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걱정하지 말고 잘가!"
솔지가 외칩니다.
한솔이가 울부짖습니다.
결국 우리는 솔지아빠를 이렇게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일을 하다가 사고로 다리가 부러지고 발바닥이 걸레가 되어버렸습니다.
급한김에 솔지아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와서 입원수속좀 해주쇼. "
7월2일 토요일이였습니다.
간이 침대에 누워 솔지 아빠를 보았지요.
허연 머리에 깡마른 몸뚱아리.. ...
연실 쿨럭이며 입원수속을 하더군요.
"왜 병원에 안가는 거야! "
언제 부터인가 만나던, 전화를 하던 일상적인 대화였습니다.
"가 봐야지. 야 , 어지럽다. 몸무게가 39킬로더라.
만원만 줘봐. 택시타고 가야겠다."
솔지아빠와의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지금 솔지아빠가 써준 입원서약서 사본을 보고 있습니다.
관계란에 친구라고 써있습니다. 친구......
성남에서 화장을 하는 동안 멍하니 하늘을 보다가
7월 10일 통화내역을 열어보았습니다.
오후10:00에 솔지아빠라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오늘 병원 안옮겼어? 오늘 옮긴다고 했잖아 "
"내일 월요일로 연기했어"
맥없는 목소리와 힘껴운 기침소리에 짜증이 났습니다.
"도대체 병원은 언제 갈꺼야!."
"힘들어서 요양좀 가야겠다."
"요양을 가던 뭐하던간에 병원먼저 가라니까."
몇마디 더하고 끝냈습니다.
그날 따라 "오래 못살겠다"는 마지막 후렴구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마지막 만남과 마지막 통와입니다.
작년 6.2 지방선거에 시의원으로 출마했습니다.
그때만해도 몇번의 면식만 있는 관계였습니다.
떠밀리다시피한 출마였습니다.
그때 솔지도만났고 한솔이도 만났습니다.
몇명 안되는 자원으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돈도 사람도 조직도 경험도 무엇하나 가진게 없었습니다..
야권연대를 위하여 지지율을 포기하고 사퇴를 했습니다.
하남의 유시민이라는 프랭카드를 내렸지만
도지사 유시민을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오는 후유증에 피눈물을 흘린 분이
어찌 솔지아빠 한분이겠습니까만은 무일푼에
몸빵 돈빵으로 치룬선거는 솔지아빠를 한동안 깊은 골방속에 들게 했습니다.
하남의 당조직도 추스르기 힘든 상처를 입게되였지요.
선거내내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며 밝은 미소를 짓던 솔지와 한솔이
그랬습니다.
"아빠가 자랑스러워요. 중학교도 못나온 아빠를 다 대학나오고 많이 배우신 분들이
아빠를 위하여 이렇게 열심히 뛰시는 걸 보니 , 아빠가 잘못사신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훌륭한 아빠를 둔 두딸의 밝고 힘찬 웃음소리였습니다.
골방에 무너져내린
솔지아빠에게 말했지요.
"너무 멀리가지 마십시요. 돌아오기 힘듭니다."
다시 당과 광장활동을 시작했고 밝은 모습을 서서히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린날, 장마뒤 개울에 사는 붕어가 어떻게 마당까지
거슬러 오르는지 ,다시 핏대올리는 입씨름 속에서 모습속에서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냉정한 것.
생업을 찾을 것을 집요하게 종용했고
기꺼이 대리운전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한겨울 긴긴밤 그 추운 거리거리에서 바들바들 떨며
취객을 기다리는 얘기를 하면서도
가끔 대통령을 유시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얼마라 좋아라 하며 자랑했는지
그 약한 몸뚱아릴 가지고 온 겨울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와중에도 공부를 해야한다고
써클을 꾸리고 행사를 좆아 다니고
봉하로 김해로 마지막 코엑스 국가란 무엇인가 저자와의 만남까지
참 어디에서 그런 열정이 나오는지... ...
어느 순간 알았습니다.
"이제 일 안해.
한잔합시다. 집앞으로 갈께."
맥주라도 한잔 마시면 입에 대다말고
"야, 못 먹겠다"
"야. 나 오래 못 갈것같다."
원체 말라깽이 약골에 술을 즐겨하지 않았기에
그려려니 하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솔지아빠는 어느덧 골방으로 다시 스며들고 있었나 봅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솔지아빠에게 무언가 해야하는데
지금 이 순 간에도 눈 물만 흐릅니다.
주섬주섬 솔지아빠에 대한 상념을
담담하게 말하고 아니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은 점점 하얘지기만 합니다.
솔지가 말합니다.
아빠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잡으려 했는가를 알고 있다고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고
미안해 하지마라 괜찮다고 말하는 것같다고 울먹입니다.
관심가지고 함께 해주신 동지 여러분
좀더 멀리 바라보고
좀더 깊이 생각하고
보다 넓고 넉넉하게 포용하면서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솔지를 바라보는 마음이고
솔지아빠의 열정을 놓고 싶지않습니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한마디와 더불어
지근에서 지켜주지못해서 죄송하다고 목을 놓습니다.
아빠보다 훌륭한 딸을 둔 솔지아빠를 이렇게 보냅니다.
평안하소서.
Maria Farandouri (마리아 파란두리)
Pandermi - Maria Farandouri(마리아 파란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