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3월 31일(수) 조간 브리핑
● 해군의 총체적 늑장 대응에 국민의 분노가 크다.
<중앙일보>가 조목조목 따졌다. 감압 챔버라는 게 있다. 이건 잠수사들이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구조 작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보조 장비 가운데 하나인데. 하지만 현재 사고 현장에 감압 챔버가 하나밖에 없다. 이러니 구조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거지.
게다가 진해에 대기 중이던 선체 인양 해상 크레인을 사흘 만에 출발시켰다고 한다. 또 40m 이상 깊은 바다에서 작업할 수 있는 특수 잠수 장비도 늑장 출동시켰다고 하고. 기뢰제거함도 침몰 이튿날에서야 출항시켰다고 한다. 침몰 함정을 예인할 크레인선은 4월 초에나 도착한다고 하고.
● 이래놓고는 벌써부터 장례 운운하고 있으니 기막힐 따름이다. 사고 원인도 따져보자.
천안함은 초계함이다. 초계함은 고속정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심이 얕은 섬 근처로 갈 일이 없다. 그런데 그곳에서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상부의 긴급명령으로 출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게다가 다른 초계함인 속초함이 참사 직후에 새떼를 향해 함포를 발사했다고 한다. 따라서 사고 발생 이전에 두 함정끼리 주고받은 교신 내용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면 천안함이 무슨 목적으로 그 지역을 항해했는지, 사고 발생 전 위험 징후는 없었는지를 알 수 있겠지? 군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여기저기서 설만 분분한 상황이군. 이런 가운데 북한 개입설도 고개를 들고 있지?
정부의 주장 그리고 <조선> <중앙일보>의 의혹 제기로 부풀려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천안함이 침몰한 전후로 북한 잠수정이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과 북한의 연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중앙일보>는 “군사 전문가 27명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52%가 ‘고의든 우발적이든 북한과 연관됐다’라고 답했다”고 전했고, “미국이 북한 개입설을 부인하는 것은 6자회담 재개 문제가 걸려있어서 진상과 무관한 정치적 판단을 했을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 북한 개입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더라.
“북한 개입 가능성에 대해 그동안 신중하던 여권이 북한을 슬슬 끌어들이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분석했다.
왜 이럴까. 이번 사태가 정권 책임론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고, 안보정서가 강한 보수층을 결집하는 그런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제 <동아일보> 보도대로 북한 개입을 입증할 방법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 따라서 이런 부풀림이 ‘아니면 말고’식의 혼란을 키우기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질타했다.
●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구조를 기다리는 실종자들은) 다 내 자식 같다. 나도 물에 뛰어들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실종자 가족들이 큰 위로를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이유가 있었다. 쓸데없이 실종자 가족의 염장을 지른다는 것이다.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 있는 실종자 가족의 틈에 경찰이 사복형사들을 풀었다. 물론 군의 협조가 있었겠지? 이들은 가족들의 동향을 휴대 전화로 상급자에게 보고하다가 발각됐다고 한다. 가족들은 “경찰이 정보형사를 보내 성향 분석에 나섰다”며 흥분했다고.
이런 가운데 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해 89개 지자체의 담당 실·국장과 단체장에 대한 교육을 추진했다는 소식이 <경향신문>에 실렸다. 천안함 사건으로 공무원들이 다 비상대기 중인데 4대강 사업 홍보 때문에 고위 공무원을 모으려 했던 것이다.
● 다음 소식 살펴보자. 미국과 일본은 댐이나 보를 허무는 추세라고?
대전대 허재영 교수는 “미국은 19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43개 주에서 650개 이상의 보와 댐을 철거했다”며 “일본도 2001년 4월까지 전국 하천에서 농업용수 취수용 보 326개를 제거했다”라고 소개했다. 댐 종주국인 미국, 댐을 허무는 것은 ‘자연에 대한 지나친 개입을 피해야 한다’는 상식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겨레>는 16개보와 377km에 이르는 제방을 쌓는 4대강 사업과 대조했다.
● 한명숙 전 총리 경우와 비슷한 재판이 최근 있었다고?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였다. 구청장 부인이 피의자였고. 그런데 검찰은 오락가락하는 금품 제공자의 진술에 주로 의존했고, 그러다 공소장 변경까지 했다. 영락없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이었다. 서울고등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한국일보> 보도.
● 국내 최대 상조회사인 보람상조가 100억대의 고객 돈을 빼돌렸다가 걸렸지?
260만 명의 고객들, 불안해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가입한 대로 상조서비스를 못 받거나 불입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그렇다. 그럴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예견됐다는 분석도 있다. 상조 회사들이 매월 2만~3만원씩 보험처럼 받아왔는데도, 말하자면 유사 금융업인데 아무런 감시감독이 없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누구나 사업자등록만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람상조 측은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된다”라고 하는데, 전혀 걱정 안 하시는 분들은 몇 안 되는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기사.
● 한 사람 자살이 주변 6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도 있네.
서울대 신경정신과 교수인 하규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과의 인터뷰가 <조선일보>에 실렸다. "자살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한 사람의 자살이 가족·친지·동료 같은 가까운 사람들 6명에게 정신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언급했다. 또한 가족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할 확률이 4.2배 높았다고 한다.
어제 내가 <한겨레21>이 주최한 인터뷰 특강 사회를 했는데, 소설가 공지영 씨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어쩌다 한 번 자살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자살을 어떻게 할까 이런 고민을 지속적으로 한다”라고 말이다. 주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러시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이걸 두고 왜 '검은 과부 악몽'이라고 하지?
지하철에서 발생한 테러, 사망자가 39명으로 늘었지? 인질극·비행기 폭파 같은데 관여한 체첸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들 소행이다. 이 사람들이 검은 과부라는 것이다. 2000년대 초 러시아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이 격렬하게 벌어진 북카프카스에서 양성되기 시작한 무슬림 여성 테러범들이다.
왜 과부일까. 남편 같은 가까운 가족을 러시아군에게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여성들이 주세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붙여진 것이다. 러시아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테러와 알카에다 조직의 연관설도 제기하고 있지만 CNN은 "알카에다는 여성의 활동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 끝으로 날씨는?
현재 백령도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오전까지, 또 내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5~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오늘 바람은 초속 8~12m로 불겠고, 물결은 1~2m로 어제와 비슷하게 일겠다. 함미가 발견된 백령도 해역의 최대유속은 3~4노트, 수온은 3~8~4.4도 정도이다.
시사평론가 김용민님글
http://newstic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