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의 사법부는 국가보안법과 간통죄 폐지에 대한 판결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 처벌에서 보듯이 재벌 회장의 비리와 잘못의 판결에도 솜방망이 수준이다.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의 형벌에 비하면 권력 상위층들의 잘못에는 엄중함이 없는 '유전무죄,무전유죄'가 여전하다. 하물며 이 정권들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이야 말해 무엇할까.
헌법재판소는 '미디어법' 입법과정의 잘잘못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았다.정치적 논란을 회피하려는 보신주의였다. 위법이지만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한다는 황당한 궤변이었다. 물론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권고도 있었다. 헌법재판소에서 진전된 판결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관습법' 판결은 잊을 수 없는 코미디였다.
역차별을 받았던 정치인들도 있다. 판사들의 어쩔 수 없는 보수성향에 따라, 정치적 논란을 회피하려는 기술적 판결에 따라 이철우와 조승수 의원은 부당한 처사를 받아야 했다.
제시한 예들로 봤을때 판사들의 이념성이 주된 문제가 아니다. 법적인 형평성과 상식의 문제이고, 진실을 향한 용기의 문제이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과 간통죄' 폐지, 조승수와 이철우 의원 판결에서 보듯이 사법부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그런데도 최근의 사법부는 박수를 받을 만한 판결이 쏟아지고 있다. 미네르바와 정연주 전 KBS 사장, 시국선언과 일제고사 거부 교사, PD수첩 모두가 무죄라는 것이다. 판사들이 특별히 진보 성향이서 그럴까? 당연한 판결에 무슨 진보고 보수인가
판사들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지만 법리적 해석으로 말한다. 그러한 판사들이 보기에도 이번 사안들은 판결해야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비상식적인 문제였다.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이 현 정권의 정치적 불순함과 몰상식에 비롯된 것임을 판사들이 입증하는 당연한 결과다.
논란 조차 될 수 없는 상식적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축구의 '업사이드'냐 아니냐, 야구의 볼과 스트라이크, 배구에서 터치아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 뒤에서 가하는 위험한 태끌. 야구에서의 고의사구 (死球), 농구장의 주먹질에 대한 판결이다.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입증된 것이며, 이명박 정부 2년의 여러가지 횡포는 논란이 될 수 없을 만큼 국민 누구나 인정하는 잘못이기에 경기장의 심판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레드카드에 이념이 어디있고 성향이 어디 있나. 보수적인 판사들의 시각에도 정권과 검찰의 행위가 이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이를 인정치 않고 사법부를 흔든다. 자신들이 기대하는 결과가 아니라하여 이념적 마녀사냥마저 서슴치 않는다. 사법부마저 사유화하려는 '삼권분립' 파괴 아닌가
판결에 불만이 있다면 개인 차원에서 법리적으로 반박하라. 논쟁과정에서 현 정권이 보여준 행위들이 과연 옳았는지 먼저 되돌아 보는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들은 신영철 대법관 논란에서 보여준 태도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상식적 판단을 위해 노력하는 판사들에게 좌파니 뭐니하는 이따위의 이분법적 사고로 사법부를 흔들려 하고 있다. 이들은 늘 이런 식이다. 이명박 코드화 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아 '좌파성향'이니 노무현 코드'니 하는 거짓선동만 일삼는다.
예를 들어 우리법 연구회는 강기갑과 PD수첩 등의 잇단 무죄 판결과는 전혀 무관하다. 있다해도 우리법 연구회의 일부분이다. 우리법 연구회는 한나라당 의원도 배출했다. 그런데도 무슨 '특정성향' 단체란 말인가.
경력판사이든 소장판사이든 이번 판결의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논란이 될 수 없을 만큼의 명백한 잘못은 이명박 정권에게 있기에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경력판사만의 재판은 자칫 권력과 힘의 논리에 안주할 수 있어 사법독립이 보장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장파의 진실을 향한 패기와 노장파의 갈등을 조정하는 노련함이 서로 견제하는 균형이 없다면 그 집단은 정상이 아니다. 경력판사만을 노래하는 한나라당, 즉 이명박 코드화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이다.
누가 누구에게 '사법개혁'을 운운하는지 모르겠다. 사법개혁의 배경에는 한나라당 정권의 잘못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사법부의 오명은 한나라당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다. 인혁당 사건과 김대중 사형선고가 그러하고 이회창 대법관의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사형선고가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파동도 있다. 정권이 개입한 재판이서 문제였다.
한 두번도 아니다. 여러차례의 판결에서 검찰 수사의 오류가 입증되었다.검찰은 이에 따라 책임과 반성의 태도를 보여야 정상이다. 그러나 검찰은 오히려 부끄러움 없이 뻔뻔하다. 법원을 때리는 장면에는 마치 한나라당의 대변인을 보듯 '정치화' 된 듯하다. 대체 그들이 의지하는 국민이 누구여서 고개가 뻣뻣할까.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가. 떡값 검사라는 오명에도 부끄러워 하지도 않는가. 이웃나라 일본의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 심장을 겨누어 박수를 받고 있다는데 이 나라 검찰은 어찌된 것인지 조용하다.
안원구씨 폭로로 대통령의 도곡동 땅 의혹이 다시 불거진데도, 대통령의 사돈 효성그룹 의혹이 씻어지지 않았는데도, 검찰은 봐주고 있다. 그러면서 야당에게는 멀쩡한 사람을 죄인으로 취급하는 '공작수사'가 끊이지 않는다. 한명숙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곽영욱씨와 빅딜했다는 의혹은 도대체 무엇인가.
잇다른 무죄 판결 결과에 검찰의 책임을 묻는 사회가 상식이다. 이를 희석하려 재판관들 마녀사냥하는 노림수에는 분명 사법부 사유화하는 '삼권분립' 파괴다.
이용훈 대법원장에 대한 지금까지의 시민사회의 비판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신영철 대법관 처리에서 명확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막중한 사명은 현 정권의 부당한 압력으로 부터 '사법독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무죄 판결에 책임을 지라는 정권 하수인들의 압력 행사에도 당당하게 맞서야 사법독립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이에 침묵하고 있다. 자신이 소속되어있는 정당이 사법부 독립을 흔들려고 하는데도 묵과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건가.
사법부의 독립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권의 부당한 논리와 압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시국관련 무죄 판결은 국민을 위한 당연한 판결이다.
언론으로서 쇠고기 수입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사로서 잘못된 교육 정책을 거부하고,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는 표현의 자유를 유죄라고 인정했다면, 권력의 부당한 인사 조치에 대해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어떻게 국민을 위한 사법부가 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