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그때당시의 날선 시민단체의 비판은
지금 와서 찬찬히 살펴보면 좀 과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한미 FTA와 맞물려 정부와 시민단체의 사이가 썩 좋지 않았고
시민사회단체가 날선 비판을 하던 시절이죠.
의료급여법 개정은, 1급 의료급여 수급자가 무료로 병원을 이용하다 보니
같은 병으로 5~6개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과도한 의료이용을 하여
약물 오남용의 우려가 있고, 일부 부도덕한 거래행위가 발생하기에(예 - 파스 5000장/년 지급)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정해서 그쪽으로 의료이용을 하도록 '유도'하고(강제하지 않음)
병원이용시 소정의 자기부담금(1000원/1회)을 지우게 한 제도입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에 대해
'1000원이 부담이 되는 수급자도 있다 이거 어떡할거냐'
'법의 개정 취지를 살펴보니 국가는 의료급여 수급자 즉 없는 사람들을 범법자 취급한다'
'약자를 배려한다는 참여정부가, 약자를 보호하는 일이 업무인 보건복지부가 어떻게 그럴수있냐'
'별로 재정절감 효과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미 효과가 없다고 확인되었다'
라는 논리로 반대한 것입니다.
'약자를 배려한다는 참여정부가, 약자를 보호하는 일이 업무인 보건복지부가 어떻게 그럴수있냐'
-국가기관이 한정된 예산으로 꼭 필요한 복지에 예산을 배정하기 위해 했던 것이다 라고 답변하시면 됩니다.
'1000원이 부담이 되는 수급자도 있다 이거 어떡할거냐'
- 1번 주장에 대해서는, 희귀난치병환자, 미성년자, 임신부 등에게는 여전히 무료로 이용하고 1000원이 부담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견을 발판으로 매 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여 부작용을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별로 재정절감 효과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미 효과가 없다고 확인되었다'
- 이 정책의 기반이 되는 2편의 논문(신현웅 저)은 서론에서 다른 나라에서 이미 효과를 확인했고 외국의 복수의 연구들을 통해 논리적으로 입증된 것임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개정 첫해 24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절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마냥 '그 통계는 보기좋으라고 부풀린 게 아니냐'라고 비판하시기보다는 '이렇고 이렇고 이런 것 때문에 그 통계를 믿을 수 없다'로 근거를 대시고 꼬집어주셔야 저희도 반성하고 개선하고 하지 않겠나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법의 개정 취지를 살펴보니 국가는 의료급여 수급자 즉 없는 사람들을 범법자 취급한다'
- 이러한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며 국가인권위도 이런 우려를 표명하는 권고를 보내왔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의 취지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 의료급여 재정의 급증, 비효율적인 관리운영, 수급자·공급자의 의료오남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제도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추진 중인 의료급여 제도 개선은 불가피하므로
○ 수급권자의 의료접근성이나 건강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합리적인 의료이용체계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보장성 강화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대답한 것이,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묵살'한 것인지는 좀 의문이 듭니다.
대략 답변이 되셨나요?
<전문>
의료 및 보건, 복지 관련 시민사회단체 여러분, 사실은 이렇습니다.
-의료급여 개혁에 대한 '개악'이라는 지적에 답변하며.
1. 먼저 시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여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또 조언을 해주시는 여러분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철저한 감시 덕분에 국가권력 및 기관이 국민을 섬기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기본 명제에 더욱 충실할 수 있었고, 국민들은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의 역할을 잠시 위임하고 각자의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유시민 후보(전 보건복지부 장관. 현 경기도 도지사 후보.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유시민 전 장관께서는 도지사 후보의 직함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후 명칭을 '유시민 후보'로 통일합니다.)께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셨던 2006~2007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하며, 또한 이러한 여러분의 감시와 조언, 견제가 입법부를 움직이고, 타 행정부 기관의 양해를 얻어내어 수월하게 보건복지부 장의 직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2. 답변에 앞서, 2007년 초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잠시 과거지사를 언급하겠습니다. 당시는 참여정부 임기의 마지막 해였으며, 2006년부터 촉발된 한미 FTA 사안에 대한 입장의 차이로 인하여 참여정부와 제 시민사회단체 간의 갈등과 불신이 존재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연유로 당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문이나 보도자료에 강경한 어투가 종종 눈에 뜨입니다. 그때 당시 제 시민사회 단체의 그러한 발언들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묵묵히 추진했었지요? 한미 FTA에 대한 참여정부의 입장과 속내는 이미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집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셨던 '성공과 좌절, 진보의 미래, 노무현이 꿈꾼 나라, 운명이다'에 비교적 담담하고 솔직하게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그간의 앙금과 약간의 오해를 서로 털어버리고 웃으며 마주앉았으면 합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해주시는 질책과 충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울러 사족이지만, 여러분이 보여준 강경한 입장과 의견개진은 미국과의 FTA 협상과정에서 때로 협상력을 발휘하는 데 큰 우군이 되어 주셨음을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3. 요즘 들어, 야권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신 유시민 후보에 대해 그때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과연 야권단일후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인물인가'라는 의문섞인 지적을 제시해주시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근거로 드는 것이 제 시민단체가 당시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아래의 내용입니다.
