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씀하셨죠.
"김대중 대통령은 평생 자신을 탄압해 왔던 공화당 2인자 김종필씨와 손을 잡고 이인제 400만표라는 돌발 효과로 겨우 39만표의 승리를 거두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호남 기반의 정당에서 영남 후보론과 행정수도, 그리고 주말 드라마 국민경선, 짜릿한 정몽준씨와의 단일화 경쟁으로 흥행을 올리고도 겨우 59만 표 이겼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한나라당, 조중동과 맞서서 권력을 되찾아 올 수 있겠나."
저는 당신과 비슷한 세대입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을 영웅으로 찬양하는 세뇌교육을 받고 민정당 텃밭에서 성장하면서 어린시절 한 때는 민정당 대학생연수회에도 참가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역사를 잘 몰랐던 저는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우연히 당시 발간되던 월간조선과 신동아를 읽으면서 차츰 생각이 바뀌어 갔습니다. 사정기관의 보도지침의 통제하에 출판되었던 조중월간지를 보면서 생각이 바뀔 수 있었다니 돌이켜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그 만큼을 사실을 알리는 언론이 없었으니 누가 분석해 주지 않더라도 사소한 사실의 단초만으로도 상식적으로 사람의 생각이 바뀔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안희정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80년대 초반에 대학생 이었고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당신, 그리고 머리좋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당신은 상식적인 계산만으로도 생각을 쉽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서슬퍼른 5공정권하 85년 당시 선명한 투쟁을 벌였던 민추협에 의해 신민당이 창당되었고 2.12 총선에서 신민당이 제 1야당이 되었습니다. 이 신민당을 지지했던 반독재 세력들이 87년 6월항쟁 후 첫 대선에서 김영삼과 김대중 지지로 갈라졌었죠. 이들은 기본적으로 군부독재자 박정희와 전두환에 마음으로나마 저항했던 세력들이었습니다.
97년 대선에서는 87년도에 김영삼을 지지했던 성향의 표 600만표 중 200만표는 한나라당 이회창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나머지 400만표가 이인제를 지지했던 것입니다. 만약 이인제가 출마하지 않았더라도 과연 과거 영남권에서 군부독재 민정당에 반대했고 신민당과 통일민주당을 지지했던 이들이 민정당후신 한나라당의 후보를 간단히 지지할 수 있었을까요? 군부출신 김종필도 김대중을 지지하는 상황에 이인제표의 다수는 김대중을 찍어서 몇백만표의 더 큰차이로 김대중이 당선되었을 거라는 것은 간단한 계산으로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2년도 대선은 더 쉽게 상식적 계산이 됩니다. 만약 후단협이 흔들지 않았다면, 그리고 정몽준이 막판 뒤집기를 하지 않았다면 노무현은 1300~1400만표(김대중 지지표 1천만표 + 이인제 지지표 400만표)로 거의 3백만표 차로 당선 되었을 것입니다. 막판에 정몽준의 뒤집기로 100만여가 뒤집어져서 59만표 차이가 된 것 뿐입니다. 이것이 상식적 계산입니다.
이제 2012년을 상식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선거연대와 민주당 개혁 중 무엇이 더 비현실적인 꿈일까요? 아직 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고 선거연대는 아직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왜 시도도 안해보고 비현실적이라고 하시는지 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더 비현실적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꿈도 실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자기 혁신과 희생을 통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불쏘시게가 되어 정동영을 비롯한 주류들이 반성과 함께 프로세스를 개혁하고 차기 총선 및 대선불출마를 선언한다면, 그 안에 우리들도 통합되어 안희정 당신을 비롯한 유시민, 박원순 등을 새로운 지도자로 양성하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당신을 비롯한 일부 상식을 갖춘 진보세력이 노력을 많이하더라도 민주당의 토호세력을 극복하고 당내 프로세스를 개혁하고 정강정책을 바꾸는 것은 비현실적이라 생각됩니다.
당신게 국민참여정당에 함께하자고 하진 않겠습니다. 민주당 바깥에서 우리는 당신을 지지하겠습니다. 당신께서도 민주당에 계시면서 어쩔 수 없이 같이하지 못하는, 당신과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우리들을 상식적으로 지지해 주시는 현실적 선택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안희정과 유시민을 존경하는 성남시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