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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2.22)
눈팅 | 2009-02-22 21:09:49 | 조회 175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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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009.02.22 17:29 | 노무현 | 조회 3010 | 추천 119 | 반대1 |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는가?’ 이런 질문을 받고, 저는 ‘고시공부 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이런 대답을 한 일이 몇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딱딱한 법률 책을,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책을 읽을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이치를 깨우치고 아는 것을 더해 간다는 것이 제겐 참 기쁜 일이었습니다. 비록 목표에 대한 기대와 집념이 단단하기는 했지만, 서른이 되도록 부모님에게 얹혀사는 살림살이에, 실낱같은 희망 하나를 바라보며, 아무런 놀이도 휴식도 없이 오로지 책상에서 책과 씨름하는 강행군을, 그것도 몇 년씩이나 계속한다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랜 동안 그 시절을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하는 것은 아마 그런 기쁨이 주는 충만함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요즈음 저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저를 둘러싼 요즈음의 여러 가지 상황이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는 없는 형편입니다만, 지난 12월 인사를 나가지 않기로 한 이후,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의문을 가졌던 여러 가지 일들에 관하여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을 읽고 생각한다고 40년이 넘도록 풀지 못한 의문이 다 풀릴 리야 없을 것입니다만, 끝내 알 수 없는 일은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을 알지 못하였거나 거꾸로 알고 있었던 것을 바로잡는 일은 얼마간이라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런 저런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되거나 확인하게 되는 것들이 모두 제가 풀고 싶은 의문에 완전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렇게 하는 동안 세상 이치를 깨우쳐 가는 기쁨이 있고,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고자 노력에 스스로 보람을 느낍니다.

 

삶이 무엇이고,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불변의 진리를 알 수는 없을 것이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은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이 좀 정리가 되면, 근래 읽은 책 이야기, 직업 정치는 하지마라, 하더라도 대통령은 하지마라는 이야기, 인생에서 실패한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무슨 큰일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인생을 정리하면서 자라나는 사람들과 삶의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경험 중에서도 큰 자리를 성취한 사람의 실패와 좌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화려한 성취의 이면에 있는 어두운 이야기가 큰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다만, 본시 재주가 모자라는데다가 허리가 좀 좋지 않아서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속도가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양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아직 글을 내놓을 사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귀향 1년의 인사로 이 글을 올립니다.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009.2.22
노무현

 
     

덧글쓰기 | 전체글 3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당희(당원희망)  

고향에서의 1년동안 편안만 하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엊그제 노짱님을 맘껏 외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랑합니다.
09-02-23

구덕산  

노짱님의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은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닻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09-02-23

소주한사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님은 절 모르시겠지만....세상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준 큰 스승 이십니다.
님이 얼마나 큰일을 하셨는지 잘모르실겁니다.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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