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역시 '세이의 법칙(say's law)이 적용되는 곳이다.
말이 말을 낳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수록 말해야 할 것도 많다.
나도 여기에 한 말 보태볼까.
스나이퍼님/루제로스님 라운딩은 이제 끝난 것 같고
내심 사회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에 대해 내 생각을 피력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
유시민 전 장관의 지난 경북대 토론회 주제는 '참여정부의 이념적 성향은 무엇일까요?'이다.
여기서 유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이념은 사회자유주의이다'라 하였다.
'사회자유주의?' 이 말을 처음 들은 순간 약간 의아해 했지만 이내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여정부의 정체성은 뭐라 말하기 좀 아리송하다.
우파들이야 10년 좌파정권이라 규정하지만, 참여정부 지지자인 나로서도 선뜻 '이것이다'라고
말하긴 어렵다.
우파들은 참여정부를 좌파라 부르지만, 한국 경제계,금융계는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에 충실한
정부였지 좌파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한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이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고 나의 정치적 아이덴티티를 찾고자 노력 중이다.
그리고 내가 '사회민주주의' 성향에 아주 근접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사민주의 역시 개념적 혼란과 모호하고 이념적 체계가 없었다.
이 점에 대해선 안소니 기든스 선생이 잘 정리하여 주었다.
"나는 자신을 사회민주주의자로 여겼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회민주주의자란 개혁주의자 혹은
중도좌파를 뜻한다."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 -생산수단의 사회적(공적) 소유와 사회적 (공적)관리에
의한 사회의 개조를 민주주의적인 방법을 통해서 실현하려고 하는 주장 또는 운동의 총칭.
마르크스 주의와는 달리 이 사회민주주의에는 통일된 이론체계가 없고 그 개념도 시대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거쳐 왔으며 오늘날에도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사민주의는 본질적으로 독일적 개념이고 1890년 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수정주의 논쟁'(수정주의란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체계를 수정함으로써 베른슈타인이 이론을 세움)을 거쳐
본격적으로 실용적이고 개량주의적 정당이 되면서 유럽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반면 내가 무척 경도되었고 멋진 사상이라 여기는 영국의 '페이비언 사회주의'는
마르크스 이론에 기초하지 않았지만 밀과 그의 스승 벤담으로 이어진 '자유주의'와 마르크스식
정신을 접목시킨 개량주의적 사상이다.
페이비언주의자들도 '자유주의의 확장'이라 주장하였으며(1884년 당시)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들의 자유로운 (free-thinking)단체"로 규정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국 정치를 무척 부러워한다.
영국은 의회민주주의를 가장 먼저 발달시킨 나라,
자본주의가 가장 먼저 발달한 나라, 지배 엘리트의 융통성, 현명한 현실주의자들의
나라이며 시민사회가 발달한 나라이다.
페이비언 사회주의는 사회주의 계열 사상 가운데 가장 본받고 싶은 그런 사상이다.
그렇다면 유시민 전 장관이 던진 '사회자유주의'의 근원을 페이비언 사상에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내 개인적 생각이지만.
유 전 장관은 경북대 토론회에서
"사회자유주의는 적극적 국가 개입과 사회적 타협을 추구하는 사상적 이론적 흐름'이라 하였다.
이를테면 혼합경제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자유주의란 한국 정치풍토를 감안한 사상은 아닐런지.
진보진영을 좌파라는 프레임에 가둬 선거 때마다 빨갱이란 선전선동을 늘어놓는 우파와
거기에 함몰되는 대중여론을 극복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현실이다.
그래서 사회와 자유주의가 혼합된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자유주의'에 대해 탁월한 정치이론사인 <정치사상사 2> -조지 세이빈.토마스 솔슨 저-
에 보면 정말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자유주의 - 자유주의는 보수주의와 사회주의의 중간쯤되는 정치적 위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자유주의는 개혁에는 호의적이지만 급진주의에는 반대하는 것.
현상유지를 바라는 기득권층 귀족계급의 견해보다는 중간계급의 사고방식과 같은 성질의 것.
마르크스 주의자들은 일관성있게 자유주의를 경제적인 자유방임 아니면 적어도 자유방임주의에
현실적으로 가장 가깝게 접근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정치이론으로 묘사.
보다 확대된 의미에서의 자유주의는 공산주의나 파시즘과는 상치된다는 뜻에서 일반적으로
'민주주의'라는 것과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충실한 사회개혁 전략인 '사회자유주의'는 중도좌파와
온건보수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 만약 신당이 창당된다면 '사회자유당'이란 명칭도 좋을 것 같다.
글을 다쓰고 보니 사민주의와 사회자유주의가 다른지 뿌리가 같은지를 따지는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거 같다.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순환논법은 탈피하고 싶고, 사상의 투사가 되고 싶지도 않다는
마음이 든다.
루제로스님 말처럼 여기저기서 에쎈스만 뽑아다 우리 실정에 맞게 접목시키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