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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산다는 것
마케터 | 2008-01-22 15:12:29 | 조회 382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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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다녀보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참 재미있다.

 

별로 크지도 않은 코닥지만한 나라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건 참 아이러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내 입장에서 보면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대략 그 역량이 10배쯤 차이나는 것 같더라...

 

어찌 이런 불균형 차이를 그대로 둔 채 경제성장의 발전이 가능했을까? 참 기묘한 일이다.

 

양극화가 칼바람이라고 하지만 지방을 다니면 오히려 그곳에선 양극화를 느끼기가 어렵다. 찻잔 속의 태풍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서울은 압구정 청담동을 한 바퀴 돌다가 동호대교만 슬쩍 넘어 금호동 장충동만 가도 공기부터 다르다. 입는 거 먹는 거 돌아다니는 사람 때깔이 차이가 확연하다.

 

이러다 보니 신경이 죄다 곤두선다.

 

넘치는 매체에 방송에... 가만히 있어도 뇌를 자극하는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펀드 걱정에 애들 학원, 학교 걱정에 해외여행 걱정에 돈이 많아도 걱정에 걱정이 차고 넘치고 다른 한 쪽에선 알바 걱정에 취직 걱정에 PC방비 걱정에 또 다른 걱정꺼리들이 따로 넘친다.

 

반면 지방에 가면 서울에서 느끼는 그런 걱정은 없다.

 

대신 무슨 놈의 형님 동생은 이리 많은지... 그 관계 챙기느라 걱정은 많겠더만...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동창 동문에 형님뻘 동생뻘 은근히 챙기는 거 많다.

 

서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욕심들이 없다.

 

물론 욕심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야 이미 서울로 다 올라갔겠지. 이러니 서로서로 별 차이도 없어 보인다. 큰 돈 쓰려면 서울로 가야 하는데 어차피 서울 못 가는 사람들은 돈 쓸 일이 없으니 대강 다들 비슷비슷하게 산다.

 

 

얼씨구 저절로 양극화가 줄어든다는 거네...

 

대신 이러다 보니 사람들 생각에 차이가 없어진다.

 

왜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릴까 하고 고민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럴만도 하겠다. 뭐 형님 동생 찾다보면 별 차이도 없는데 정책 가지고 싸울 일이 있겠나.

 

차이 나는 사람들은 죄다 서울 올라가 있고 남은 사람들은 매일 매일 술동무, 밥동무, 마실동무 하는 동네 선 후배, 형님 동생인데 뭐 차이를 찾아볼 수가 있겠나. 에라... 뭘 따져. 우리 동네는 이걸로 통일해... 이 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한 듯 하다.

 

 

서울에 가장 필적할 포텐셜을 가진 지방도시라고 해도 사람들의 행동과 인식의 수준은 서울의 1/10도 안 되지 않나 싶다. 서울 사람들처럼 참기름 짜내듯 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악착같은 맛이 없다.

 

솔직히 지역주의를 정책으로 깨기는 쉽지 않겠더라...

 

지방은 다양성에 대해서 경험할 입장도 경험하고픈 생각도 궁극적으로 다양성이 뭘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듯 하다.

 

난 놈들은 죄다 서울로 가버리고 남은 사람들끼리 적당이 타락하면서 적당히 느긋하게 형님 동생 하면서 여유있게 살겠다는데 뭔 이념이 어쩌고 정책이 어쩌고 하면서 편을 갈라 먹으려고 하겠는가...

 

형님 요분엔 이짝으로 가야겠지라... 그러면 동생 일마야 그리 안 하면 뭐 다른 길 있나... 이러면서 화답하는 게 맞겠지.

 

어쩜 나도 지방에 태어나 저리 살았으면 비슷하게 행동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덜 만족하지만 덜 스트레스 받으면서 나른하게 사는 것도 매력일까?

 

참 뭐가 답인지 모르겠다.

 

 

서울에 산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듯이 난 서울 토박이다.

 

박통이 여대생 끼고 술 처먹다 뒤진 궁정동이라는 데가 내가 태어난 곳이다.

