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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이라도 들고' 바리케이트에 맞서는 심정으로
불꿈리 | 2011-05-08 16:57:23 | 조회 2276 인쇄하기
http://cafe.m.usimin.co.kr/5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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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7 재보선 전에 제가 있는 '사람 사는 세상' 모임에 올렸던 글입니다. 시기적으로도, 그리고 여기에도 좀 안 맞는 글이지만 염치불구하고 올립니다. - seopang.com 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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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민주당 성향을 가지신 분들에게 먼저 말씀드립니다. 민주당은 궁물당 소리를 듣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 무척 언짢으실 겁니다. 그러나 그건 마타도어가 아닙니다. 민주당 스스로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전형적인 양아치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이 현직에 계실 때와 떡검 수사를 받으며 고통을 겪고 계실 때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입니다.

 

손학규 - 노 대통령은 경포대 (이 말을 했을 때는 딴나라당이었지만 )
이종걸 -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빨리 구속해야 한다.
박주선 - 친노들은 빨리 2선으로 물러나거나 은퇴해야 한다.
박지원 - 민주당을 망친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닌가.
송영길 - 노통은 재임기간 돈을 받은 경위 등에 대한 진위를 밝혀야 한다.

 

이외에도 민주당이 노통을 폄훼하고 비난한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랬던 그들이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분위기가 반전되자 감히 '노무현 정신'을 말하고 그 계승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게 얼마나 노골적이고 후안무치한지는 다음의 글에서도 분명히 나타납니다.

 

"2010년 7월 23일,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천호선 후보 선거 사무실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당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이미 여론조사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하고, 조사 방법과 실시 날짜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협의를 모두 끝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측에서 느닷없이 여론조사에 사용할 천호선 후보의 경력에서 ‘노무현’을 빼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천호선 후보의 명함과 선거공보물에 있는 대표 경력이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천호선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 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많은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고, 대통령님 퇴임 후에도 ‘봉하마을 대변인’으로 불릴 만큼 노무현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민주당이 이걸 사용하지 말라며 안 그러면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고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국민참여당은 ‘어떻게든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달라’는 국민의 바람을 생각해 결국 이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아들여 노무현 대통령 대신 ‘참여정부’라는 별칭을 사용했습니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에게서 노무현을 지우려는 민주당을 보며 저들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1년 4월 8일, 일관된 원칙과 건전한 상식을 지키려던 국민참여당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김해을 야권연대 협상이 마무리 돼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마지막 실무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넣으려고 하는 곽진업 후보의 경력을 확인하고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곽 후보의 경력을 ‘노무현정부 국세청 차장’이라고 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7.28 은평을 협상 당시 자신들이 했던 주장을 180도 뒤집은 것일 뿐만 아니라 ‘진실’과도 너무나 거리가 먼 것입니다. 9일, 국민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논평에서 “곽 후보는 국세청 차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한 적이 없”고,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초 ‘인사발령 대기자’로 남아있었을 뿐”이라며 “후보자의 경력은 진실의 문제”라고 잘 지적했더군요.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넣을 자기 당 후보의 경력에 ‘노무현’ 세 글자를 넣기 위해 온갖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저들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국민참여당 천호선에게는 ‘노무현’을 지우라고 윽박지르고, 노무현 대통령님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민주당 곽진업에게는 ‘노무현’ 이름표를 달아주려고 온갖 억지를 부리는 민주당. 저들의 노무현 석 자에 대한 이중성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양순필 전 참여당 대변인

 

