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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첨맘님과 '친구'합시다.
문천 | 2009-09-18 14:30:43 | 조회 192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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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모임 토론 패널에 몇 분께서 추천해 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미안한 마음을 메우기 위해,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다면 시민광장 여러분께 드리고 싶었을 만한 얘기를 글로라도 정리해 올립니다. 토론 주제 중 <시민광장의 나아갈 방향>에 관한 생각입니다만, 다른 주제에 관한 생각의 출발점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연초 광장 활동을 시작한 이래 고양광장에서 '보물' 대접을 받아 왔습니다. 광장에서 '국보' 이상의 존재인 유시민 선생과 친구 사이란 점이 기본적 이유겠죠. 박물관에 보낼 만한 나이가 되었다는 점도 보물 대접에 한 몫 하는지 모르겠고요.

유 선생과 '친구' 사이라고 공언해 왔지만, 사실 우리 사회 통념에 따른 '친구' 관계는 아닙니다. "우린 친구야!" 선포한 적도 없고, 서로 말도 올리는 사이입니다. 유 선생이 국회의원(및 장관) 하는 5년 동안 얼굴 안 보고도 지냈죠. 형편이 안 맞았다면 서로 기억만 남긴 채 평생 다시 안 마주칠 수도 있었죠. 피차 꼭 챙겨야 할 대상이 아닌 겁니다. 우리 사회 통념으론 그저 '아는 사이'라 하는 게 보통이겠죠.

그럼에도 '친구'라 하는 것은 그분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됨을 저 자신의 방식으로 아끼게 되었으면 저는 '친구'로 여깁니다.

친구로 여긴다 해서 일방적으로 제3자에게 친구 관계를 공언할 일은 아니죠. 예컨대 제가 '선생님'으로 모시는 선생님 한 분을 마음속으로는 '친구'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그렇게 여기기 때문에 그분을 아직까지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분이 제 친구라고 떠들고 다니면 나이 여든이 다 되신 그분 마음이 불편하실 것 같아서 참고 지냅니다.

그런데 제가 유 선생에게 물어볼 필요 느끼지 않고 친구 운운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조건 덕분입니다. 첫째는 그분 역시 저와의 인연을 아끼는 구석이 있으리라는 짐작이고,(선생님과의 관계에도 적용되는 것) 둘째는 그런 마음에 '친구'란 이름 붙이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입니다.(선생님과의 관계에는 없는 것)


유 선생은 열 살 연상의 저를 "선생님"으로 칭하며 깍듯이 대합니다. 11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변함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미 그때부터 그분이 저를 마음속으로는 친구로 여기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에 대해서만이 아니죠. 연하의 보조 연구원들에게도 그분은 친구로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인 역시 친구로 여기는 태도야 쭉 보아 온 것이고, 아마 따님과 아드님에게도 그런 태도일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을 친구로 대하고 싶어 하는 그분의 자세는 위계 질서를 싫어하는 자유주의 기질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겠지만, 유럽 생활을 통해 더 분명히 체화되고 확장된 것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저는 그렇게 자유주의 기질이 아니면서도 '친구' 관계를 넓게 보게 된 것이 유럽 생활의 얼마간 경험 덕분입니다.

<별의 왕자>에서 제기된 '관계의 의미'를 벌써 떠올리는 분들이 있겠죠. 2차대전 후 유럽에서는 새로운 질서의 원리로서 '친구'의 의미를 넓게 보는 경향이 일어나 '68 혁명' 이후로는 하나의 강력한 표준으로 세워졌습니다. '친구'란 이름의 기본적 인간관계를 앞세워 모든 형식적 관계를 부차적인 위치로 밀어붙인 것입니다.

가정 운영과 개인 관계에서 유럽 통합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대' 정신을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되어 있는 것이 인간관계에 대한 이 새로운 관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제간에도, 부모 자식 간에도 '친구' 의식을 가지고 인간 대 인간의 유대감을 가지는 사회에서 많은 장벽들이 힘을 잃게 된 것입니다.


시민광장, 특히 고양광장에서 저는 유 선생을 친구로 여기는 것과 같은 차원의 친구들을 많이 얻었습니다. 유 선생을 "믿고 지지하는" 분들 가운데 자유주의 기질이랄까, 친구 관계 잘 맺는 성향을 유 선생과 공유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과 사이에서 저는 서로를 아끼고 받드는 마음으로 많은 즐거움과 가르침을 나눕니다.

그러나 이런 편안한 분위기만이 시민광장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니죠.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중에는 불편한 마음이 비쳐져 있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그 불편함을 모두 없앨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크게 줄일 수 있는 길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가짐에도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경험의 부족 때문에 '친구 만들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께 권합니다. 유 선생을 친구로 받아들여 주기를. 유 선생은 친구를 대단히 잘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시민광장이란 인연만을 통해 마주친 분들이더라도, 친구로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마음을 열어주는 이들이라면 저절로 아껴주는 마음을 일으키는 사람입니다.