 

79년 당시 우리 집에 총소리도 들렸다. 아침에 초등학교를 등교하는데 청와대 입구 쪽 큰 길에 탱크 두 대가 놓여 있어서 뭔 일인가 싶었는데, 학교 가니 대통령 죽었다고 여자애들이 울고 불고 하던 게 기억난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눈물 질질 짜던 동창 년들은 을마나 황당할까?

 

당시 소년한국일보를 아침마다 반장이 나와 읽어주던 게 유행이었는데 창밖을 주시하던 담탱이가 "오늘은 하지 말자" 라고 햇던 것이 기억난다.

 

담탱이가 유신 반대하던 사람이었나? 인상으로는 절대 아닌데...

 

암튼 그 뒤로 사람 얼굴 보고 개념 잡는 거 함부로 안 한다. 잘못 하단 개피 볼 수 있으니.

 

 

이렇게 난 서울(수도권)에서 40년을 살았다.

 

강릉에서 2년 군대생활, 대구에서 1년 군대생활, 진주에서 6개월 군대생활을 한 걸 제외하면 2주 이상 지방에서 살아 본 적도 없다. 난 명백하게 서울 깍쟁이고 소위 말하는 서울 촌놈이다.

 

내가 40년 살아본 서울의 느낌은 효율과 비효율의 극과 극을 달린다는 것이다.

 

서울은 자본주의가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아무리 런던과 뉴욕이 자본주의가 꽃 피운 곳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서울에 비하면 쨉도 안 된다.

 

서울은 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기의 카지노 도시다.

 

정글이 있다면 가장 비슷한 곳이 서울이 아닐까 한다. 하루에 1천만원 노점장사도 가능하다. 반대로 하루종일 10원도 구경 못할 수도 있는 곳이다.

 

물론 어떤 방법으로 적응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천차 만별.

 

 

8년 전 겸사겸사 뉴욕을 갔었는데 맨하탄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첨 드는 느낌은... "다들 어리숙한 게 장사 좀 되겠는걸...?" 김혁규가 태진아가 뉴욕에 가서 노정상으로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괜한 말이 아닌 듯 싶었다.

 

서울에서 대강 단련된 사람이라면 뉴욕쯤이야... 뭐...

 

서울은 사람을 참기름처럼 짜낼 줄 안다.

 

 

어떻게 뺑뺑이 돌리면 기름이 쫘르르 나오는지 그 노하우가 무궁무진한 곳이 서울이다. 이것이 정글에서 살아 남는 노하우이기도 하다.

 

가끔 지방에 내려가면 시계가 천천히 가는 느낌이 든다. 느릿느릿... 여유가 만만인데 어쩔 땐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

 

서울 사람의 역량이 지방 사람 역량의 10배라고 했더니 누군가 발끈하더만...

 

서울쥐와 시골쥐 이야기를 안 배웠나 보다.

 

빗자루를 피하는 스피드가 10배라는 뜻이다.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 아닌가. 솔직히 내가 보기엔 내가 10배쯤 빨리 피하겠더만... 뭐 틀렸나...?

 

서울과 지방의 불균형을 시정할 방법을 찾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서울은 보통 도시가 아니다.

 

지구 최강의 정글이 바로 서울이다. 우리는 1천만, 넓게 보면 2천만의 인구가 이 정글에서 매일 매일 지구 최강의 K-1 전사로 사육된다.

 

누가 이걸 막겠나...ㅋㅋ

 

박정희가 뿌린 불균형 발전 모델이 쉽게 깨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답은...? 그걸 알면 내가 이러구 있겠나.

 

오늘도 열심히 서울쥐는 빗자루질을 피해 뭐 줘먹을 거 없나 하고 달린다 달려. go go.

 

     

서울, 지방
덧글쓰기 | 전체글 8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혹시  

마케터님 공군장교 출신?
08-01-22

돌도사  

그러시네. 진주 교육사령부에서 6개월 훈련받고 강릉 비행단에서 2년, 대구 비행단에서 1년.

