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한마리 용이 하늘로 날아 오릅니다..
속진에 물어 뜯기고 더럽혀져서
누더기가 되어버린 비늘을 뒤집어쓰고
고단한 세월을 뒤로 한 채
너울너울 한 없이 높은 곳으로.
바보 용은
자신을 괴롭히던 군상들을 다 잊어버리고는
힘겨워 땀 흘리는 사람 머리 위에는
구름을 지어 그늘을 만들어주고
목마른 대지에는 비를 불러 적셔주면서
얼굴에 주름을 접으며 미소 짖겠죠.
한 세월 자유롭게 하늘에서 노닐다 보면
찢겨 너덜너덜 해진 비늘 밑에 숨겨졌던
찬란한 황금 빛을 모두가 알게 되겠죠.
2.
지치고 외로운 고래 한 마리가
이제 깊은 바다 속으로 돌아갑니다.
너무나 좁고 더러운
우리 바다를 사랑하여 떠나지 못 했기에
힘찬 유영도 못 해보고
먼 바다의 낭만은 꿈도 꾸지 못하는 고단한 삶..
등에는 소라전복을 키우고 새우멸치들에게 놀림을 당하며 가슴을 썩혔죠.
이제 조용히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어두운 바다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멀어져가는 그 바다를 그리며 회한어린 눈을 감습니다.
너무나 커서 어쩌지 못했던 몸뚱이는
그가 사랑했던 좁고 척박한 바다 밑에서
작은 생명들의 양분이 되겠죠.
이제 좁은 바다를 사랑했던 커다란 고래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영혼이라도 대양을 누비며 자유를 만끽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