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한민국 평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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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58 50대 이야기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찜질방에서 되도 않는 잠을 잤더니 온몸이 뻐근했다.
한달 전부터 시작한 인턴직에 충실하기 위하여 살짝 부운 얼굴을 내들어 대전 유성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고, 자리에 앉자 마자 눈감고 잠을 청하려 했었다.
그러다 가방안 한구석에 처박혀 있던 시사인 잡지를 우연히 들고는 숙면을 취하고자(책은 자고로 최고의 수면제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는데, 대한민국 평균인 이야기를 접하자 마자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독하였다.
이게 정말 우리나라 평균인의 자화상이란 말인가??
대한민국 20대, 30대 평균인 이야기를 접했을 땐 한숨과, 답답함과 더불어 은근히 화도 치밀었었다. 바로 내 이야기 이기도 했다.
10대에 입시공부에 치여 간신히 대학을 들어 왔지만 또 다시 취업을 위한 입사학원이나 다름없는 대학에서 학점과 자격증에 골몰할 수 밖에 없는 단단히 시스템에 얽매힌 청춘이야기들..
그나마 취업과 결혼에 골인했어도 맞벌이는 기본이요, 정규직과 비정규직, 퇴직의 아슬아슬한 사다리 줄타기를 할 수 밖에 없는 30대의 자화상...
그러다 40대 50대 평균인 이야기로 넘어오면서 알 수 없는 진한 안타까움과 슬픔에 잠겨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보는 듯한 이야기라 더욱 절절하다.
책에선 주인공이 "나의 40대는 열정이다"라고 했는데, 무엇을 위한 열정인가. 돈을 위한 열정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40대 가장은 그야말로 돈을 버는 기계 밖에 안된다.
왜? 자식 교육이 그 주요한 요인이다. 주인공의 경우 한 달 평균 수입 400만~500만원 중에 대학도 안 간 두 아이의 학비, 과외비로만 150만~170만원을 바친다고 한다니... 그것도 지방의 경우가 이렇다. 이 애들이 대학을 가면 이 가장도 빚을 내야함이 불보듯 뻔하지 않은가.
50대의 우리 어머니들은 부모세대의 시집살이와, 자식세대의 눈치살이를 한몸으로 겪은 한많은 여인네들의 표상이다. 그들에게는 문화 교육의 혜택이 거의 없었고, 가사노동으로부터의 자유도 요원했다. 커리어 우먼도 그 다음 세대의 트렌드다.
결국 이들에게 남는 것은 반평생 가정으로부터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 가사노동과 뒤늦은 맞벌이로 인한 심각한 육체적 노쇠화, 병원신세가 그것이다. 이러니 50대 주부들이 황혼이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이미 40대 초반부터 병원을 달고 다니셨고, 항상 약값으로 월 20만원가량이 지출되었다. 심했을 때는 이혼 서류와 도장을 들고 법원 문앞까지 갔다가 간신히 무마된 적이 있었다. 평생 소원은 초등학교를 마치는 것.. 그래서인지 우리 어머니도 당신의 평생의 한으로 남은 공부를 당신 자식에겐 뒤쳐지지 않게 하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이셨다.
이렇게 각 세대별 안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고민, 고통들이 존재하지만 특히 하나의 공통된 주제에 대한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교육이다.
정말로 신기할 정도로 우리 국민들은 교육에 대한 열망과 회한, 분통까지 뼈속깊은 한을 지니고 있다.
50대 60대 국민들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지난 시절의 가난함을 교육에 대한 평생의 한으로 간직하고 있고, 40대는 자식을 교육시킴에 있어 오로지 서열화에 열중하는 작금의 교육시스템의 안보이는 희생양이 되어 단지 돈버는 기계로만 가치존재를 부여받게 되었고, 20대 30대 또한 우리나라 고등교육 인플레 세대의 당사자로서 대학을 나와도 아무런 자존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채 16년간 공부에 들인 비용과 노력들을 전부 폐기 처분시켜 버리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지금의 10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특히 나라 사회 구성원 중 그 중추적 역할을 한다 할 수 있는 40대 50대들은 구태의연한 현 교육제도와 사교육 열풍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감당하는, 행복지수가 가장 떨어지는 세대라 할 수 있겠다. 교육문제를 시급히 다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 또한 교육분야와 마찮가지로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렇게 다시 정치에 대한 푸념이 시작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연 지금의 수많은 정치인들 중에 서민의 생활고와 희노애락을 제대로 살펴보고 함께 웃고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정치는 근본적으로 사람살이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깝게 보아서 바로 내 이웃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그에 상응하는 애민이 부족하다면, 넓게 보아서 한반도 삶의 공동체의 고통과 이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는 정치를 할 자격이 없음이 분명하다. 이는 맹자의 사단 중 '측은지심'이라 하겠다.
이것이 내가 판단하는 정치인의 첫번째 기준이자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꼭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단순히 정서적으로만 세상을 대해서도 안된다.
그러한 사회의 고통과 희망을 제대로 읽어내어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생각의 힘과 행동의 과감성도 겸비해야 한다. 맹자의 사단 중 '시비지심'과 더불어 그것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용기'를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유능한 정치인으로 발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마지막으로 매번 지난 행동들을 성찰하고 자기부정을 반복하여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그는 이름모를 수많은 아무개씨들에게 평생 빚을 지고 있기 마련이다.
근본적으로 파고들면 인간은 그 종족의 생존을 유지케 해주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조차도 망각한 채 스스럼없이 파괴행위를 즐기는 종족인 점도 상기해야 한다. 맹자의 사단 중 '수오지심'으로 대변되어 진다.
이것이 없으면 정치인은 스스로 발전을 기할 수 없게 되고, 그 정치적 생명 또한 짧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에 고양에 계시는 문천님이 나에게 사람에게 필요한 세가지 요소를 말씀하신 적 있었다. 그것은 "뜻"과 "힘"과 "맛"이라 하였는데, 그날 이후 나는 두고 두고 머리속에서 그 말들이 뜻하는 바를 궁구해보았다.
오늘 느낀 바로는 그 "뜻"과 "힘"이 위의 '시비지심'으로 표현될 수 있는 올바른 생각을 해낼 수 있는 능력과 그 실행 능력을 뜻한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천님께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시고 강조하셨던 요소가 바로 "맛" 이였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도 "뜻"과 "힘"을 겸비한 인물들은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진정한 "맛"까지 습득한 정치인은 보기 드물었다 하시며, 그 대표적 인물이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었다고 회상하셨다.
그 "맛"이 바로 "측은지심" 즉, 내가 아닌 남들을 소중히 아끼고 긍휼히 대하는 자세에서 비롯되지 않나 싶다. 이러한 정치인들이 너무나 소수여서 오히려 제도권에서 핍박받는 현 시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