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5일(수) 국민참여당 도봉구지역위원회 주관으로 유시민 주권당원의 강연이 도봉구민회관에서 있었다. 미친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들의 주된 화제는 단연 '진보' 또는 '진보정치'임을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이땅에서 진보정치를 실현시킬 것인가란 과제를 부여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아집과 독선으로 똘똘뭉친 이승만은 정적이라 규정한 당시 진보당의 당수 조봉암 선생님을 사형에 처하는 만행을 저지름으로써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엄청난 퇴보를 가져왔다. 이후 끈질기고 처절하게 노력해온 진보세력은 1990년대 대중의 지지를 업고 현실정치의 장에 뛰어드는 쾌거를 이루기는 했지만 그 발전이란게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하여 작금 우리들의 최대 과제는 진보정치의 실현이라 할 것이다.
유시민님의 강연은 언제 들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해주고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게 해준다. 우선 진보란 무엇인가? 진보정치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공동체의 선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공동체의 선을 실현시킬 수 있는가? 등 연결고리를 매끄럽게 이어주면서 두 시간여에 걸친 강연을 하셨다.
하나, 진보란 무엇인가?
1. E.H 카아: 인간능력의 지속적인 발전이다(역사의 진보를 믿는다는 측면에서)
2. 이남곡 선생님: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억누르는 물질적 결핍이 주는 억압, 불합리한 제도가 주는 억압, 낡은 의식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되고자 하는 노력으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3. 김상봉 교수님: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다.
둘. 진보정치란 무엇인가? : 국가로 하여금 국민, 인간을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정치의 영역을 정치하며 노력하는 것이다.
셋. 국가란 무엇인가?
1. 계급억압(계급지배로서의 국가) - 칼 맑스의 주장으로서 국가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함(사회주의적)
2. 사회계약론(국가가 소극적일 수 있다 ) - 장자크 루소의 주장으로 이를 주로 야경국가라 함(보수적)
3. 공공재를 공급하는 주체를 말한다.
* 진보의 국가관은 불투명하다. 그예로 무정부주의자들을 들 수 있다.
넷. 정의란 무엇인가?
유시민님은 새로운 국가관을 혼자서 생각해 봤다면서 국가의 존재이유로 '국가는 공동체의 선을 실현하는 존재'로 봄.(미덕국가론, 선행국가론)
다섯. 공동체의 선이란 무엇인가?
1987년 개정된 대한민국 헌법을 기준으로 설명하면서 1. 자유/ 2. 평등/ 3. 정의/ 4. 평화/ 5. 환경.생태/ 6. 사회적 안전/ 7.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기본권으로서의 인권을 말한다. 이것들은 인간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최고의 가치로서 이 모든것이 실현되는 국가가 선행국가이다. 우리들은 이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체의 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헌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심.
여섯. 진보란 이상주의다. 이루어가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진보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단결과 연대, 통합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1. 진보는 최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2. 독점과 독선을 경계해야 한다. (연합정부)
3. 연합정부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 : 절차와 방식에 의해 후보단일화를 해야 하고 정책공약을 실현하여 공동정부를 구성해야 하며 내각배분 등의 합의를 통해 완성해야 한다.
두 시간여에 걸친 강연, 질의 응답이 지루하지 않게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백만 수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강연을 들으면서 지금 우리에게 "왜 유시민인가?"를 떠오르게 했다.
역대 대통령중 훌륭한 대통령님(김대중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님)의 자질을 말씀하시면서 1. 똑똑해야 한다(자신의 연설문을 직접 쓸 수 있어야 한다.) 2. 감동을 주는 연설을 해야 한다. 3. 원칙과 소신이 명확해야 한다 등의 자질을 모두 갖춘 우리시대의 정치인 유시민! 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시간이었다. 강연장 좌석, 계단까지 빽빽하게 들어차고 서서 듣는 청중들을 보면서 이 미친 시대가 전방위적으로 숨막히게 하니 최소한의 숨통을 트이고자 달려온 이들의 갈망을 읽어본다. 전국에서 몰려든 청중들에게 시원한 단비를 흩뿌려주신 유시민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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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주의에 대한 유시민님의 강연을 삽입하니 참고하셔요.
최대주의 (유시민 강연)
“나는 문성근이 좋은데 넌 왜 이해찬이 좋다고 우기는 거야”하면서 주먹다짐하지는 않죠. 그리고 매일 친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넌 이해찬 좋냐, 난 문성근 좋다” 이러면서 절교하진 않죠? 취향이 다 다르잖아요. 다양성을 인정해주잖아요.
그런데 정치로 오면 이게 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저는 ‘최대주의’라고 표현합니다. 어떤 교수님이 책에 쓰신 용어를 제가 배워서 가져온 겁니다. 최대주의(maximalism)는 너와 내가 동지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백까지 모두 똑같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열 개의 중요한 쟁점이 있을 때 1번부터 갑니다. “우리 합의해”하면서 1번 오케이, 2번 오케이, 3번 오케이... 그렇게 가다가 7번에서 “나는 a 너는 b” 이러면 “너는 적이야, 내부의 적이 더 무서워, 내부의 적부터 척결해야 해”하면서 분파 투쟁에 들어가는 겁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저쪽 집단은 생각들이 모두 달라도 이익만 서로 맞으면 다 거래하고 단결하잖아요. 이쪽은 이익이 아니라 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무엇이 의인가, 그 의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면 적대 진영에 대한 투쟁보다 내부의 투쟁이 더 치열해집니다.
이런 일이 역사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스페인에서 1936년에 쿠데타를 일으켜서 민주정부를 뒤집고 무력으로 권력을 잡았을 때 최후까지 항전한 곳이 바르셀로나입니다. 아시겠지만 스페인의 북동부 지역에 있는 곳이죠. 카탈루냐 왕국의 수도이고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당시 프랑코 세력과 대립했습니다. 카탈루냐 쪽은 해양세력이고, 마드리드는 끊임없이 권력을 내륙으로 집중시키는 지역이라 연상하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인지도 대략 연상하실 수 있겠죠. (웃음) 그러니까 인종도 다르고 문화도 언어도 다릅니다. 최후까지 바르셀로나를 프랑코가 정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어느 날 무혈입성했죠. 어떻게요? 그 안에서 마르크시스트들과 아나키스트들 사이에 내전이 벌어져 서로 총질하는 바람에 총알도 다 떨어지고 서로 다 죽여서 결국 프랑코가 무혈입성합니다.
원래 진보 진영, 가치 추구를 중시하는 세력 쪽에서는 내부 다툼이 심합니다. 왜냐하면 현실을 추종하지 않고 이상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이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이것은 매우 냉소적인 표현인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진보는 연대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분열이 아닙니다.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조직을 따로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다름에도 불구하고 연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 못합니다.
연대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건데 연대를 막는 우리 사고방식의 가장 큰 결함이 최대주의입니다. ‘네가 그럴 줄 몰랐어. 나 지금까지 너 되게 좋아했는데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다니 난 이제부터 너를 미워하기로 했어!’,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한미 FTA를 추진하다니, 배신남!’하면서 지지 철회하고 탈당하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와서는 “그럴 줄 몰랐다”, “신자유주의자” 이렇게 비판합니다.
참여정부에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분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늘 우리들 사이에서 토론하는 것은 이라크 파병, 대추리 문제, 한미 FTA밖에 없었습니다. 일곱 개는 똑같은데 나머지 세 개를 가지고 신자유주의자라고 하면서 싸우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최대주의입니다.
<10명의 사람이 노무현을 말하다>(2010) 가운데 유시민 강연 내용 중. 65-67.
2010년 8월 26일 솔향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