒ양지웅 기자
리트윗(RT), 해시태그(#) 등과 같이 공통의 관심사나 이슈를 공유 확산시키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뉴스 전달과 정보공유 등과 같은 사회적 특성을 더욱 발전시켰다.
특히 아이폰 등 스마트폰과 결합하면서 모바일 콘텐츠를 생산.유통시킬 수 있는 강력한 미디어로 등장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원태 부연구위원은 “페이스북이 사람이 매개의 중심이 되는 관계 추구적인 미디어라고 한다면 트위터는 공통의 관심사나 이슈가 매개의 중심이 되는 정보 추구적 미디어, 더 정확히 말하면 ‘실시간 정보 네트워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정보 네트워크는 곧 여론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6.2 지방선거다. 당시 선거는 천안함 침몰이라는 이슈로 여권인 한나라당의 우세가 예상됐다. 방송, 일간지 역시 안보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하지만 트위터에선 달랐다. 트위터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터진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의문을 제시했다. 이 글들은 빠르게 리트윗됐다. 리트윗될 때마다 트위터리안의 의견이 첨가됐다. 어떤 트위터리안은 과거 북풍 조작 사건을 덧붙였고, 또다른 트위터리안은 침몰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함께 올렸다.
특히 광우병 촛불집회로 시작된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의식 위에 4대강 사업 반대, 서민경제 위기, 천안함 사건 등의 이슈가 트위터를 통해 전파되면서 선거는 야권연대를 한 민주당, 민주노동당의 승리로 끝났다.
트위터의 진화, 어디까지?트위터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200일 가까이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소식이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면서 희망버스가 탄생했다.
트위터리안은 방송3사가 보도하지 않는 김진숙 지도위원 소식을 해외 매체에게 알리기도 했다. 외신 기자들에게 김 위원 관련 기사를 링크하거나 번역을 해서 보냈다. 그 결과 ‘알자지라’ 등 해외 방송에서 김 위원의 농성 소식을 보도햐는 성과를 냈다.
'한진중공업 사태' 트위터 타고 전 세계로. 17일 아랍권 최대의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더 스트림'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60여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사태가 보도되고 있다. ⓒAljazeera 홈페이지 갈무리
콘텐츠 생산에서도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내린 폭우와 관련 방송사나 언론사들이 트위터에 올라온 피해 속보와 현장 사진을 받아써서 보도를 할만큼 트위터의 힘은 막강해졌다. 400만의 자발적인 트위터리안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2천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2012년에는 트위터의 힘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총선, 대선이 연이어 펼쳐지는 해로 트위터가 세상을 바꾸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원태 부연구위원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투표 참여 수준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투표참여 의향을 밝히고 있다”며 트위터가 여론형성과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예고했다.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는 “매스미디어는 언론이 선택한 것이 여론으로 확산되지만 소셜미디어는 수많은 대중이 받아들였을 때 그 정서가 생긴다”며 “트위터 사용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금같이 미디어가 제 역할을 못한다면 트위터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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