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야, 그 사람 어예됐노?"
이젠 제법 완연한 봄 바람이 반쯤 열린 차 창문을 타고 넘어 희끗해진 내 머리를 어루만진다. 뒷 좌석에 앉아 계신 어머니께서 칭한 '그 사람'이 누굴 말씀하는지 대뜸 알아챘다.
"유시민 장관요?"
"응, 그래. 그 잘 생긴 사람."
어머닌 유시민 전 장관을 칭할 땐 항상 '잘 생긴 사람'이다.
"대구에서 출마함더."
확실히 이젠 세월을 이기기 힘드시나 보다. 만날 때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시민 전 장관 얘길 나눠도 85세란 고령의 기억엔 한계가 있으시리라.
"와 대구고?"
그래도 나는 어머니와 정치 얘기를 할 땐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말씀 드려도 지겹지 않다.
"그 사람, 대구 사람 아입니꺼. 태어나긴 경주서 났지만 초중고를 대구서 다녔고,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학교 나왔고, 자기 아버진 대구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데요. 저하고 나이는 같은데 학년은 저보다 한 해 빠릅니더."
자식 여섯 중에 둘을 교단에 둔 당신은 유시민 전 장관의 아버님이 선생이었다는 얘기와 막내 아들과 나이가 같다고 해서인지 당신 아들마냥 정이 가시나보다.
"힘들낀데, 대구가 그냥 대구냐."
저 멀리 신호등의 불빛이 파란불에서 노란불로 바뀌고 있었다.
"우얍니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으니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낌더."
"암, 그래야재."
신호가 빨간불로 바뀔 쯤 어머닌 끄응 소리를 내시며 자리를 고쳐 앉으신다.
"어제 밤 할매 제사 지내고 너희 내우(내외) 집으로 돌아간 뒤 너그 형수가 내보고 그라더라. 어무이, 삼촌이 노무현 지지자죠? 그래서 내가 그랬다. 나도 노무혀이 지지자라꼬. 내가 알거던? 저거(형님) 내우는 한나라당 찍는다 아이가. 또 무신 소리할까봐 내가 선수쳤다. 강아 니캉 4월 달에 김해갈끼라고..."
신호가 바뀌고 가속 패달을 밟았다. 고향이 영덕인 형수님의 얼굴 위로 이명박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
"허허... 형수가 뭐라 카등교?"
"뭐라카긴? 시애미가 노무혀이 지지자라 카는데, 우짤낀데? 으허허허..."
백미러 안에서 파안대소 하시는 어머니의 얼굴이 소녀같다. 돌아오는 4월은 활기차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대구에선 승리의 환호소리가, 봉하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만나 1:1면담을 못하면 절대 돌아가지 않으실거란 울 어머니의 행복한 고집때문에...
U see me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