필승! 한번 때려줘야할 듯합니다.
08-01-22

용담16  

빗자루질 피하는 능력이 10배.... (참 공감이 가는 말 )

서울 친척을 만나 담소 하다보면
나 자신이 빙빙 도는 느낌에 편안함을 잃어버린것 같은 묘한기분

여하간
바쁘게 살고 계심은 분명 했습니다 :)
08-01-22

내일은시  

마케터님 글 오랫만에 읽습니다. 대선기간 중 2002년을 마케터님의 명쾌한 글을 참 오래 기다렸는데^^
그때의 글만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제가 시골에 살아서(전 읍도 아니고 면사무소가 있는 곳도 아닌 리에 살아요.^^) 지방다녀와서는 공감. 서울은 잠시 살아봐서^^
지방의 시인(제가 좋아하는)서울에 살며 쓴 시나 놓고 갑니다.
하여튼 무지 방갑습니다.^^


그런나 서울에 비가 내린다



내가 서울에 도착했을 때
러닝과 팬티를 가린 옷이 전부였다
그리고 책은 도착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살아 남는 일이
부질없는 비, 봄의 끝에서 내리는 비 같았다
2년 만에 서울아,
몸이 메마를 걸레 같다
단 2년 만에 서울아,
정신이 딱딱 굳은 찐빵 같다
나의 삶이여, 이제 야만과 합숙해야 한다
영혼이니 도억이니 지식이니 정보니 또 무슨 패션이니
모두 모두 신물난다, 서울아
거룩한 서울, 가진 자의 한국의 서울, 가지고도 더 가지려는 서울,
여섯 평 전세의 서울, 우울의 서울, 꿈에나 통일인 서울,
상관없는 서울, 놀랍게도 개구리가 살고 있는 중구 정동의 서울,
알 수 없는 서울, 알고 보면 뻔한 서울, 뻔뻔한 서울
내 가슴에 비만 내리는, 온통 비만 내리는 절해고도의 서울,
그러나 자살이 살자!인 서울,
오늘은 너의 얼굴을 깔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너의 찌그러진 자궁 위에 오줌을 갈긴다
너의 거덜난 갈가리 찢긴 가슴 위에 침을 뱉는다
나는 너를 희망이 유예된 것처럼 노래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천만 명의 죽은 희망을 요염하게 노래한다
섹스의 서울, 무너진 지하철 1호선의 서울, 거짓말의 서울,
배반당하기 전에 배반하는 서울,
귀찮고 신경질나고 짜증나는 서울,
그래도 서울을 눈부시게 노래해야 되지 않느냐고 떠드는 서울,
듣기 싫은 서울, 듣고도 못 들은 척하는 서울,
그래도 이 세계의 모든 고통은 시인을 향해 닥쳐오는 입 닥쳐! 서울,
어머니도 없는 서울, 한남대교만 있는 서울,
안개 속에 가장 아름다운 은행잎을 감춰두고 있던 춘천은 없는 서울,
우리의 서울, 너의 서울, 어쩔 수 없는 나의 서울, 줄서는 서울,
줄도 안 서고, 줄도 없는 서울, 인상 쓴 이순신 동상의 서울,
빙산으로 뒤덮인 화산에서 얼음만 먹으며 살고 싶은 심장 위로
다이너마이트처럼 뭉쳐진 구름의 서울, 수도 파이프가 있는 골방의 서울,
헛둘헛둘 아침마다 운동하는 서울, 운동할 시간도 없는 서울,
아아아, 아아, 아름다운 서울에서 전혀 아름답지 못하게 사는 서울,
전혀 우아하지 못하게 품위 유지가 안 되는 서울,
어느 날 덕수궁을 나오면서
너무도 작아져서 분개할 그 무엇도 분개해도 그만인 서울,
어어어 서울, 억억억 서울,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죽음뿐인 서울아,
너는 죽음에 관한 한 한국을 뺨친다
무덤 속 칼리굴라의 자존심이 다 상할 지경이다
죽음의 중들, 죽음의 전도사들, 죽음의 화가들, 죽음의 음악가들,
무엇보다 개 같은 죽음의 방송들과 신문들과 매거진들,
그리고 가짜 삶을 색칠하는 가수보다 못한 시인들,
오 가여워라,
앵무새 같은 선생과 핫도그 같은 학교와 핫도그 같은 후손들 앞에서
무엇을 노래하랴?
너를 껴안고 강아지처럼 핥아줄까 서울,
너를 껴안고 너의 뼈와 살을 뜯으며 춤춰줄까 서울,
서울에서 내가 사랑을 발견한다면 나는 성자가 아니면 개새끼다
장밋빛 희망도, 장미에 찔려죽은 시인의 희망도,
찔려 죽을 정도로 빛나는 장미 한 송이가 너의 들통난 자궁에 숨겨져 있다면
내가 정액을 뿌리련만……
서울, 아직은 남아 있는 서울, 아직은 미지인 서울,
갈 길이 구만리장천인 서울, 아직은 모험인 서울,
서울에서 살아 남기는, 살아 남아서
물망초꽃 한 송이를 너에게 안기는 일은
낙타가 차를 피해 광화문으로 가는 길만큼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비가 내린다