[노무현 정부, 〮의료 및 복지정책 개악 규탄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편의상 그 내용이 포함된 최근의 보도기사를 링크하고 내용은 제가 쓰려는 글에 해당하는 부분만 아래 문단에 발췌하였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의료복지정책 개악은 크게 '연금법 개정안, 의료민영화 검토, 의료급여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입니다. 연금법 개정안은 자료가 모이면 반박하도록 하겠습니다. 의료민영화 검토에 대해서는 유시민 후보가 경북대 경제학 강의 '생활과 경제'를 비롯하여 수차례 '사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밝힌 적이 있기 때문에 넘어가고, 오늘은 제가 다룰 주제는 의료급여법 개정안입니다. 의료급여법 개정안은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의료복지 혜택이 반드시 필요한 소수의 국민에 한해서 의료기관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의료급여 제도 시행이 해가 거듭할수록 재정지출이 비대해지고 과도한 의료이용의 사례가 발견되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던 의료기관을 1000원이라는 적은 금액이라도 본인이 부담하게 함으로서 의료서비스의 오용과 남용을 방지하자는 제도입니다. 이에 대해 이렇게 반대하셨었죠?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권 침해하는 의료급여 개악은 참여정부의 양극화해소가 말뿐임을 증명한다>
의료급여제도의 개악은 이 정부가 내세우는 양극화해소가 듣기 좋은 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대표적 사례이다. 특히 정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정부의 의료급여제도 개정이 가난한 사람들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권고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고 개악을 강행한 것은 겉으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우는 이 정부의 기본적 성격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의료급여제도 개악을 주도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급여 제도에 대한 국민보고서에서 가난한 사람도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액을 부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공공 서비스를 상품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이들이 공공서비스를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 권리라는 것이 의료급여제도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본취지이다. 국가가 빈자들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강조해야 할 위치에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가난한 사람도 돈을 내지 않으면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 그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의료급여 환자들을 사기꾼 내지 도둑놈으로 모는 국민보고서를 발표한 후 유시민 장관이 내어 놓은 의료급여 제도 개정안은 그의 철학도 문제지만 장관의 능력도 문제임을 보여준 것이었다. 제도 개정안의 핵심은 의료급여 환자 본인이 돈을 내게 만들어서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고 그에 따라 재정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의료급여 환자들이 과연 그렇게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그것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접근 방식이 재정 절감 효과도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진 많은 연구에서 이러한 본인 부담 정책은 재정 절감 효과는 없이 가난한 이들의 필수불가결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여 이들이 더 빨리 더 불평등하게 죽어가는 효과만을 낳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효과도 없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하였으니, 이를 모르고 시행하려 하였다면 장관의 능력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알고도 시행하려 하였다면 도덕성이 문제인 것이다.
유시민 장관은 의료급여제도의 개악과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 사고와 인식을 드러냈으며, 복지제도의 기본적 취지를 무색케하는 발언과 독선적 태도로 일관했다. 우리는 이처럼 보건복지 정책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철학을 가진 유시민 장관이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보건복지 정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서 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1) 사건의 발단 - 의료급여법 시행규칙의 사소하지만 중대한 실수
현재의 의료급여법 시행규칙은 이런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제8조의2 (의료급여일수의 상한) ①수급권자가 의료급여기금의 부담으로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수(이하 "상한일수"라 한다)는 다음 각 호에 정하는 바에 따른다. 다만, 인체면역결핍증바이러스 질환자에 대하여는 상한일수를 제한하지 아니한다. <개정 2007.3.27, 2008.2.28>
1. 영 제3조제2항제1호라목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희귀난치성질환 : 각 질환별로 연간 365일(윤년의 경우 366일로 한다. 이하 같다)
2. 정신 및 행동장애(간질을 포함한다) 등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질환 : 각 질환별로 연간 365일
3. 제1호 및 제2호 외의 질환 : 모든 질환의 의료급여 일수를 합하여 연간 365일
- 법제처 인터넷판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료급여일수의 상한'이 연간 365일이라고 되어 있는 조항입니다.
