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를 읽고
작가인 유시민은 18대 총선에서 대구에서 국회위원 후보로 출마하였다가 낙선하고는 야인의 길로 들어섰다. 총선 이후 그는 철저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100년 정당의 꿈을 품었던 열린우리당의 와해, 대선 경선 패배, 무소속 출마한 총선의 패배라는 개인적인 시련과 함께 정치적 스승의 비통하고 억울한 죽음과 인권과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국가적 시련의 앞에서 인간 유시민은 평생 노력해왔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고 혹 이로 인해 세상에 등을 돌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더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신을 정치하지 말고 글을 써라’ 라고 신신 당부까지 했다기에 그가 세상에 등을 돌린다 한들 이상할 것이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그는 오랜 침묵을 깨고 2009년 11월 국민참여당의 평당원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누가보아도 가능성 없어 보이고 뻔하게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불안한 미래를 향해 너무나도 과감한 한발을 내딛은 것이다.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침묵의 기간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는 나의 예상을 깨고 더 거침없이 전진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었을까 궁금해졌다.
그때 출간된 책이 청춘의 독서이다. 청춘의 독서는 작가의 말대로 ‘어떤 책이라고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책이다. 이 책은 고전에 대한 정확한 서평이나 해설서의 깊이는 아니면서도 읽은 후 느낌을 간단하게 쓴 단순한 독후감이라고 하기에는 고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찰이 베어나는 아주 독특한 책이다. 작가는 고전을 지도라고 하였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 반문하게 될 때 사람은 자기 나름의 인생을 지도를 펼치게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지도가 부모, 친구, 종교 등이 될 수 있겠지만 청춘시절의 작가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고전에게서 인생의 지도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지도가 지시하는 곳으로 수 십 년간 열심히 달려온 작가는 어느 날 길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아마 자신에게 닥친 시련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혼란스러워했던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온 지도를 다시 꺼내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가야하는지 답을 찾으려고 하였다. 작가는 옛 지도인 고전들을 다시 꺼내어 읽으며 그러한 자기만의 깊은 고민과 성찰을 진행하였고 그 고통스럽고도 즐거운 번민의 중간 산물을 어렵게 토해 놓은 것이 이 책 ‘청춘의 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지도를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을 다시 확인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알 길이 없으나 ‘이성의 이름으로’ 현재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감행하기로 대담한 결의’를 한 것임을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인류문명의 스승들로부터 ‘인간능력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큰 위로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그는 옛 지도를 통해 다시 일어설 힘을 낼 수 있었고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그가 어떤 정치인으로 우리에게 기억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좌표를 찾아가려 노력하며 앎과 삶을 일치시키려 몸부림치는 지식인과 한 시대를 같이 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큰 축복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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