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정치관련 게시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관련 게시판에 꽤 많은 글을 올렸었는데, 어느 순간 그만뒀습니다. ‘글’과 ‘말’로 무언가 바꿀 수 있을 거란 것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꼈었습니다.
저는 유시민 경기도지사후보가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2003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국회의원실에서 일했습니다. 2003년 4월 고양시 덕양갑 국회의원 재선거 선거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일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08년 5월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 총선까지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저는 유시민 경기도지사후보 선거사무소, 즉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아무 관련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민망하게도 선거사무소 한 번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민참여당 당원도 아니며,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7년 대선이 끝난 후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국회를 중심으로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여의도판 중앙 현실 정치’에 대한 회의였습니다. ‘실제로 나(또는 우리)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란 의문에 사로잡혔습니다. 정신없이 치러내야만 했던 2008년 대구 선거에서 맛본 ‘다양한 쓴맛’만 다시며, 자괴감과 반성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를 가지고 1년 계획으로 해외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고, 나름의 방향을 설정한 뒤 2009년 4월 말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후 한 남자가 바위 위에서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는 다시금 한없이 깊은 회한에 빠졌습니다. ‘세상의 크고 작은 선의들이 모여 무언가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세상이 정말 무섭고, 싫어졌습니다.
얼마 후 유시민후보가 신당과 함께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또 얼마 후 유시민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출마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저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실패한 참모’로 규정하고 있었고, 저의 여러 생각들에 대한 확신도 없었습니다. 지난 1년 간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며칠 전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의 유시민 후보 지지 선언과 동시에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심상정 후보의 고뇌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지지자들과 진보신당 당원들의 심정이 어떨 지 헤아려보았습니다.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의 단일화,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와의 단일화, 유시민 펀드 40억 모금 등 일련의 과정들을 보고 있자니, 이렇게 쳐다보고만 있어서는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지만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유시민 후보의 홈페이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돈’. 돈이란 게 참 우습습니다. 이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을 웃게도 만들고, 울게도 만듭니다.
한 달 쯤 전 ‘유시민 펀드’를 통해 40억 가량을 모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6월 1일 10시 현재 유시민 후보 홈페이지에 모인 후원금이 10억 정도 됩니다. 펀드까지 합치면 50억 정도 되는 돈입니다. 선거운동에 쓸 수 있는 돈이 40억 가량 되는 걸로 압니다. 50억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일까요.
40억은 빚입니다. 이자 쳐서 갚아야 하는 돈입니다. 그게 ‘펀드’죠. 선거운동이 끝나면 선거운동에 들어간 비용을 상당부분 돌려받습니다. 득표율에 따라서 그 비용이 차이가 나긴 합니다만, 15% 이상 득표를 하면 대부분 돌려받습니다. 하지만, 그 ‘대부분’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들이 꽤 많습니다. 들리는 얘기를 보니, 그 금액이 20억 가까이 되나 봅니다. 즉, 당선여부와 별개로 유시민후보는 선거운동 종료와 동시에 20억의 빚을 떠안게 됩니다. 현재 10억 가량의 후원금이 있으니, ‘20억 빼기 10억’하면 10억이 남습니다. ‘10억의 빚’, 도지사가 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인 상황입니다.
1년에 10만 원까지는 연말정산 시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후원하는 입장에선 사실상 잠시 빌려주는 셈입니다. 여유가 있으신 분들께서는 조금 더 보태주시고, 혹시 주변에 유시민후보를 지지하지만 아직 후원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10만 원씩 후원하시도록 잘 설명해드리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10억 원 정도의 후원금을 더 모금할 수 있습니다. 10만 원씩 만 명만 후원하면 10억입니다.
아마 유시민후보 선거사무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겠지만, 잘 아시다시피 ‘돈 얘기’를 꺼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미 그동안 충분히 ‘돈’에 대한 아쉬운 얘기를 했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더 적극적으로 부탁드리기가 어려워 속만 태우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두서없고 장황한 글을, 민망하지만, 생뚱맞은 제목으로 급히 이렇게 올려봅니다.
끝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립니다. 현 판세에 대한 추측들이 난무합니다. 투표시간이 다가올수록, 투표시간이 끝나갈수록 심해질 것입니다. 출처도 불분명한 중간집계결과 및 여론조사결과들이 여러 게시판에 난무할 것입니다. 일희일비하지 맙시다, 무시합시다. 투표하는 만큼 이길 것이고, 투표하는 만큼 큰 차이로 승리할 것입니다.
여러 차례 선거를 치러본 바에 의하면, 결국 투표소에 가서 끝내 투표용지에 제대로 찍은 것만이 유효표가 됩니다. 남은 시간동안 새로운 지지자를 만들기 보다는, 이미 지지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단순한 진리를 명심합시다.
6월 2일, 투표하고 이깁시다. 그리고 지금, 후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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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제가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