이런 형태로 법이 개정된 것이 당시 논란이 되었던 '본인부담금 1000원'조항과 함께 이 입법 예고안의 핵심이었죠.
그 이전에 의료급여법 시행규칙을 처음 만들 때에도, 작성자 차원에서 저 조항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것을 기안하고 심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 연간 365일? 뭐 이런 조항이 다 있어. 1년은 365일이지. 결국 한해 내내 적용된다는 소리잖아'
라고 생각하여 해당 조항을 누락시키고 법령을 최종통과시켰었다고 합니다.
1년 365일이라는 것은, 하루에 병원을 5군데 들리면 그것을 5일로 계산한다는 뜻으로, 과도한 의료이용을 막으려는 시도였는데
'1년 내내'라고 생각하신 한 위대하신 분(누군지는 밝히시지 않더군요.)은 이를 모른채 시행규칙을 살짝 손질하여 통과시키게 됩니다.
2) 사건의 전개 - 제도를 악용하여 판을 벌리는 Moral Hezard 발생
이 의료급여 1급 대상자는 웬만한 의료서비스는 모두 무료입니다. 예를 들어서, 약국에서 파스를 구매한다고 생각해보죠. 파스를 100개 사건, 1000개 사건 무료입니다.
고혈압 약, 당뇨 약은 특성상 대량으로 구입해도 별로 이상한 것이 아니므로 이것도 100일, 200일씩 한꺼번에 처방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하지요.
당시의 기사를 살펴보지요.
------------------------------------------------------------------------
|
파스 물쓰듯?… 작년 5000장이상 사용자 ‘22명’ _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6. 9. 21. |
부산 중구에 사는 조모(69)씨는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병원과 약국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조씨는 지난해 73곳의 의료기관과 80곳의 약국을 다니면서 하루에만 405장의 진통·소염제(파스)를 처방받는 등 무려 1만3699장의 파스를 조제받았다. 하루 평균 37.5장의 파스를 약국에서 받았고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1211만2526원이다.
병원·약국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국가유공자 등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의 파스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한해 의료급여 수급권자 165만명 중 38만명(23%)이 파스를 처방,조제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 중 500장 초과 사용자가 2만7000명,1000장 이상 사용자가 5195명이었다. 5000장 초과 사용자도 22명에 이르렀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파스 사용으로 지난해 지출된 의료급여비는 266억원으로 전체 의료급여 약제비 6594억원의 4.03%를 차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5000장 초과 사용자 22명 모두가 병원과 약국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이들의 약품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파스는 질병치료제가 아닌 단순한 진통소염제일 뿐으로 피부발진,가려움증,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의료급여 재정 지출 증가 추이>
위 신문기사와 유사한 사례가 누적되면서, 의료급여 재정 지출은 위 차트처럼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기관에 이 문제에 관한 연구용역을 부탁했고, 그 내용들을 취합하여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제도개선을 추진한 것이지요. 다음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리포트 일부입니다.
------------------------------------------------------------------------
특히 한 개 질환으로 365일 넘게 의료이용을 하고 있는 대상이 10만 명이 넘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경우는 중복투약이나 과다의료이용을 건강상에도 위해하고 의료급여 재정상으로도 재원이 낭비되는 요소가 많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은 1년 내내 약을 먹어야 하므로 365일 진료를 받는 것은 적정한 의료이용이지만 1개 질환으로 365일을 초과하여 과다 이용하는 것은 명백히 의료이용에 남용이 있다고 판단될 수밖에 없다.
211.252.146.15/pub/docu/kr/AK/AA/.../AKAA-2008-ABF.PDF / 47페이지
------------------------------------------------------------------------
자. 한개 질환으로 365일 넘게 의료이용을 하고, 평균 6~7개의 다른 요양기관을 전전한다면, 이런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어차피 의료비가 들지 않으니까, 같은 병을 가지고 여러 다른 의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입니다. 같은 날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흔히 말하는 병원 쇼핑 말입니다. 의료급여법 개정안은 이런 사례들이 실질적으로 억제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비용(1회 진료당 1000원)만이라도 환자가 직접 지불하게끔 제도를 개선한 것입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안정장치를 두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 본인부담금 : 1차의료기관 1,000원, 2차의료기관 1,500원, 3차의료기관 2,000원, 약국 500원, CT·MRI 등 5%
※ 본인부담 면제자 : 희귀난치성질환자, 18세미만 아동, 임산부, 장기이식환자, 가정간호대상자, 행려환자, 선택병의원 대상자
○ 다만,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본인부담금이 월 2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금액의 50%를, 5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금액의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하도록 하였다.