- 박용하,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 문학과지성사, 1995

치다가 긁어왔어요.
그러나 자살이 살자!인 서울,
08-01-23

토지공개념  

- 내가 느낀 서울과 지방의 몇 가지 차이 -

1. 행단보도 신호등 점멸(點滅) 시간 차이
2. 고급 외제차 목격(目擊) 횟수 차이
3. 여성들 핸드백이 신체와의 밀착(密着) 간격 차이
4. 상행선(上行線)과 하행선(下行線)으로 구분한 이정표(里程標)와 노선(路線) 차이
5. 수능 고득점과 저득점의 대학(大學) 분포 차이
08-01-23

희망으로  

"..누가 이걸 막겠나?"

"답은? 그걸 알면 내가 이러구 있겠나"

... 저도 답답합니다.
쉬운 일은 분명아닙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무지 어려운 일입니다.

서울 생활권이 2000만! 그곳에 먹고 살 터전이 있고,
그곳의 흥망에 내 흥망이 목매달고 있는 마당에
누가 지방이 상대적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내놓으면
흔쾌히 지지하겠습니까?

설사 이론적으로 양심적으론 동의한다손 치더라도...

그러니 심지어는 헌법학자라는 공평과 양심이 생명인 사람들조차
'관습헌법'이라는 평생처음들어보는 용어를 쪽팔림에도 주장했겠습니까.

전국민 투표에 부쳐도 절반이 반대하고,
게다가 심지어 어처구니없게 일부지방에서조차 찬성하는 악몽같은 이 시대에...

아무리 생각해도 기~일게 길게 마라톤처럼 부딪쳐나가야할 숙제같습니다.
다행이도 정조임금같은, 세종대왕같은
백성을 많이 사랑하는 노무현과 유시민이 있으니 한번 해갈만 하지 않겠습니까!!1
08-01-23

에이  

초반에 보다 말았다. 신뢰감이 뚝 떨어지는 마케터의 졸라 오버스런 글질이다.

"담탱이가 유신 반대하던 사람이었나? 인상으로는 절대 아닌데... 암튼 그 뒤로 사람 얼굴 보고 개념 잡는 거 함부로 안 한다. 잘못 하단 개피 볼 수 있으니."

그니까, 마케터는 초등시절 유신 찬반 인물을 단지 인상만으로 절대적으루... 구분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었다는 거지??? 내 참 우습지도 않아서...

이거 뭐 비슷하지 않나? 단박에 떠오르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때문에 세상하직한 이승복 어린이가 생각난다. 뭔 초등생이 공산당이 싫어서 세상하직하고, 뭔 초등생이 인상에서 절대 인물을 구분하냐? 혹시나 이것이 진실에 가깝다면, 나는 마케터가 어린시절 이미 닳고 닳은 잉간이라 추정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마케터 부친의 됨됨이가 심히 의심스럽다.

어케 초등생 마케터에게 "유신" 운운하게 가르치며, 게다가 인상을 보고 인물을 제낄 정도로 만들었나? 요거... 빨갱이는 늑대다~~~~ 박정희 판이다.

내가 좀 오버했다.... 그러나... 마케터는 훨씬 더 오버했다. 유빠와 노빠는 조금만 오버해도 주어 터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08-01-23

에이  

초반에 이어서 읽어봐도... 내용도 별거 읍구만... 서울쥐 마케터... 서울을 넘어 뉴욕 운운하는 건 맘대로 하는데... 시골 운운하려거든, 좀 살아봐. 걍 스쳐지나치지 말구... 아무 내용도 씰데없는 글이구만!
0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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