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는 일하기 좋고, 기업하기도 좋은 나라 - 스웨덴
임종인의 북유럽 탐방(4)
임종인 (전 국회의원, 변호사)
북유럽국가들은 지하자원이 부족하고, 날씨도 추운, 척박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유럽에는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세계 일류기업이 많다. 스웨덴의 경우 볼보(자동차), 에릭슨(통신), 일렉트로스(가전), 이케아(가구)가 있고, 핀란드는 세계 최고의 휴대폰업체인 노키아가 있다.
그러나 북유럽도 처음부터 살기 좋고, 경쟁력 있는 나라는 아니었다. 불과 100년 전만해도 생활이 매우 어려워서, 100만명 가까운 스웨덴 사람들이 살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 갈 정도였다고 한다. 북유럽 국가들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노사 간에 서로 타협과 협의를 통해 ‘사람값을 제대로 쳐주면서’, 좋은 산업을 많이 발전시켰다는 점에 있다.
스웨덴 노사문화의 특징으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연대 임금제)’과 정부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꼽을 수 있다. 같은 일을 한다면, 어느 직장에 다니건 같은 임금을 받게 한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물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이나 임금 격차도 거의 없다. 물론 스웨덴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60%에 육박해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은 고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규직보다 임금을 더 준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재산은 근로자이고, 근로자 대우를 잘해줘야 기업도 산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조합의 힘도 막강하다. 우리나라는 11%에 불과한 조직률이 80%에 이른다.
그렇다고 무작정 노동자들에게만 천국은 아니다. 기업하기도 좋은 나라다. 정부가 교육비와 의료비를 거의 무료로 해주고, 연금과 주거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기업이 부담해야 될 비용은 줄어든다. 그리고 기업에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주고 있다. 그러나 정리해고된 실업자들을 정부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보살핀다. 즉 이들이 받던 임금의 80%를 실업보험으로 국가가 보전해주면서, 직업교육도 시켜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업자들은 수익성이 높은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배워 재취업하며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는 선순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봤듯이, 스웨덴 기업의 경쟁력 강화 핵심은 '사람값'을 제대로 쳐줘서, 불필요한 일에 노동력이 낭비되지 않게 하고, 연구개발과 경역혁신으로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비정규직의 비율을 너무 높여 인건비를 줄이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쥐어짜 원가절감을 한다. 이렇게 떠넘겨진 비용을 짊어진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가 우리 사회에 남겨진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