※ (사례) 본인부담금이 월 4만원일 경우 2만원이 초과하므로 1만원을 지원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이 권고안을 보내왔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안 및 의료급여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 표명” ]
- 의료급여수급자들의 건강권, 의료권 및 생존권, 개인정보 보호 등에 대한 침해 우려가 있고
- 일반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등과 비교할 때 불합리한 차별적 소지도 존재하며
- 국가의 최저생활보장 의무 및 공공부조의 원리에 저촉되는 측면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07. 2. 20.(화) 1종수급권자의 외래진료시 소액 본인부담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하는, 한명숙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의 취지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 의료급여 재정의 급증, 비효율적인 관리운영, 수급자·공급자의 의료오남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제도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추진 중인 의료급여 제도 개선은 불가피하므로
○ 수급권자의 의료접근성이나 건강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합리적인 의료이용체계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보장성 강화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 이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을 묵살했다'라는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생각했을 때 받아들이기 조금 어렵겠지요?
게다가 입법예고 후 이렇게 긴급 토론회도 개최하여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또 보건복지부 담당자, 개정안의 취지를 공감하는 연구기관의 실무자 등이 발언하는 등 완벽할 순 없을지라도 비교적 충분한 토론을 거처서 입법이 된 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사건의 절정 - 그럼 과연 개정안은 어떤 효과를 거두었는가.
제도가 시행된 후 이 제도의 효과에 대한 정확하고 일률적인 통계가 없습니다. 매 해 예산안이 담긴 파일을 분석하여 분산된 통계자료들을 취합하여 봤지만 매해 형식이 약간씩 다르고, 매해 조금씩 개정되는 법령에 따라 의료급여에 해당하는 인원의 일부가 의료보험 가입자로 바뀌거나 그 반대로 바뀌는 경우가 있어 일률적인 증감 추이 비교를 할 수 없었습니다. 단 언론 자료를 통해 바뀐 개정안이 '의료급여수급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함께 어느정도 성과를 올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의료 급여 시스템 - 재정 안정에 효자역할>
첫 해 2400억 정도의 경비 절감
이렇게 재정의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가지고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하고,
가벼운 질환의 개인부담금을 늘려 의료 남용을 줄이는 대신
중증 질환(특히 4대 암 등)에 대한 개인 부담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5세 이하 유아, 영아에 대한 입원비를 대폭적으로 지원해주기 시작했고
입원비, 입원 식대에 대한 보조도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새는 곳을 막고, 제도의 변화로 인해 소외된 이들을 감싸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꼭 도와줘야 하는 분들(중증환자, 영-유아)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행보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을까요.
4) 사건의 결말 - 아직 평가되기에는 시간이 더 걸린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 분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강경하고 날카로운 성명서와는 달리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정부기관의 수장을 맡아 직접 행정을 하는 사람과, 밖에서 바라보면서 비판을 하고 충고를 하는 사람간의 불가피한 차이가 보일 뿐입니다. 마치 운동선수와 코치, 혹은 운동선수와 해설자의 차이랄까요.
운동선수는 코치의 매서운 충고와 해설자의 날선 비판에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막상 뛰어보면 체력이란 것도 한계가 있고 그라운드도 썩 좋지 않고 상대편 선수가 좀 잘하는 것도 있고 한데 좀 서운하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코치와 해설자는 '아 내가 저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쟤 오늘따라 왜 저것밖에 못뛰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또한 서로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란 걸 끈임없이 입증하는 것입니다. 선수는 코치에게 계속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코치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아님'을 하루하루 증명해가고, 코치는 '선수에게 의미없는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선수가 잘 크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전달하고... 그런 과정이 전제되어야 둘 사이의 차이를 극복하고 둘 다 잘 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게다가 아직 시합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의료급여 제도의 개정안이 내는 효과가 아직 평가받기에는 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장기적인 복지재정의 추이, 건전성이 과연 재고되었는지, 실제로 질이 많이 나빠졌는지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지요. 그런 분석을 직접 조금이라도 하고, 연구도 좀 하고 비판해주시면 정부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좀더 그 충고와 권고를 실질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