친구의 친구 또한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유 선생과 친구로서의 마음가짐을 일으켜세우는 분들은 그 사이에도 서로서로 친구로서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믿고 지지하는" 마음보다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시민광장에 넘쳐나기 바랍니다. 그러면 '대통령 유시민'에 목숨 거는 '오버'도 없어지고, 노선이 명확하지 못하다 해서 불안해 하는 마음도 없어질 겁니다. "저 친구 다음에는 어떤 움직임으로 나올까?" 흥미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의 결정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정치조직이냐, 팬클럽이냐 문제 제기가 그칠 날이 없습니다. 저는 팬클럽을 지지하지만, 팬클럽의 통상적 의미와 양태에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보완하는 길을 '친구'의 의미를 넓게 봄으로써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민광장에 "유시민과 함께 서로를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들"의 친목회 기능이 자라나기 바랍니다.


   

덧글쓰기 | 전체글 49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문천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누가 있겠소."

김민기님도 제 친굽니다. 얼굴본 지 십년이 넘었지만.
09-09-18

사평역  

좋은 친구란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근데 저는 유시민님 마음 속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좋은 친구가 못 되나 봅니다.

좋은 친구가 되려면 님의 말씀처럼 믿고 지지하는 마음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야 겠지요
09-09-18

문천  

ㅎ~ 알만큼 암시롱~
그러면서도 더 알고 싶어하는...
사평역님은 좀 욕심 많은 친구인가 보죠.
09-09-18

운유하숙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친구 아닌 것이 사실 없는데 말입니다...하하하
09-09-18

문천  

글케 말입니다...하하하
09-09-18

아이럽시민  

좋은 글이네요 ..
가끔 게시판의 불편함을 저도 느끼지만
그럴땐 전 홍세화씨의 말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세계를 해석하는 데 있지 않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있다면, 진보는 '진보의 선명성'을 주장하기보다는
-이 사회의 변화를 궁극적으로 바라는- 모든 세력을 감싸 안는 '불편함'을
즐겁게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09-09-18

문천  

홍세화님도 본인 확인 없이 제 친구라고 우기고 다니는 분이죠.
아이럽시민님, 아이럽세화도 하세요.
09-09-18

하늘아빠2  

헐~ 위아래 5살까지 친군데.. 우짜지..
09-09-18

문천  

좀 더 쓰세여~ ㅋㅋ
09-09-18

무쇠첨성대  

문천님~
진천에서 뵙고 싶었는데, 못 오신다니 섭섭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믿고 지지하는" 마음보다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시민광장에 넘쳐나기 바랍니다. 그러면 '대통령 유시민'에 목숨 거는 '오버'도 없어지고, 노선이 명확하지 못하다 해서 불안해 하는 마음도 없어질 겁니다. "저 친구 다음에는 어떤 움직임으로 나올까?" 흥미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의 결정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 또한, 문천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09-09-18

문천  

네, 저도 뵙고 싶었는데~
뵙지 못했어도 같은 마음 가진 친구로 그리워합니다.
09-09-18

미니파더  

저는 문천님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09-09-18

문천  

팬클럽부터 해체하세욧! ^^
09-09-18

미니파더  

자발적 조직이에요...^^
09-09-19

문천  

흐~ 제가 거기 묶여 있어서리~ ^^
09-09-19

준희아범  

고맙습니다 (__)
09-09-18

문천  

저도요 (__)
09-09-18

수수꽃다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유주의자 기질'
전 그 기질을 아주 사랑하고 아낍니다.
상대방에게 그런 기미가 조금 보이면 스스로 오픈마인드가 되지요.
그래서 노대통령님, 첨맘님을 좋아합니다.

시민광장에서
-"저 친구 다음에는 어떤 움직임으로 나올까?" 흥미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의 결정을 인간적으로 이해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 공감합니다.
09-09-18

문천  

그쵸? 애매할수록 더 재밌죠?
09-09-18

솔향!  

문천님의 마음 따스하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는 그런 시민광장으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이번 기회에 苾연님 더욱 단단해 지시고
또한 의연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 공간에서 마음 따스해지는 글을 접하며
苾연님 자주 봐요.
09-09-18

문천  

고양광장 여러분 중에도 솔향님께 가장 큰 감사를 느낍니다.
09-09-18

殺魚리랏다  

하늘아빠님 말씀대로라면 살짝 넘겨버렸네요..6살..;;;;
걍 시민엉아라고 할랍니다...히히~
09-09-18

문천  

흐~ 잘하면 살어님이 모든 광장 주민의 동생이 되시겠네여~
09-09-18

초아  

문천님.. 이렇게 높으신 분인 줄 몰랐네요. ㅋㅋ
사실 문천님 글 취지에 안맞는 댓글이긴 하지만...
그래서 아무런 정보없이 대하는 게 가장 좋은데,
전 이미 어려워졌습니다. 문천님이..
책임지세요~~
09-09-18

문천  

허허.. 저는 광장 들어올 때부터 홀랑 까고 들어왔는데...
초아님이 그걸 이제 알고 어려워지다니...
초아님과 친구 하는 덴 시간 좀 걸리겠네여. -.-;
09-09-18

무진장  

좋아하고 아끼는 감정이 시민광장에 넘쳐나기를 기대하며....