정말로 감탄스러운 '감탄고토(甘呑苦吐)'의 자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노무현이라는 존재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전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꿈을 꾸셨는지, 어떤 정치를 하려고 하셨는지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습니다. 지역주의에 기대어 편하게 제1야당이나 하면서 유유자적 신선놀음이나 하는 당, 딴나라당과 이명박정권에 맞서 제대로 투쟁하지도 않고 뭐 하나 번듯한 개혁정책 하나 내놓지 못 하는 당, 그러면서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참여당과 유시민을 물어뜯고 짓밟는 데는 온 당력을 집중하는 당 (본선도 아니고 고작 후보 경선을 위해 정작 중요한 곳과 자신들의 선거운동지역까지  팽개치고 김해로 총출동한 민주당 지도부!), 당원들이 자신들의 지구당 위원장조차 뽑지 못 하는 철저한 하향식 구조의 당, 그런 당이기에 궁물당 난닝구라고 하는 것입니다. 노통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었을 때 설렁탕 한 그릇 안 산다고 비토하던 모습, 그리고 탄핵에 앞장서던 모습에서 민주당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 자유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노무현' 석 자와 어울릴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민주당은 이제 더이상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정권을 창출할 수 없는 불임정당입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사실 기적이었습니다.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은 DJP 연합과 이인제의 독자출마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노통의 당선은 지역주의에 온몸으로 부딪혔던 그의 정치역정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노사모라고 하는 엄청난 자발적 지지자 그룹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손학규나 정동영으로 그런 기적을 다시 이루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정동영은 이미 사상 가장 큰 차이로 대선에서 대패한 전북 골목대장에 불과한 자이며, 손학규 역시 '정동영 데자뷰'를 보여줄 인물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도 딴나라당에서 '단지 대선후보가 되지 못 했다는 대단하신 이유 하나'로 탈당한, 대선후보가 되었다면 지금도 여전히 딴나라당에 몸담고 있을 사람이죠. 그런 사람을 국민들이 지지할 거라고 보는 건 순진한 생각일 겁니다. 손학규 카드로는 민주당 고정표는 얻을지 몰라도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동층과 정치무관심층의 마음을 잡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딴나라당에 있으면서 경기 지사를 역임했고 대선 후보가 되지 못 하자 뛰쳐나온 이인제....., 손학규와 이인제가 다른 점이 과연 무엇인가요?

 

결국 불임정당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딴나라당의 영구집권을 도와주게 되는 꼴이 됩니다. (자민당 천년왕국인 일본이 마냥 남의 일은 아닙니다.) 뭐 민주당도 제1야당질 하는 것으로 자족하는 듯하니 (대권병 걸린 몇 명 빼고) 거기에만 만족한다면 계속 민주당을 지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딴나라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하다면 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진보좌파를 표방하시는 ooo 님이 얼마 전 "참여당의 정강정책을 보니 이 정도만 되어도 소원이 없겠다"라고 하신 걸 봤습니다. 내심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그리는 이상에 있어선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소원이 없겠다"라는 평가 그 다음입니다. '어쭈 제법인데. 그래 열심히 해봐'라고 하며 팔짱만 끼고 있는 것, 그러다 가끔, '이 정도만 되어도 소원이 없을' 세상을 위해 힘들게 싸우는 사람을 향해 어깃장이나 놓는 것은 결코 올바른 진보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백 걸음의 이상을 가슴에 품되 현실에선 단 한 걸음이라도 악랄하게 또박또박 걷는 것이 진정한 진보가 아닐까요?

 

민노당의 입장에서, 또는 진보신당의 입장에서,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진보좌파라는 나름의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견해를 갖고 다른 정치세력을 비판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비판이란 것이 현실정치에서 실제로는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꼼꼼한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상만을 기준으로 하여 칼을 휘두르기에는 한국의 현실이 결코 녹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는 흔히 진보적 지식인의 글을 이용해 자신들 눈에 벗어난 정치인을 공격하곤 했습니다. 그 지식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한 것일지 몰라도 현실에선 수구세력에게 철저히 봉사한 것이었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소원이 없을' 세상은 그만큼 멀어졌고, '이 정도로 되면 살고 싶지 않은' 세상은  그만큼 공고해졌습니다.

 

참여당의 정강정책이 전혀 마음에 안 든다면 이런 얘기를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갈 길이 다른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될까요? '이 정도만 되어도 소원이 없을' 세상을 위해 지금 바로 '깡통이라도 들고' 바리케이트에 맞서야 되지 않을까요? 그 세상을 정말 '타는 목마름으로' 절박하게 원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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