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의사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곱스리/아고라
대한민국의 한 외과전문의입니다. 의료봉사단에도 참여했었고 지지난주 새문안교회 뒷길 충돌에선 전경 측에서 약 20명의 부상자들을 응급처치 후송시키기도 했습니다. 지난주 서대문에서부터의 전속력 진압 때는 전경 낙오자 8명을 치료보호하고 지휘관에게 원대복귀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날 손가락을 다치신 시민이 발생한 날이었죠. 그때까지도 전 전경이든 시민이든 사람으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성난 시위대로부터 그들을 치료하고 보호해야된다고 생각했고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
경찰 과잉 진압, 의료 봉사단도 열외 아니다.
그러나 28일 토요일 시위에서 완전히 이성을 잃은 야수와 같은 눈빛과 울부짖음의 전경폭도들의 비무장 시민들에 대한 발광과 난동을 보았고 그들의 훈련된 공격성과 비이성성에 대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모두들 보셨겠지요? 치료를 위해 길가에 대기하며 서 있는 응급의료지원팀의 한 여자분의 오른쪽 목부분을 그대로 달려가 방패를 날려 찍어 쓰러뜨리는 모습을요?
어이가 없습니다... 어려서, 힘들어서, 밤새 고생해서, 고참들에 시달려서... 참 그동안 많은 부분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글구 전경대 뒤쪽의 극성 전경부모들도 '그래 부모의 마음은 그렇겠지' 정말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제는 알겠습니다!! 저들은 더 이상 군인이, 경찰이, 공권력의 집행자도 아닙니다. 생명이 단위시간당 사라져가는 전장에서도 양측의 보호를 받는 의무대원에 대한 기본교육도 개념도 없는 이성을 잃은 훈련된 검은 유니폼에 얼굴을 가린 집단폭도들입니다. 누가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더군다나 제가 본 바로는 그들 뒤에는 어떤 그들 자체의 의무대 지원도 없었습니다. 저는 새문안교회 뒤에서 전경들을 치료하면서 그들의 지휘관에게 '도대체 당신들은 새끼들 진압에 내몰아놓고 자체 의무대도 없이 뒤에서 히히덕거리고 뭐하는 거야??!! 내가 당신들 당구치러 다닐 때 시위대가 아닌 늬 개들 치료하게 됐어???' 소리지른 적 있었습니다. (무전기 들고 통화하는 척 하며 슬금슬금 피하더군요.)
정말 전경들보다는 뒤에서 뒷짐지고 있는 그들의 지휘관이 더 미웠고 또 그 뒤에서 별 부상도 아닌 전경들 부둥켜 안고 '아이고! 아이고! 내새끼들!!' 하며 갖은 오바를 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전경부모(특히 어머니들)도 미웠습니다. 그들을 치료하며 보호장비도 없는 맨몸의 시위대는 얼마나 많이 다치고 힘이 들까 마음이 아팠지만 통제되어 반대편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는 걸까요?
전경 지휘관!!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당신들의 부하가, 당신들의 자식이 이 21세기 대한민국 수도서울 한복판에서 누군가의 명령 아래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똑바로 보십시오!! 그들이 80년 광주 공수부대원같은 짓을 해도 '밀어부쳐 쓸어버려!!!' '아이고 내새끼 다칠라!!' 하실 겁니까??
그리고 전경들!!! 잘 들어라!! 너희는 안됐지만 더 이상 게임 내몰린 멍청한 사냥개에 불과하다!! 더 이상 사람 취급을 받기 힘들 거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늬들 주인들은 사냥이 끝난 뒤 늬들의 고기를 술안주로 쓰겠지... 늬들 뒤에 누가 너희를 보호하고 늬들을 돌봐줄지 생각해보고 행동해라!!! 괴롭다면 누가 너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한번쯤 생각해라!!
늬들이 일반국민이 되었을 때 뼈저리게 후회하고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늬들이 각자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정말 존경할만한 지휘관(드물게 그런 분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밑에 있는 넘들 이외에는 너희 미친 사냥꾼같은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하기 바란다. 아님 최소한 직무에 태만하길 바란다. 시위대에 끌려와서 치료를 받으며 내게 '저 이명박이 안찍었어요...' 하며 울먹이던 너의 목소리도 이젠 잊을란다...
저는 더 이상 수의사가 아닙니다!!
(전국의 수의사 여러분 죄송합니다. 특히 제가 존경하는 우희종 교수님) 전 불의에 항거하여 총을 든 체게바라는 아닐지라도 더 이상 미친 짐승들을 치료하거나 돌보지 않겠습니다!!
그 시간에 시위대들을 돌보거나 아님 시위대를 공격하는 짐승과 차라리 싸우렵니다!! 그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간다면 그들의 군의관에게나 맡기겠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의사로서 히포 할아버지의 선서에도 어긋나는 이런 글을 쓰게하는 미친 명바기와 이 정부가 정말 견딜 수 없이 원망스럽고 저주스럽습니다!!
시위대 여러분!! 그리고 민주시민 여러분!!! 모두 힘내십시요!! 우리가 이길 것입니다!! 왜냐면 그건 그들은 명령에 따르고 우리는 신념에 따르기 때문입니다!!!
저 명박이의 미친 신념을 꺾을 때까지...
이 글은 그동안 시위대에 참가하고 경험하고 느낀 점에 대한 저 개인의 분명한 의사표현일 뿐 의사협회나 또 다른 신념을 갖고 계신 훌륭한 다른 선후배 의사분들의 의사와는 관계 없습니다. 그리고 집회 따위엔 관심도 없는 더 훌륭하신 다른 의사분들의 의사와는 더 더욱 관계 없습니다. 특히 국민들 앞에서 미쇠고기 시식하시는 뉴라이트 고귀하신 참 의사분들 댓글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의사' 단어가 넘 많이 나와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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