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이 제대로 되었는지 속에서 별다른 신호는 없네요 ㅎㅎ (요 밑에 무명소졸 헛소리 들어보시면 먼 소린지 아십니다 ^^) 약간의 술심을 빌리고 역전을 허용한 롯데를 안타까워하며 몇 글자 적어 봅니다.
중경삼림을 아십니까? 영원한 동방불패 임청하와 역대 가장 잘 생긴 제갈공명 금성무, 그리고 의외로 큰머리 미남 양조위와 이름모를 여배우가 주연했고, 왕가위를 스타감독으로 만들어준 영화입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상도 많이 탄 것으로 압니다.
중경삼림을 대표하는 명장면(너무 주관적인가요?)이 바로 양조위가 이별을 통보받는 곳이자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장소인 어느 가게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장면입니다. 양조위와 그의 주위를 빠르게 오가는 사람들이 선명함과 흐릿함으로 절묘하게 대비되는 그 그림은 이제는 흔한 장면이 되었지만 처음 시도된 당시에는 매트릭스의 360도 정지화면만큼은 아니지만 적잖은 신선함을 관객들에게 선물한 명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이 실제로는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곧잘 그와 같은 장면에서 주인공인 양조위와 같은 포지션을 경험합니다. 약속장소에서 애인 혹은 친구를 기다리는 우리모습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우리는 참 심심합니다.
심심해서 우리는 책을 보거나, 담배를 물거나,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사파리(?)를 합니다. 그런데 이 짓 저 짓 다하면서 기다렸는데 결국 올 사람이 오지 않았을 때 우리는 폭발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합니다. '야이 xx야 asdh;adㅁㄴ앎;ㄴㅇㄹㄴㅇasdkaskdfasdhㅁㄴ앎넝럼ㄴ' 한참 퍼붓고 미안하다는 말을 기대하고 있는데 수화기 속 존재가 말합니다. '우리 언제 약속했는데???'
분기를 누르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 쪽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친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저 혼자 넘겨짚고 새가 빠지게 기나와서 거기에 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 이런 된장...
시민광장 가족 여러분...
혹시 우리는 '사람 사는 세상'과 일방적인 약속을 한 것은 아닐까요? 깨어났으니 사사세가 되야 하지 않나? 투표했으니 사사세가 와야 하지 않나? 그렇게 혼자만의 약속을 하고 가만히 서서 오지않는 님을 야속하다며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요?
보고싶고 만나고싶어 나선 길, 그런데 님이 오기 어렵다고 하니 우리가 님 계신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아니면 내 차로 가든 보고싶은 님이 있는 곳으로 우리가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카메라 받으면서 혼자 멋있는 척 그만하고 우리도 흐릿하게 잔상을 남기며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흐릿하게 보이던 사람들이 선명해 집니다.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걷다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확실히 혼자 기다리는 것보다 덜 심심합니다.
고스톱도 호구로봇보다 사람하고 쳐야 재밌고, 야구장도 친구랑 같이 가야 재밌습니다. 더 재미있게 놀려면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사사세와 만나러 가는 우리도 가는 동안 좀 더 재미있기 위해 옆사람과 의논해서 이런저런 꺼리를 만들어 봅시다. 탐탐 바자회 얼마나 재밌었습니까? 뭐니뭐니해도 재미가 최곱니다. ^^
개콘 10주년 만세! 생활의 달인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