문천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09-09-18

문천  

그런 감정이 시민광장에 '무진장' 넘쳐나기를 기대하는데...
그 좋은 말이 이제야 생각나네요.
09-09-18

*울트라*  

그날 뵌이후로 첨 댓글섞내요 ~~~~~^^

여차저차 한이유로 중계를 잠깐 쉬었다가........... 최근 들어 자주 들어옵니다^^


요즘들어 문천님이 말씀하시는 '친구' 로 인해............ 약간은 혼란스럽습니다.....

진천에서 뵐수있을까 기대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뵙겠지요 ....^^
09-09-18

문천  

네, 아마 머지않아 대구에서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09-09-18

차팬  

어린 외국 사람이 이름 부르면 그러려니 하며 프렌드라고 하지만
우리 문화는 나이 차 나는 사람들이 친구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문천님과 친구할 수 있을까요...^^;;;
09-09-18

문천  

차팬님과 저 사이엔 좀 힘들겠죠. 단장과 주장 사이의 위계가 있으니까... -.-
09-09-18

서재욱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09-09-18

문천  

서재욱님 글만 늘 잘 읽다가 조금이라도 답례가 되었으면...
09-09-19

잉까꼬끼  

멋진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

언제 한번 꼭 뵙고 싶어요~^^&
09-09-18

문천  

친구로 지내다 보면 만나게 되겠죠.
언라인으로 만나려면 고양광장 오시면 되고요~
잉까꼬끼님 노시는 데 가르쳐주면 찾아갈께요~
09-09-19

지예사랑  

기대하지 않았다가 맞게 되는 즐거움이란...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09-09-19

문천  

지예사랑님께 평소 얻던 즐거움 돌려드리고 싶어요~
09-09-19

일천  

시민광장 발전을 위한 제언, 잘 보았습니다.

제목, 머릿말에 '발전토론 제언' 이라 달아도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09-09-19

문천  

글쎄요, 이게 정말 '발전'을 위한 제언일까요?
발전 같은 거 생각 말고 편하게들 놀잔 얘긴데~
09-09-19

바부팅이  

문천님!!! 저 누군지 모르시죠?

대구사는 뜨건 친구(?)입니다....ㅎㅎㅎ

주신 책 잘 읽었습니다.
09-09-19

문천  

아~! 이승기님! 방가방가!
근데 아직도 부인께 활동허가를 못 받으셨나요?
09-09-19

바부팅이  

안타깝게도 그래 됐습니다....ㅜ.ㅜ

아마도 길어질 듯 합니다. 바부팅이로 간간히 댓글질은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뵐날이 있겠죠. 건강하셔요^^
09-09-19

前겸사복  

오늘 진천에서의 단합대회에 유빠밴드의 일원으로 참석하고 허접한 실력으로 등떠밀려
합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정된 세 곡중 개인적으로 두 곡은 첨맘님을 위해, 한 곡은 문천님을 위해...(첨맘님이
삐치실려나? ^^ )

늘 품위있고 향기나는 글 감사합니다.
09-09-19

다스름  

우왕- 들어보고 싶어요, 못들으니 아쉬울뿐.. (동영상 올려주겠죠?)
09-09-19

前겸사복  

여건상 다스름도 못하고 올라간 어젯밤 공연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수 차에 걸친 삑사리...
악몽을 꾼 듯합니다. ㅜㅜ

그래서 혹시 동영상이 올라오면 신고 버튼 누를 것이고, 그래도 안 되면
초상권 침해로 소송걸 겁니다. ^^;

다스름님 오랫만이네요.
09-09-20

문천  

우왕- 들어보고 싶어요, 못들으니 아쉬울뿐.. (동영상 올려주겠죠?) -2

겸사복님 늘 당당하고 정성스러운 글 감사합니다.
09-09-19

前겸사복  

上同 ^^;
09-09-20

첫맘그대로  

"믿고 지지하는" 마음보다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시민광장에 넘쳐나기 바랍니다<- 따뜻한 표현에 저도 공감합니다!
09-09-19

알티케이  

문천님이 글 잘 읽었습니다.
넘 감사하고요. 광장 회원님들 모두가 그렇게 여기고 지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민광장 회원님들 모두가 그러한(문천님께서 말씀하시는) 친구가 되는 날을 기대하며...^^*
0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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